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86. 마음먹기 달렸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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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86. 마음먹기 달렸더라

1000원의 가치

  • 승인 2017-03-29 00:02
  • 홍경석홍경석


“거울 앞에 앉아서 얼굴을 바라보니 꽃다운 내 청춘 어디로 가고 ~ 뒤돌아보니 세월은 벌써 저만치 가고 있구나 ~ (중략) 그러나 세상은 별 거 아니야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면은 ~ 부귀영화 별 거더냐 마음먹기 달렸더라 ~”

김보성이 부른 <마음먹기 달렸더라>라는 가요이다. 대전역 앞엔 전통시장인 역전시장이 있다. 또한 이곳엔 1000원짜리 국밥집까지 있어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이 자주 찾는다. 각종 TV 프로그램과 언론에도 소개되어 유명해졌는데 물가가 비싸서 못 살겠다고 아우성인 사람들도 이곳에 가면 금세 공손해진다.

뿐만 아니라 그처럼 ‘터무니없이’ 싼값을 받는 천사 같은 주인아저씨와 아주머니께는 존경의 마음까지 드는 것도 숨길 수 없다. 올부터 빈 용기 보증금이 인상되어 소주병은 100원, 맥주병은 150원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기화로 슬그머니 소주와 맥주 값을 올려서 받는 얌체 주점과 식당들이 적지 않다. 하여 소주 한 병에 자그마치 5000원이나 받는 집에 가면 금세 되돌아 나오고만 싶은 심정이다.

이런 관점에서 역전시장의 1000원짜리 국밥집이 여간 고마운 게 아님은 당연지사의 정서다. 충청남도 홍성군 홍성읍 대학길 25번지 소재 청운대학교가 매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교내 수신관 학생식당에서 1000원의 아침식사를 50명에게 제공한다고 하여 화제다.

현재 청운대의 아침식사 식비는 3500원이지만, 학교 측이 2500원을 지원해 학생들은 1000원만 부담하면 된다고 한다. 이러한 청운대의 학생들을 향한 배려는 대학생의 60.4%가 하루 2끼만 먹고, 이 가운데 70%는 아침식사를 거르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매우 고무적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는 학생들의 건강 보전(保全)과 함께 지역 농가의 쌀 소비에도 도움이 되는 학사 운영이기에 다다익선이 아닐 수 없다. 작년 봄 서울대 학생식당에서도 학생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아침 식사 가격을 17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렸다는 뉴스가 화제가 되었다.

그래서 그 대학을 나와 인근의 직장서 근무하는 딸을 보고 그 밥도 먹을 겸 상경코자 했으나 딸이 내려오는 바람에 불발에 그친 바 있다. 누군가에게 1000원은 어쩌면 지엽적 푼돈으로 그칠 수 있다.

하지만 1000원이면 가난한 국가의 어린이 10명이 먹을 수 있는 설사약을 보내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1000원이면 어린이 5명에게 비타민A 영양제를 보낼 수도 있단다.

심지어는 가난해서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어린이 1명이 공부할 수 있는 교과서와 공책, 연필을 보낼 수 있다고 하니 우습게 볼 게 아니다. 또한 로또복권도 한 줄 살 수 있는데 이게 만약 1등에 당첨된다면 이보다 월등한 투자(?)는 또 없으리라.

안 찾아봐서 그렇지 눈을 씻고 찾아보면 지금도 1000원짜리 짜장면과 국수를 파는 집도 있다. 때문에 뭐든 마찬가지겠지만 ‘세상사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뜻을 가진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가 답이 아닐까 싶다.

부귀영화가 별 거더냐. 음지가 양지 되고 양지가 음지 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거늘.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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