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인간 본성에 대한 10가지 심리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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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인간 본성에 대한 10가지 심리실험

  • 승인 2016-03-17 15:11
  • 신문게재 2016-03-17 12면
  • 문희정 한밭도서관 사서문희정 한밭도서관 사서
[사서들의 맛있는 책읽기]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문희정 한밭도서관 사서
▲ 문희정 한밭도서관 사서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인간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것은 쉽지 않다. 심리학에 점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는 것도 복잡한 인간의 심리에 대한 호기심 때문일 것이다. 이런 호기심을 해결하고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심리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는 이러한 연구 중 인간 본성에 대한 통념을 뒤집은 20세기의 10가지 심리실험을 소개한 책이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고,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행해진 심리실험을 다루고 있다. 단순히 실험 사례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연구자들의 성장배경, 출신, 가정환경 등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어떤 배경 하에서 실험이 행해졌는지를 보여준다. 루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당사자를 찾아 인터뷰하고, 피실험자를 만나 당시 상황을 들어보고, 실험 검증을 위해 직접 마약을 복용하는 등의 열정을 통해 글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에세이 형식으로 서술해 자칫 딱딱하게 느낄 수 있는 심리실험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다면 저자가 책에 담은 실험은 어떤 것들일까? 스탠리 밀그램은 '처벌에 의한 학습효과를 측정하는 실험'을 가장해 실험 참가자를 모집하고 피실험자를 교사와 학생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학생이 문제를 틀리면 교사가 전기충격을 가하도록 지시했다. 실험결과 65%의 피실험자가 최고치의 충격인 450볼트까지 전압을 올렸다. 이들은 학생 역할의 실험자가 극도의 고통을 표하는 상황에서조차 모든 책임은 연구원이 지겠다며 권위적 지시를 내리자 복종했다. 이 실험을 통해 밀그램은 인간이 불합리한 명령에 복종하는 것은 성격보다 상황에 있음을 밝혀냈다.

브루스 알렉산더는 마약의 약리적 문제에 의구심을 품고 실험을 한다. 두 부류의 쥐 집단을 형성해 한 그룹은 비좁고 격리된 우리 속에 다른 한 그룹은 평화롭고 안락한 쥐 공원에 넣고 57일 동안 모르핀이 든 물 이외에 마실 것을 주지 않아 마약에 중독되게 하였다. 다시 두 그룹의 쥐에게 일반 물과 모르핀이 든 물을 주자 우리 안의 쥐는 모르핀이 든 물을 계속 마셨지만, 쥐 공원의 쥐는 중독되어 금단증상을 겪고 있음에도 마약이 들어있지 않은 물을 선택했다. 이를 통해 환경적ㆍ문화적 요인의 영향으로 중독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외에도 인간의 행동은 보상을 받으면 강화되고, 처벌을 받으면 소멸된다는 스키너의 상자 실험, 사람이 살해당하는 현장을 목격한 38명이 방관한 것에 의문을 품고 실험을 통해 개인의 책임은 집단 규모에 반비례한다는 책임감 분산 현상을 밝혀낸 달리와 라타네의 실험, 인간은 자신의 신념과 반대되는 진실에 대면하게 되면 자기합리화를 하는 존재라는 것을 밝힌 레온 페스팅거의 실험, 정신의학의 허상을 파헤친 데이비드 로젠한의 정신 진단 타당성 실험, 우리의 기억이 사실인지 허구인지를 밝히려 한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의 가짜 기억 이식 실험 등을 소개하고 있다.

실험실 동물 혹은 소수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도출된 결론으로 인간의 본성을 단정짓거나, 모든 인간 및 사회전체에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동물과 인간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으며, 실험대상이나 환경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고, 실험 결과의 소수에 해당하는 대상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에 관한 막연한 생각을 실험을 통해 증명해 우리가 평소에 놓치고 지나쳤던 인간의 심리와 내면을 들여다보고 인간이란 존재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인간이 자유의지와 이성을 가진 존재인지에 대해 생각할 계기를 마련해준다.

문희정 한밭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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