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 신문 배달원에서 성공한 기업인 거쳐 구청장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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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 신문 배달원에서 성공한 기업인 거쳐 구청장에 올라

당진에서 서울로 상경해 성실함으로 성공신화 만들어
구로구를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 간절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전체 평가기관 499곳 중 구로구가 유일하게 2년 연속 1등급 달성

  • 승인 2024-04-25 15:26
  • 신문게재 2024-04-26 7면
  • 박승군 기자박승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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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사진>은 충남 당진 출신으로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서울에서 공무원을 하던 큰 형님을 따라 유학을 갔지만 넉넉지 않은 형편인지라 학교 수업을 마친 후에는 석간신문을 배달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그 무렵 신문을 돌린 지역이 서울 용산구 청파동·효창동 지역이었고 힘든 줄 모르고 지냈다.

한번은 건달이 신문을 달라고 해서 안된다고 하니 폭력을 행했고 넘어지며 안경이 깨지는 일도 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신문을 배달하면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통신사 및 해기사 자격증을 취득했으나 형의 반대로 배를 타는 것은 포기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대기업에 스카우트 돼 입사했지만 회사가 망해 사업을 시작했고 굴지의 기업으로 만들며 성공신화를 썼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으로 출마해 구로구청장까지 꿰찰 정도로 지역에서 인정을 받았다. <편집자 주>

-당진 출신으로 당진에 대한 추억을 설명해 달라.

▲행복한 기억이 가득한 고향은 늘 제 마음의 안식처다. 저는 당진시 우강면에서 나고 자라 그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고 어릴 때 살던 집과 딱지치기하던 골목길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유년 시절의 추억과 고향의 그리움을 이야기한 정지용 시인의 '향수'에는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라는 구절이 나온다.

고향에 대한 저의 마음도 마찬가지이며 반세기도 넘은 오래전 일이라 예전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지만 눈만 감아도 고향의 풍경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우강면은 삽교천 서쪽에 위치해 간척을 통해 개발한 땅이지만 쌀농사를 많이 짓는 곳이다.

겨울에 눈이 오는 날이면 친구들과 논에서 썰매를 탔고 여름엔 개울에서 미꾸라지를 잡았는데 어제 일처럼 가깝게 느껴진다.

또한 우강면은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곳으로 생가와 기념관이 마련돼 있다.

우리나라 성지순례 1번지로 알려져 있기도 한 '솔뫼성지'는 벚꽃이 피는 봄에 더욱 아름다우니 방문해서 우강면의 봄을 만끽하면 좋겠다.

-언제 상경했으며 초기 서울 생활은 어땠는가.

▲처음 서울에 온 건 1960년대 큰 형님을 따라서 였고 모두가 어렵던 시절, 저 또한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상경 후 학비를 벌기 위해 일찍이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석간신문을 배달하기 위해 보급소로 향했고 오랜 시간 신문을 배달하면서 구독자에게 신문을 빨리 전달할 수 있는 지름길을 개발했고 신문을 정확하게 던지는 비법도 터득했다.

고되고 힘들었지만 그때 일을 대하는 자세와 근성, 자립심을 기를 수 있었고 이만큼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것은 분명하다.

신문 배달 일은 아무리 춥고 귀찮아도 꼭 나가야 했고 직접 배달하며 고객을 마주할 일이 많아서 신뢰나 평판을 쌓는 법을 배우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

결혼 후에는 신혼집을 마련해 구로구로 왔고 개봉동·구로동을 거쳐 지금은 신도림동에 살고 있는데 45년 이상 살면서 가족을 이룬 곳이 구로구이고 회사는 여의도에서 시작해 사업이 커지면서 구로구로 옮겨 왔다.

그런 만큼 구로구는 저의 인생에서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던 곳이자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이며 어느 골목 하나 추억이 묻어 있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특히 45년 이상 쌓아온 그 경험들을 바탕으로 나를 품고 키워준 곳, 구로구를 바꿔나가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당진시를 평가해 달라.

▲2023년 4월 19일 당진시청을 방문해 구로구와 고향 당진시가 함께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공동 발전과 번영을 위한 우호 교류협약을 맺었다.

이밖에 당진시 우강면과 구로구 신도림동이 자매결연 협약을 맺고 도시와 농촌이 서로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한 발짝 떨어져 바깥에서 보다 보면 고향의 변화가 더 크고 빠르게 느껴진다. 제가 살았던 우강면만 하더라도 그야말로 천지개벽의 수준으로 변해 예전을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했다.

지역의 위상이 강화된 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인프라가 형성돼 지역에 활력이 넘치게 됐다는 점에서도 변화하는 당진의 모습이 반갑고 당진 출신인 것이 자랑스럽다.

-구로구는 어떤 곳인가.

▲구로구를 과거 '구로공단'으로 기억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세월이 흘러 구로공단이 있던 자리에는 첨단기술로 무장한 IT, ICT 기업들이 들어섰고 구로구는 이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산업 기반 첨단 산업도시로 바뀌어 가고 있다.

도시를 지탱하는 산업이 바뀌고 주민 삶의 방식이 달라진 만큼 도시의 외형도 급변하고 있다.

우선 고척동 교정시설 이전지에는 대규모 점포와 공동주택이 들어섰고 올해 고척동 창의문화예술센터와 재난안전체험장, G밸리 산업단지 다목적 체육관, 구로동 1-4 유수지 도서관, 개봉동 모자건강센터 등이 준공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1960년대 조성한 전통시장인 오류시장이 2023년 정비사업 추진계획안이 승인됨에 따라 지하 6층, 지상 26층 높이의 주상복합건물로 재정비한다.

오랫동안 방치돼 있던 온수역 럭비구장 부지는 복합개발을 통해 최고 40층의 업무·문화·주거 복합단지로 바뀌게 됐고 오류동·온수동의 숙원사업이었던 오류고도지구도 50여 년 만에 해제되는 등 이 지역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구청장으로 취임 후 줄곧 '첫째도, 둘째도 재개발·재건축'을 외치고 있는데 올해는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구로구에서는 주거·도시 정비형 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재개발 37개소, 주택재건축·소규모 재건축 등 재건축 42개소, 신속통합기획 6개소, 모아타운 4개소 등 총 89개의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추진 중에 있다.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모아타운 등으로 정비사업 활성화에 나섰고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발맞춰 구로구도 불필요한 행정으로 소요되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재개발·재건축사업은 도시의 미래를 재구성하는 것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시발전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주민의 생활환경을 하나씩 정비해 나가겠다.

또한 작년 초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민간 전문가로 구성한 '재개발·재건축사업 지원단' 운영을 시작해 현재 활발히 운영 중이다.

도입 첫해인 지난해 정비 사업에 관심 있는 주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사업추진 주체나 조합이 원활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상담, 자문을 지원하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지원단이 현장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찾아가는 주민설명회와 소통간담회를 개최해 주민과 소통하고 적극 행정을 통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도록 할 계획이다.

-구로구청장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45년간 구로구에서 살아 온 저의 눈에는 바꾸고 고쳐나가야 할 부분들이 많이 보였고 누구보다 구로구에 대한 애착과 애정이 컸다고 자부한다.

무엇보다 주변 지역이 개발되고 발전하는 동안 정체돼 있던 구로구를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저의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였고 덕분에 구청장에 출마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바로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구로구는 민주당이 12년 이상 집권한 지역으로 사회적·구조적으로 편향된 부분이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참신함이나 경쟁력이 있는 새로운 인물, 변화에 대한 주민들의 갈망이 매우 컸다.

'구로구를 확 바꿔 놓겠다'는 저의 각오와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갈망, 시대적 흐름, 이 세 가지가 딱 맞아 떨어졌다.

구청장이 바뀌면서 구로구에 변화의 씨앗이 심어졌고 그래서 더 무겁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구정에 임하고 있다.

구청장이 된 후에는 정치인이 아니라 행정가로서 보수와 진보, 우리 편과 네 편을 나누지 않고 구정에만 전념해 왔다.

공무원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외부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도록 바람막이 역할을 하며 구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2023년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전체 평가기관 499곳 중 구로구가 유일하게 2년 연속 1등급을 달성한 자치구로 이름을 올렸다.

또 보건복지부 주관 2023년 드림스타트 사업 운영평가 대통령상 수상, 행정안전부 주관 2023년 재난관리평가 우수기관 선정, 고용노동부 주관 2023년 전국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 최우수상·우수상 수상 등 줄줄이 수상하는 쾌거를 기록했다.

※ 프로필

문헌일 구청장은 용산철도고등학교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전자정보공학과를 졸업했고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 통신방송공학 석사, 한세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정보통신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경력으로는 문엔지니어링(주) 대표이사(전), (사)한국엔지니어링협회 회장(전), 새누리당 구로을 당협위원장(전), (사)한국청소년육성회 총재(전) 등을 역임했으며 수훈으로는 은탑산업훈장(2015), 과학기술훈장(2010), 산업포장(2004) 등을 수상했다. 당진=박승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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