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에 한국인 외교관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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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에 한국인 외교관 탄생

황인제 신부, 르완다 부임

  • 승인 2018-07-23 14:26
  • 신문게재 2018-07-23 20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황인제1
교황청에 천주교 대전교구 소속의 한국인 외교관이 탄생해 화제다.

교황청에 따르면 대전교구 소속 황인제(36) 신부가 최근 교황청 국무원으로부터 르완다 교황청대사관 파견 명령을 받았다. 그는 20일 밤(현지시간) 로마 국제공항을 통해 현지로 출발했다.

세례명이 토마스 아퀴나스인 황 신부는 지난 달 교황청 외교관학교를 졸업하고, 교황청 외교관으로서 첫걸음을 떼게 됐다.

교황청 외교관학교를 마치면 첫 부임지로 험지인 아프리카나 중남미로 발령을 받는다. 부임 첫해에는 명목상 수습 외교관으로 근무한 후 이듬해부터 2등 서기관으로 근무하는 게 관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신부도 이에 따라 수습 외교관 기간 1년을 포함해 향후 3년간 르완다에 머물며 폴란드 출신의 교황청 대사를 보좌하고, 교황청과 주재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예정이다.

황 신부의 외교관 임용으로 한국교회 출신의 교황청 외교관은 현재 태국·캄보디아·미얀마 교황대사로 재직 중인 장인남 대주교 등 2명으로 증가했다.

12억 가톨릭 인구를 총괄하는 교황청에 장인남 대주교의 뒤를 이어 오랜만에 한국교회 출신의 젊은 외교관이 탄생한 것은 한국 천주교회로서도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1985년 교황청 외교관학교를 졸업한 장 대주교는 엘살바도르 교황청 대사관 2등 서기관으로 출발해 30년 넘게 교황청 외교관의 외길을 걷고 있다.

황 신부에 앞서 서울교구 소속의 사제 1명이 2011년 교황청 외교관학교를 졸업하고 나이지리아 교황청 대사관으로 발령받았으나, 부임 1년 후 외교관직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간 바 있다.

국제법과 외교 등을 넘나드는 방대한 분량의 공부가 필요할 뿐 아니라, 원어민에 버금가는 이탈리아어 실력이 요구돼 졸업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교황청 외교관학교는 교황청 관료 조직인 쿠리아 고위직의 산실로 여겨지는 곳이기도 하다.

현재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 안젤로 베치우 국무장관(추기경), 이달 초 방한한 폴 리처드 갤러거 외무장관(대주교) 등이 외교관학교 졸업생이다.

한편, 빈민 사목과 대북 지원 활동에 헌신한 황용연 전 법동성당 주임신부의 조카이기도 한 황인제 신부는 가톨릭 분위기가 강한 집안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성직자의 길로 들어섰고, 2011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이후 천안 쌍용동 성당 보좌 신부를 거쳐 2012년 가톨릭 본산인 로마로 유학갔다.

그는 2015년 교황청 산하 우르바노 대학에서 교회법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지난달에는 교황청 산하 라테라노 대학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활동에 있어 교황청의 기여'를 주제로 한 논문으로 교회법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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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그가 지난 5월 교황청 산하 라테라노 대학에서 박사 논문 심사를 받고 있는 모습.


북한 핵폐기와 미국의 이란 핵합의 일방 탈퇴 등이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IAEA의 창설 멤버인 교황청의 핵에 대한 관점을 조명한 그의 논문은 지난 5월 하순 실시된 박사 논문 심사에서 시의적절한 주제라는 평가 속에 주목을 받기도 했다.

황 신부는 "수도자처럼 묵묵히 소임을 수행하고 있는 장인남 대주교를 모범으로 삼아 제게 맡겨진 소명을 잘 감당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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