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저질문화의 반복, 총선 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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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저질문화의 반복, 총선 관전

양동길 / 시인, 수필가

  • 승인 2020-01-31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세상 모든 일을 알 수 없고, 알 필요가 없는지도 모른다. 단지, 우리가 철학, 역사 등 각종 공부에 열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다. 문제는 본다고 모두 기억되지 않는다는 것이요, 알면서도 몸이 먼저인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역사나 사회현상도 반복되는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를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로 본,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아(Edward Hallett Ted Carr, CBE, 1892.06.28. ~1982.11.03.)가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였나 보다.

사람은 손끝으로 기억한다. 발로 기억한다. 보고 듣는 것 보다 해봐야 확실히 알고 기억한다는 말이다. 몸이 먼저인 경우, 이마저 실효성이 없다.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제대로 뽑은 선량이 우리의 행복은 물론, 국운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투표장에만 들어가면 손가락이 왜 머리와 따로 노는 것일까? 손가락이 따라가는 것은 결코 능력이나 적합성이 아니다. 혈연, 지연, 학연 같은 연분, 정파나 정치인의 교언영색(巧言令色)에 휘둘려 부질없는 인정으로 투표용지를 물들이고 만다.

선거 때만 되면 '국민의 뜻' 운운하는 파렴치범이 많이 등장한다. 여러분은 질문을 받아 본 일이 있는가? 독심술이라도 있는 것일까? 어떻게 국민의 뜻을 알았는지 몹시 궁금하다. 그 뿐인가? 세상의 좋은 말은 다 쏟아 놓는다. 괜한 곡학아세(曲學阿世), 감언이설(甘言利說)에 현혹되지 말자.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이 또 있다. 거짓말하고 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 공인의 자리에 앉히지 말자. 검증할 시간이 없어서 일까? 각종 유언비어나 흑색선전이 난무한다. 이런 마타도어 역시 거짓말이다. 여론조작이야 말로 사기요, 가장 큰 죄악이다. 선거철만 되면 사기가 반복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확실하게 죄를 묻지 않기 때문이다. 명확하게 심판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투우장의 소인가?

정치개혁, 혁신 공천, 살생부 등도 선거판에 빠지지 않는 인기 메뉴다. 평소에 잘 할 일이지, 잘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치인 스스로도 익히 알고 있는 모양이다. 그 조차도 본질과 거리가 멀어 우리를 상심하게 만든다. 공천을 한 번 보여주고 마는 쇼나 이벤트쯤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남 앞에서 입으로는 여성운동 벌이고, 여성 혐오와 데이트 강간으로 듣는 이를 놀라게 한 이른바 '영입인재'가 잘 못된 공천문화를 대변해 준다. 얼굴 좀 알려진 것이 대수인가? 공천부터 전문성이나 능력위주가 되어야 하지 않는가? 정치 행위가 감성마케팅에 의존하는 한 우리 정치 미래는 어둡다. 더구나 선거기간이 짧다. 피선거권 자가 공들여 알려하지 않는 한 출마자 신상을 알기 어렵다. 정당에서 제대로 된 바른 공천을 해야 되는 이유다.

신당창당, 정당통합, 정치인 이합집산도 거르는 일이 없다. 대놓고 사기 치겠다는 것인가? 이미지 손상이 커 기존 정당 이름으로 승리하기 어려운 경우 바꾸거나 새로 창당을 한다. 세간에 '걸레는 빨아도 걸레'라는 말이 있다. 옷을 갈아입으면 우선은 달라 보일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국정을 논하는 사람이 눈속임해서야 되겠는가? 소속된 정당에서조차 선택되지 못한 사람이 당을 옮기거나,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출마하는 것도 터무니없는 일이다. 그런 사람을 찍어주는 것은 또 뭔가? 이도 공천이나 선택자 둘 중 하나는 분명 잘 못이다.

터무니없는 공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다양한 방법 운운 하지만, 대부분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있다. 항상 무리가 따르고 왜곡이 있다. 공천뿐 아니라, 완장(腕章)만 채워주면 사람이 돌변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 물론, 권위 의식과 특권 의식이 만연한 사회문화를 완장문화라고도 한다. 본래 완장이 그렇다는 말이 아니지 않은가? 리더의 역할이 부여된 것이다. 무한한 책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평소에 지극히 합리적이고 용의주도(用意周到)하던 사람도 완장만 차면 이성을 잃는다. 전가의 보도마냥 완장 찬 팔을 마구 휘두른다. 지난 선거를 돌이켜 보라. 원칙 없는 정치, 원칙 없는 선택은 필패이다.

우리는 곧잘 남이 쌓아온 이력을 가볍게 생각한다. 얼마나 지난한 노력이 있었는지 크게 괘념치 않아 보인다. 자세히 보자.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도 채 안 되는 사람 속은 모른다 하지 않는가? 애정 어린 눈길이다. 보고, 또 보자. 삿된 욕심이나 인연을 떠나 행한 일로써 평가하자.

리더는 부하에게 충성을 강요하지 않고 의존하지도 않는다. 측근이 가진 재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며 돕는다. 어둠, 사면초가 등 환경도 주요 변수가 되지 못한다. 하나의 악기에만 귀 기울이지 않는다. 사리사욕도 갖지 않는다. 모두가 가장 아름답게 조화 되도록 지휘에만 열중한다. 변명 뒤에 숨지도 않는다. 결국 세상의 모든 지혜를 빌리고, 자신과 싸워 이긴다. 마지막 까지 책임을 지는 것이 진정한 리더 이다. 진정한 리더를 선택하는 선거, 국민 모두가 승리하는 선거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양동길 / 시인, 수필가

양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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