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시한부 도시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시한부 도시

성낙문 세종도시공사 경영본부장

  • 승인 2025-12-11 16:46
  • 신문게재 2025-12-12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성낙문
성낙문 세종도시공사 경영본부장
서울의 빼빽한 고층 아파트 군을 보고 있노라면 100년후에도 서울이 존재할까? 라는 의문이 들곤한다. 요즘 서울시가 승인한 재건축 아파트들의 층수는 웬만해서는 40~50층에 육박한다. 강남·서초의 반포아파트와 은마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주택공급이 시급한 중앙정부는 별 의견이 없는 거 같고 서울시가 알아서 용적률을 상향시켜 재산가치를 높여주니 집주인 입장에서도 횡재일 것이다.

아파트의 수명은 대략 30~40년, 10년쯤되면 문제가 하나 둘씩 생기다가 20~30년쯤 지나면 건물에 균열이 가고 배수관이 낡아 물이 새는등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90년대 초반에 지어진 분당, 일산, 평촌등 1기 신도시의 수명이 대략 30년쯤 되었으니 많은 문제가 발생할 시점이 된 것이다. 필자도 1기 신도시에 살면서 보일러 배관에 문제가 생겨 한밤중에 아래층의 호출을 받아 달려간 적도 수차례 있고 수압이 낮아져 물을 끌어올리기 위한 별도의 모터를 설치하여 근근이 버티던 기억이 있다. 이것이 10년 전 일이니 상황은 더 악화되었을 것이다.

낡은 건물들을 방치하면 도시는 쇠퇴한다. 서둘러 방안을 만들어 대처하지 않으면 곧 사람이 살지 못하는 곳으로 변한다. 1990년대까지 대구역의 동성로 주변은 그야말로 불야성 이었다. 요즘 서울의 명동이나 홍대 주변같이 발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쇠퇴를 거듭하다 이제는 대구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하였다. 주변은 활력을 잃었고 임대가 안되어 속이 텅빈 낡은 건물이 즐비하다. 이러한 현상이 우리나라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죽어가는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것이 재건축/재개발이다.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 상황은 크게 변한다. 새 건물이 들어서고 사람과 돈이 몰려들어 도시는 마법처럼 활력을 되찾는다. 문제는 재건축/재개발이 생각처럼 쉽지 않은 데 있다. 이해 관계자가 워낙 많고 각자의 입장과 처지가 다르며, 특히 이를 통해 한 몫 잡으려는 심리가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 사업의 성패여부는 사업성에 달려 있다. 수많은 이해당사자의 펄펄 끓는 욕구를 충족할 정도의 사업성이 있으면 사업이 잘 진행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표류하거나 실패한다.

강남/서초의 낡은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우리나라의 주요 건설사가 달려든건 서울의 요지라는 것 외에 5~14층의 비교적 낮은 층수로 구성되어 수익을 창출 할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분당, 일산, 평촌등 1기 신도시의 재건축이 지지부진 한건 이들 지역이 서울의 외각에 위치해 있다는 것 외에 이미 20~30층의 고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수익 창출 여지가 좁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 도시들의 수많은 고층아파트 단지의 운명은 어찌 될까. 사업성이 있으면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재탄생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도시의 골칫거리로 전락 할 가능성이 크다.

죽어가는 지역을 살리는 재개발/재건축은 딱 한번 가능한 마법이다. 낡은 저층아파트를 헐고 40~50층의 초고층아파트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하지만 그 마법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사업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다음 세대에 커다란 부담을 지울 것이다. 얼마전 도시계획위원의 자격으로 4~5층짜리 아주 낡은 연립주택의 재건축사업을 재심의 한적이 있었다. 20년전에 12층의 아파트로 재건축 인가를 받았으나 사업성이 부족하여 표류하였던 사업이었다. 논란 끝에 사업성 확보 차원에서 층수를 30층으로 대폭 상향하여 통과되었다. 하지만 사업추진에 몇 년이 더 걸릴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사업이 표류하는 사이 연립주택단지는 쓰러질 정도로 허물어졌다. 빈집도 수두록 하다. 대도시의 빈 아파트는 요즘 문제가 되는 지방의 빈집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자칫하면 지역 전체에 거대한 슬럼화를 가져온다. 이것은 서울을 비롯한 우리나라 대도시의 수 많은 초고층 아파트단지들이 가까운 장래에 직면 할 문제이다.
성낙문 세종도시공사 경영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2. 민주당 대전시당 청년위원장에 이용석 출마…"청년정치에 '새로고침' 누르겠다"
  3. 천안도시공사, 천안추모공원 노후시설 개선으로 추모객 보행환경 편의성 높여
  4. 태안 앞바다 5번째 침몰선 실체 드러날까…금강~한양까지 25일 '조행일록' 눈길
  5. 금성백조, 추석 맞아 복지시설에 위문품 전달
  1. tbn충남교통방송, '추석 교통안전 특별방송' 실시
  2. LH대전충남본부, 영구임대주택 취약계층 찾아 나눔 활동
  3. 충남청년센터, 32개 기관 통합 협의회 개최… 정책 발굴부터 후속지원까지 한번에
  4. 충남교육청, 추석 연휴 기간 교육기관·학교 주차장 540곳 무료 개방
  5. 천안시, 찾아가는 아동학대 예방교육으로 아동 인식개선 '시동'

헤드라인 뉴스


60년 전 대전 한가위!"물가 걱정 속에도 온정 물결"

60년 전 대전 한가위!
"물가 걱정 속에도 온정 물결"

지금으로부터 약 60년 전, 1966년의 추석 풍경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당시 중도일보는 명절 당일 지면을 통해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의 열기와 함께 서민들이 체감했던 삶의 단면들을 다채롭게 조명했습니다. 신문 지면에 남아있는 주요 기사들을 통해 그 시절 추석 풍경을 되짚어봅니다.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는 발걸음은 예나 지금이나 뜨거웠습니다. 당시 중도일보는 歸省客 幅增 (귀성객 폭증)이라는 대형 헤드라인과 함께 大田驛 乘客 85% 急增 (대전역 승객 85% 급증)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었습니다.열차와 버스 등 교통수단이 지금처럼..

세종사랑 맛집 `98곳` 라인업… 우리 동네 어디에 있나?
세종사랑 맛집 '98곳' 라인업… 우리 동네 어디에 있나?

"상권 침체는 없다. 우리는 맛으로 승부하고, 고객들을 불러 모은다." 자영업자의 무덤으로 통하는 세종특별자치시에도 맛집들이 건재하고 있다. 세종사랑 맛집 98곳이 이름을 올리며, 읍면동 맛집 지도를 서서히 완성해가고 있다. (재)세종시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박영국)은 작년부터 시민 추천과 전문가 평가를 거쳐 선정한 '세종사랑 맛집'을 총 98개소로 확대했다. 작년 11월 44개소에 이어 이번에 신규 선정한 맛집은 모두 54개다. 최근 이름을 올린 맛집 54개소는 신도심 33개소, 구도심 21개소로 구성됐고, 한식과 중식, 일식, 카..

대전 펜싱 간판스타 오상욱, 아시안게임서 `금메달`
대전 펜싱 간판스타 오상욱, 아시안게임서 '금메달'

대전 펜싱 간판스타 오상욱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오상욱(대전시청)은 23일 일본 아이치현 도쿄나메의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로 개인전 결승에서 선천펑(중국)을 15대 1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대한민국 선수단 8번째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펜싱에서는 전날 여자 에페 개인전의 송세라(부산시청)에 이어 두 번째 '금빛 찌르기'가 펼쳐졌다. 오상욱은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남자 사브르 개인전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