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 칼럼]동업관계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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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 칼럼]동업관계에 관하여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이승현 山君(산군)법률사무소 변호사

  • 승인 2020-01-12 09:18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변호사이승현증명사진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이승현 山君(산군)법률사무소 변호사
예전에 아버지께서 저에게 해주신 말씀 중 지금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아들아! 세상에 너 안 되면 안 되는 일은 없다. 만약에 너 안 되면 안 되는 일에 너를 쓰지 않으면 그건 잘못이겠지만, 그런 일은 없다. 그러니 주변 사람과 함께 가려고 해야 한다."

세상에는 나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없기에, 사람들은 '같이' 일을 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동업(同業)'을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법률상담을 하다 보면 동업이 문제가 되어 찾아오는 의뢰인이 적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의기투합하여 시작한 동업자가 지금은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 심지어는 횡령·배임 등을 이유로 형사 고소까지 이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어떻게 하면 동업관계에서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혹시 모를 위험을 조금이나마 예방할 수 있을까요?



이번 기고한 글에서는 이에 대한 작은 팁(tip)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말하는 '동업'은 민법상 '조합(組合)'의 개념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조합이란 『두 사람 이상이 출자하여 공동 사업을 경영하기 위하여 결합한 단체』를 의미합니다. 민법은 위 조합의 재산형태를 '합유(合有)'라고 하여 규율하고 있습니다. 민법은 위 합유물의 처분·분할, 조합채무의 분배, 손익분배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민법의 규정은 동업 당사자 간의 약정에 우선하여 적용되는 것이 아니므로, 동업관계는 원칙적으로 당사자 간의 약정에 의할 것입니다.

따라서 동업계약의 시작과 끝은 동업 당사자 간의 약속인 동업계약서에 따르는 것이기에, 동업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거나 정리하기 위해서는 동업계약서를 꼼꼼하고 정확하게 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동업계약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요?

사인(私人) 간에 발생하는 동업의 형태는 너무나도 다양하기에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동업계약서를 작성할 때 다음의 세 가지를 염두에 두면 다소나마 동업관계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동업관계의 시작은 출자로부터 이루어집니다. 동업 당사자 간에 어떻게 출자의무를 부담할지를 먼저 꼼꼼하게 정하여야 합니다.

둘째, 동업관계의 중간은 조합의 운영과 운영에 따른 수익의 배분입니다. 따라서 동업 당사자 간에 출자의무를 정하였다면, 각각 조합을 운영하면서 어떤 의무를 부담할지, 그리고 그 운영에 따른 수익을 어떻게 나눌지 정하여야 합니다.

셋째, 동업관계의 끝은 청산입니다. 어떠한 경우 동업관계를 깨뜨리고 남은 조합재산을 어떻게 정산할지 정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세 가지 점에 관하여 민법은 제703조부터 제724조까지 조합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이를 참고하여 동업계약서를 작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 중 하나는 유비, 관우, 장비가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형제가 되기로 맹세를 하는 '도원결의(桃園結義)'입니다. 평생 뜻을 함께하는 동지(同志)를 만난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두근거리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18년 한이불을 덮고 사는 아내라는 동지를 만났고, 2019년 같이 일하는 동료 변호사라는 동지를 만났습니다. 2020년 새해에는 어떤 동지를 만날 수 있겠느냐는 기분 좋은 기대를 해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 여러분들도 경자년(庚子年) 새해에 멋진 동지를 만나시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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