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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의사' 노승무 교수의 행복 찾기 (2)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란 얘기도 맞는 말이고, 언제 시작해도 지금이 가장 빠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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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2-14 06:56 수정 2018-02-14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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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무 교수 옆
노승무 교수
초가지붕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자그마한 농촌 마을에서 나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초등학교는 십 리를 걸어서 다녔는데, 그나마 장맛비가 내리면 냇물이 불어나 되돌아오기 일쑤였다. 입학식 날 장학관이 타고 온 검정 지프(jeep)를 난생 처음 보고, 너무 신기해서 기웃거리다가 배정된 교실에 한참 늦었다. 체벌이 일상이던 시절이었기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선생님은 내 뺨을 올려붙였고, 그렇게 귀싸대기를 얻어맞고 학창 생활을 시작한 것도 다 내가 촌놈이었기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중학교 졸업 때까지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아 호롱불 밑에서 숙제를 하다 앞 머리칼을 태웠을 정도로, 어린 시절에 겪은 시골생활은 불편 투성이었다.

시골 정취를 맛보러 가끔 나들이 가는 것은 좋지만, 도시 아파트 생활의 편리함을 왜 아내는 마다하는 것일까?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란 얘기도 맞는 말이고, '언제 시작해도 지금이 가장 빠른 때'란 표현도 옳고 옳지만, 우리 부부의 나이를 생각하면 시골에 집을 짓겠다는 합의를 되 물리고 싶은 생각이 한두 번 드는 게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번이 아니면 기회가 영영 없잖은가. 운이 좋아서 천당에 가게 되면 최상의 주거환경이 주어질 것이고,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면 그 불구덩이 속에서 무슨 일을 한단 말인가? 막상 인생의 마지막을 지내기 위한 집을 짓는다고 생각하니, 내 삶 속에서 지우고 싶은 후회스런 일들이 떠올랐다. 그중 하나가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늘 일을 핑계 삼아 아이들과 놀아준 적도 거의 없었고, 기억에 남는 가족여행을 하거나 멋진 추억을 만들어 주지도 못했다.

서경(書經)에 나오는 '극념작성(克念作聖)', 즉 후회하고 반성만 제대로 한다면 성인이 된다는 구절이 떠올랐다. 그래 퇴직 후에는 멋진 가장이 돼보자. 늦었지만 작심하고 잘하자. 우선 시골에 집을 짓자. 이왕이면 유지비도 덜 들고 주위환경에 어울리는 소박한 집을…. 아내의 표현대로 '있는지조차 모르고 지나칠 겸손한 작은 집'을…. (충남대 명예교수)
노승무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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