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당신의 아이는 웃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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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당신의 아이는 웃고 있나요?

이현미 대전시 청년가족국장

  • 승인 2021-01-25 10:16
  • 신문게재 2021-01-26 10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김현미국장님 사진
이현미 대전시 청년가족국장
2020년엔 유독 사건이 많았다. 천안에서 아홉 살 아이는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여행가방 안에서 9시간 동안 갇혀 있다가 죽어갔다. 인천에서 방치된 형제는 화마에 희생됐다. 창녕의 한 편의점에서는 굶주린 상처투성이 아홉 살 소녀가 맨발로 서성이다가 구조됐다. 그리고 2021년, 정인이 사건이 한창 화제가 되고 있던 그 시간에도 어린이집 교사의 학대사건 소식이 들렸다. 온 국민을 분노케 한 ‘정인이’의 이야기는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더욱 견고히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각인시켜 주었다. 그럼에도 아동학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형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아동학대 사고 건수는 해마다 늘어나 2020년 8월 31일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19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의하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4만1389건으로 전년 대비 13.7% 증가했으며, 아동학대로 판단된 건수도 3만45건이나 됐고 통계에 잡힌 학대사망 어린이도 42명에 이른다.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선 우리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대전시는 지난해 9월 8개의 민·관 기관과 아동학대예방 선도도시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대전에 있는 편의점, 약국, 행정복지센터 등 총 1,872곳이 신고처가 되어줬다. 민간과 힘을 모아 어디서나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 올해부터 모든 자치구에서 시행될 아동학대 조사 공공화 사업의 안착을 위해 대전시는 아동학대 예방 강화 종합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아동학대 조기 발견을 위한 플랫폼 구축, 피해아동의 보호, 그리고 아동학대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아동학대 사건이 유관기관 간 소통 부재와 미온적인 대처로 발생한 만큼, 기관별 담당자 간 24시간 협력지원이 가능한 비상 연락체계를 구축한다. 또 아동학대 가해자 중 부모가 대다수(83%)를 차지해 학대피해 아동을 분리 보호하기 위한 시설이 현재 넉넉지 않은 실정이다. 이를 위해 대전시는 상처 입은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학대피해아동쉼터 1곳을 올 하반기에 증설할 예정이다.

나아가 더 이상의 아동학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전시는 학대 예방 홍보에도 힘쓸 예정이다. 다양한 기관들과 협력해 아동을 대하는 시민의 자세를 바르게 하겠다는 것이다. 자녀는 부모가 기분 내키는 대로 함부로 말하고 때려도 되는 사람이 아니라 소중한 하나의 인격체다.

"어린이를 책망하실 때에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하게 타일러주시오," 어린이날 창시자인 소파 방정환 선생이 발표한 '어린이날 선언문(1923)'의 일부다. 여리고 여린 아동을 어른들의 화풀이 대상이나 자신의 부속물로 여기고 있지는 않은지, 훈육과 학대를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혹시 우리 이웃에 학대받고 있는 아동은 없는지 모두가 두루두루 돌아봤으면 좋겠다.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보호할 수 없는 아동들이기에 그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일 것이다. 올해는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아이들의 웃음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길 희망한다. /이현미 대전시 청년가족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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