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임영재 센터장, 한상경 대표이사가 천안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소개하고 있다. |
센터는 청소년 각자의 욕구에 맞는 양질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성공적인 학업 복귀, 사회 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능 강화를 위해 2월 1일 재단 출범과 동시에 천안시 상담복지센터에서 분리돼 독립적으로 운영 중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한상경 대표와 임영재 센터장을 만나 학교밖 청소년을 위한 시책 등을 들어봤다.<편집자주>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가 분리된 계기는.
▲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천안시상담복지센터 내에 있었다.
상담복지센터에 소속돼 있다 보니, 학교밖 청소년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진로, 취업 지원이 아닌 상담 쪽으로만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의 기능을 강화해 학교밖 청소년들이 실질적으로 지원받길 원하는 진로와 취업의 무게를 두기 위해 2월 1일 대표이사 취임과 동시에 분리했다.
이 외에도 청소년들을 돕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학교밖 청소년은 어떤 학생들을 뜻하는지.
▲ 우선 초중학교는 의무교육이지만, 진학하지 않거나 학업을 중단하는 청소년들이 있다.
기준은 초중학교 입학 후 결석 3개월 이상, 취학 의무를 유예한 청소년, 고등학교 재적, 퇴학, 자퇴 청소년, 고등학교 미진학 청소년 등이 학교밖 청소년으로 분류되고 있다.
-학교밖 청소년이 발생하는 이유는.
▲ 아직까지 학교의 유일한 평가 기준은 학업이다.
학력이 좋고 학업 성취가 높으면 인정받지만, 그렇지 못한 청소년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굉장히 뛰어난데, 학교 안에서 꿈을 실현할 수 없다고 깨달아서 나오기도 한다.
게다가 가정이 열악해 심리적, 정서적, 환경적으로 지원받지 못해 겉도는 청소년도 있다.
-센터만의 장점은.
▲ 청소년들에게 자기만의 독립된 공간이 필요하고, 이로 인해 학교밖 청소년들이 느끼는 상실감이 크다.
센터에 청소년들을 위한 전용 공간이 조성돼 아이들의 자부심이 커졌고, 그렇다 보니 살다시피 하는 청소년도 있다.
아울러 식사를 제공하다 보니 집에 돌아가도 환영해 주는 사람이 없는 청소년들은 센터 직원들과 출·퇴근을 함께하기도 한다.
전국에 학교밖 관련 센터가 200여개가 있지만, 대부분 상가 건물 1층에 입주했거나 독립 건물인 대신에 외곽 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어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
천안시학교밖지원센터는 독립 건물이면서도 교통 중심지에 있기에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
많은 지자체장이 청소년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결국에는 예산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독립적인 공간을 확보해줬다는 점에서 천안시가 청소년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학교밖 청소년 발굴 및 연계, 학업 복귀, 사회 진입, 건강검진, 자기 계발, 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 학교밖 청소년은 힘들고 적응이 안 돼서 학교를 나왔기에, 센터 등 공공기관을 찾아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지켜만 보고 있으면 비행, 일탈 등 범죄 비율이 높아질 것이다.
그렇기에 적극적으로 학교밖 청소년을 발굴해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역할을 센터 혼자 진행하기에 무리가 있어 교육청, 경찰서, 법원, 쉼터, 보호관찰소 등과 적극 협력하고 있다.
그리고 2024년부터 '학업중단 숙려제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자퇴 예정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해 숙려할 수 있는 기간을 가짐으로써, 학업 중단 예방이 전망되고 있다.
센터에서 다양한 사업을 열심히 추진했기에 26일 여성가족부 차관이 직접 방문키로 했다.
-지금까지 학교밖 청소년 발굴 사례는.
▲ 천안에서 매년 700명 정도 학교밖 청소년이 발생하고 있다.
학령 인구는 줄고 있지만, 학교밖 청소년 발생 수는 700명대를 유지돼 실제 비율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센터에서 2023년 기준 총 350여명에게 프로그램을 지원했으며, 천안이 청소년 인구가 많은 것을 생각해도 학교밖 청소년 발생 대비 발굴 및 지원 인원 비율이 굉장히 높은 편에 속한다.
자원봉사단인 '청사모'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 복교와 대학 진학, 자립과 취업 등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센터에 2023년 성과 인원은 350명 중 230명으로, 복교, 대학 진학, 검정고시, 취업 성공, 자격증 취득 등을 성공했다.
의무교육인 초·중학교를 이탈한 청소년들이 있다.
이러한 청소년들을 직접 발굴해 학력을 인증받을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검정고시 외에도 온라인 수업을 통해 학력을 인증받도록 하고 있지만, 수백시간 이상 이수해야 인정된다.
그래서 온라인 수업을 끝까지 잘 들을 수 있도록 챙기고, 독려하는 등 동기부여를 심어주고 있다.
그 결과 이 제도로 2023년 충남에서 학력을 인정받은 청소년 4명 중 3명이 천안에서 나왔다.
현재 센터는 검정고시 대비반으로 월~금요일까지 중졸, 고졸 반을 운영하고 있다.
검정고시 대비반은 기존 대학생 멘토로 운영했지만,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퇴직 교사들을 위촉해 '교육 서포터즈단'을 조성했다.
검정고시 대비반은 2023년 209명 중 198명이 합격하는 쾌거를 거뒀다.
청소년들에게 무작정 취업을 알선한다고 해도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립 동기를 강화하기 위한 진로 상담, 적성 검사 등을 통해 심리적으로 계속 지원하고 있다.
주변 소상공인과 연계해 재능기부 형태로 사업장의 특색을 살려 무료 직업 체험 프로그램, 인턴십, 취업 등을 진행하기 위해 '소상공인 청소년 지원단'을 위촉했다.
센터는 2024년 취업 프로그램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밖 청소년 자립 서포터즈단'을 위촉할 계획이다.
단순히 이론적인 진로 교육과 직업 체험이 아닌 아이들의 실질적인 자립 역량을 강화하고, 취업까지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센터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 2023년까지는 인력 부족과 그에 따른 열악한 근무 환경, 예산에 한계 등으로 직원들의 퇴사가 증가했고, 정직원이 아닌 단기 계약으로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피해를 보곤 했다.
청소년재단 출범 후 3명을 정직원으로 선별했다.
그리고 호봉제로 전환하면서 직원들의 복지가 조금 상승했다.
부족한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었던 방법으로 '청소년을 사랑하는 모임', '청사모'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이들은 센터 내 직원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출근하지 못할 때, 자발적으로 나와 아이들을 대신 돌봐주고 있다.
센터를 방문하는 아이들을 환하게 반겨주는 등불과도 같은 존재다.
-끝으로 한 말씀.
▲ 천안시청소년재단이 새로 출범하면서, 전국 제1의 청소년재단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청소년 관련 각 기관의 기관장들이 열심히 노력해주는 바람에 청소년들의 만족도가 높다.
천안시 청소년이 약 12만명 정도인데, 모든 청소년이 행복할 수 있는 청소년재단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센터에서 2020~2023년까지 있었던 한 청소년으로부터 최근 전화를 통해 고려대학교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런 친구들에게 감사 인사 전화가 올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센터가 독립됐기에 앞으로 아이들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지원하겠다.
대담=김한준 본부장. 글·사진=하재원·정철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