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지방대학의 위기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 오피니언
  • 중도시평

[중도시평] 지방대학의 위기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최병욱 한밭대 총장

  • 승인 2021-03-23 15:40
  • 신문게재 2021-03-24 18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최병욱 한밭대 총장
최병욱 한밭대 총장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지방의 많은 대학들이 입학정원을 못 채우는 대규모 미달사태를 빚었다. 18세 학령인구가 대학정원보다 적어진 첫 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 지방 사립대학들에게 충격이 더 컸지만 중소도시에 위치한 국립대학들도 미달사태를 피하지 못하였다. 앞날이 더 암담한 것은 이런 미달 사태가 올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라는 것이다. 매년 18세 학령인구는 감소하고 2024년이 되면 현재의 대학정원보다 12만 명의 입학자원이 부족하게 된다.

지방대 미달사태는 학령인구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또 다른 주요원인은 수도권 집중현상이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인서울 하려는 수험생들의 욕구는 줄어들고 있지 않아 수도권 쏠림현상이 강화되어 지방대학의 학생 충원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대학이 사라지는 도시는 혁신의 기능을 잃게 되고 소멸될 수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수도권만 남고 다른 지역은 사라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국가적 위기를 막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한다.



우선 대형 대학의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 수도권 대학 중에는 모집정원이 3천명 넘는 대학이 15개나 된다. 심지어 5천명이 넘는 대학도 있다. 지방에도 이런 대학이 19개가 된다. 미국 명문 사립대학들의 신입생 수는 대개 3천명을 넘지 않는다. 우리 대학은 경쟁력에 비해 외형이 너무 크다. 대형 대학들의 정원 감축이 우선되야 할 필요가 있다. 대학들이 학생정원 감축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정적인 이유다. 정부는 등록금 인상의 유연화와 재정적 지원을 통해 대형대학의 정원 감축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수도권 부실대학의 우선 정리가 필요하다. 그저 수도권에 있다는 이유로 학생도 잘 모집하고 그럭저럭 잘 버텨나가는 부실대학들이 꽤 있다. 대학운영이 파행적이거나 대학답지 못한 대학의 퇴출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선의의 대학이나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



나아가 지방의 중소규모 대학은 구조조정 후 기숙형 대학으로 특성화를 추진해 수도권 학생들도 선호하는 대학이 되게 하자. 기숙형 대학은 밤낮으로 교수님과 동료 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학업과 사회생활을 경험하는 전인적 인재 양성 대학이 될 수 있다. 미국의 많은 명문 주립대학들은 대도시로부터 몇 시간 떨어진 작은 소도시에 위치하고 있다. 이 대학의 학생들은 상당수가 그 주의 대도시 출신이며 학업 중 기숙사에 머무르면서 생활한다. 그러므로 통학에 대한 부담 없이 밤낮으로 학업에 전념할 수 있고 공동체 생활도 영위하게 된다. 나아가 이 소도시들도 대학의 존재 덕분에 혁신도시로 발전해나가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지방대학들의 경우 대부분 기숙사 수용률이 20% 내외에 머물고 있다. 이를 최소 70%까지 올려 수도권 대학에 비교우위의 교육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에 필요한 재원은 아무래도 정부의 지원이 요구된다. 수도권 학생들이 지방의 기숙형 대학을 선택하게 하려면 제대로 특성화된 교육프로그램도 갖춰야 한다. 학생들에게 창의성 개발과 공동체 경험을 제공해 사회가 요구하는 전인적 인재를 양성할 수 있어야 한다.

창업을 꿈꾸는 학생에게는 창업동아리에서 활동하게 하고 창업펀드도 지원해주자. 발명을 꿈꾸는 학생에게는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제품개발을 해서 특허도 출원하고 기술이전도 하게 하자. 시인을 꿈꾸는 학생이 있다면 맘껏 습작을 만들어 지역민들 앞에서 발표하고 감상평을 듣게 하자. 나아가 모든 학생들이 지역사회 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해 지역사회에 발전에도 기여하게 하자. 이런 경험을 제공하는 기숙형 지역 대학은 수도권 학생도 기꺼이 선택할 것이고 그 도시도 덕분에 발전할 것이다. 물론 이런 대학의 졸업생은 기업에서도 환영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동래구, 제3회 온천천 빛 축제 개최
  2. 세종시 '이응다리+중앙공원'서 빛의 향연...22일 개막
  3. 김포시농기계임대사업소, 노후농기계 불용품 매각
  4. 상명대 간호학과, 나이팅게일 선서식 개최
  5. 천안시보건소, '생명존중 안심마을' 4곳 지정
  1. 한기대 STEP, '열정 가득' 온라인 서포터즈 3기 출범
  2. 나사렛대, 기아자동차 정주훈 상무 초청 '경영인의 날' 성료
  3. 우송정보대 간호학과, 재학생 위한 '취업 멘토링 프로그램' 개최
  4. 천안 벽산 블루밍 파크포레, 사업계획 승인 및 도급계약 모두 마쳐
  5. 충남창경센터, 'The Future with AX Forum' 개최

헤드라인 뉴스


대전 특화 방산기술 유럽시장서 `호평`…수출상담 성과

대전 특화 방산기술 유럽시장서 '호평'…수출상담 성과

대전 방산기업들이 동유럽 시장에서 1521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성과를 올렸다. 한화로는 223억 4195만 원에 달한다. 21일 대전테크노파크에 따르면 지난 13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방위산업 기술 비즈니스 교류'에서 대전 지역 7개 방산·드론 기업이 이같은 결과를 냈다. 이번 상담회는 대전TP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공동으로 방산 사절단을 파견해 진행한 1대 1 비즈니스 상담회로, 폴란드 바르샤바 현지에서 개최됐다. 폴란드는 최근 동북 지역 국경 안보 강화에 나서며 국방예산을 확대하고 군 현대화를 추진하고..

3·8민주의거사업회, 기념관 운영 맡아 민주 교육과정 연다
3·8민주의거사업회, 기념관 운영 맡아 민주 교육과정 연다

대전3·8민주의거기념사업회가 내년부터 3·8민주기념관을 직접 운영하며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민주주의 교육프로그램 신설을 준비한다. 20일 대전시와 (사)대전3·8민주의거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4일 개관한 중구 선화동 3·8민주의거기념관을 그동안 대전시가 직접 운영하던 것에서 기념사업회에 운영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내년 1월 전환된다. 3·8민주의거기념관은 1960년 3월 8일 대전에서 시작된 고등학생들의 민주화 시위로, 당시 이승만 정부의 부정부패와 불의에 항거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나섰던 학생들의 용기와 희생을 상징하는..

한겨울에 피어난 봄...국립세종수목원 `제라늄 전시회` 개막
한겨울에 피어난 봄...국립세종수목원 '제라늄 전시회' 개막

연일 계속되는 초겨울 추위 속에서도 국립세종수목원 지중해온실에서는 봄을 미리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사장 심상택)은 11월 22일부터 2026년 3월 1일까지 국립세종수목원 지중해온실에서 제라늄 품종 전시회 '우린, 지금부터 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제라늄전문협회와 협업해 진행되며, 약 350종의 제라늄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제라늄은 남아프리카가 원산지로, 화려한 꽃과 쉬운 관리로 한국 베란다 정원에 적합한 식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도 꽃을 피워 봄을 미리 준비하는 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