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각자도생 아닌 함께 만들어야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 내일]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각자도생 아닌 함께 만들어야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 승인 2021-08-01 10:19
  • 신문게재 2021-08-02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박은영 사무처장 대전충남녹색연합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얼마 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공용자전거로 출근하는 사진과 이를 기성세대와 다른 젊은 세대 정치인의 행보로 언급하는 기사를 봤다. 사실 그 뿐만 아니라 지금 젊은 세대들은 이동수단으로 자동차만 선택하지는 않는다. 개인 이동수단이(PM, Personal Mobility)이 확대되면서 대학가나 거리에서 (공용)자전거,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모습은 시민들에게는 이미 익숙해진 일상이기도 하다.

그 중 자전거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이동수단으로 오랫동안 시민들의 발이 되어왔다. 자전거는 자동차에 비해 주차 걱정이 없고 유지비도 많이 들지 않는데다 건강도 챙길 수 있다. 무엇보다 탄소제로 교통수단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주행을 위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다. 자동차에 비하면 탄소배출 제로에 가깝다. 미세먼지 배출도 하지 않는다. 자동차에 비해 많은 공간과 인프라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자동차 1대 주차할 곳에 자전거 10대를 세울 수 있다.

하지만 자전거 이용은 자동차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공용자전거를 제외하면 사실 출퇴근이나 이동수단으로서 개인 자전거 이용은 크지 않다. 제4차 대전광역시 자전거 이용 활성화 계획에 따르면, 대전시 수단통행량 중 자전거를 이용한 통행의 비율은 1.7%였고, 2007년부터 2017년까지의 승용차를 제외한 택시, 버스, 자전거 등의 수단이용은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계획의 전체 내용을 보면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 중심으로 도로나 교통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 것,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이 취약한 것, 가장 기본적으로 도난, 보관의 문제도 자전거 이용에 영향을 준다고 보여졌다.

대전충남녹색연합에서 지난 5월 8일부터 7월 4일까지 두 달간 시민들과 함께 대전의 22개 지하철역 주변 자전거 거치대 모니터링과 자전거 이용 활성화와 도난 방지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출퇴근과 통학, 일상 교통수단으로 자전거 이용이 되지 않는 이유 중 도난문제, 자전거 거치대와 보관시설 현황을 파악해 보기 위해서였다. 대전은 인구 1000명당 자전거 거치대 수가 5.65대로 전국 17개 지자체 중 14번째에 해당한다.

시민들과 조사한 모니터링 결과 지하철역 주변에는 총 3298대의 자전거를 거치할 수 있었었다. 그 중 비가림막이 있는 자전거 거치대는 전체의 69%인 2260개였지만 실내주차를 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 가림막 시설은 자전거 일부만 보호받을 수 있게 되어있어 눈, 비에 취약하다. 거치대 자체가 관리를 수시로 하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야외 주차를 꺼리게 되거나 애초에 타고 나오지 않게 된다. 거치대마다 오랫동안 방치된 자전거도 적지 않았다.

자전거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용이 활성화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결과도 있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자전거 보관 및 활성화와 관련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215명 중 65.1%인 140명이 본인 또는 가족의 자전거 도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도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자전거를 대개 집에 보관하거나 자물쇠 구입 등의 비용을 더 썼다고 응답했다. 대전 지하철역 주변에는 도난 방지 장치가 부착되어 있거나 CCTV가 설치되어있는 자전거 거치대나 실내 자전거 주차장은 하나도 없었다.

시민들은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도로의 위험한 요소들을 개선할 것'을 가장 많이 요구했고, '자전거를 우대하는 교통 운영'이 그 뒤를 이었다. 단순히 도로의 정비가 아니라 대전시 전체 교통정책 안에서 자전거를 이용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를 묻는 결과이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대전시 자전거 관련 예산은 96억 정도로 해당 부서인 건설도로과 예산의 9.3%에 불과해 자전거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예산을 확대하는 것부터 시급해 보인다.

앞서 언급한 설문조사 내용 중 '탄소중립 정책에 자전거가 대우 받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응답자의 78.3%가 자전거가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임에도 불구하고 대우를 받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실제 대전시가 세운 미세먼지 저감계획, 그린뉴딜, 지역에너지계획 등의 예산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전기차, 수소차 보급에 쏠려있어 조정이 필요하다. 오히려 자전거와 같이 에너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이동수단 활성화에 예산을 더 투입해야 한다.

탄소제로에 기여하는 자전거가 왜 환경오염의 주범인 자동차보다 대우받지 못하는가. 우리 세금으로 만든 도로를 왜 자동차 타는 이들만 누리는가. 이제 더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가 대우받는 거리'를 경험해야 하지 않을까. 이를 위해 우리는 각자 알아 조심하며 자전거를 타야 하는 '각자도생의 자전거'가 아니라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 자동차 중심의 도시체계를 바꿔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 자전거는 기후위기 대응의 충분한 대안이자 탄소중립의 전략이 될 수 있다.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선도지구 발표 임박…몇 개 구역 선정될까?
  2. "서산 왕산 감태 빵 없어서 못 판다", 서산 어촌마을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라
  3. 세종 파크골프 전문가 키운다… 제2기 아카데미 활짝
  4. [한화에어로 참사] 참사 중간 수사 결과 발표, 사고 한 달 지났지만 정확한 원인 규명 '아직'
  5. [한화에어로 참사] 금속분말-세척수 반응했나… '수소가스 폭발' 가능성도 조사 쟁점
  1. '새벽 스쿨존 30㎞' 손보나… 황운하, 보호구역 탄력 운영법 발의
  2. 대전 밀알복지관,'안전한 보금자리'사업 수행
  3. '외연 확장' KAIST 이광형 총장 이임…실패연구소 이끌며 도전과 개척 강조
  4. 제5대 세종시의회 상임위 구성 마무리… 4개 위원장 모두 민주에
  5. [白壽 김희수와 건양의 사람들] 당신에게 건양은 어떤 이름 입니까…

헤드라인 뉴스


한화에어로 참사 중간수사 결과 "세척기 발화 가능성 커"

한화에어로 참사 중간수사 결과 "세척기 발화 가능성 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참사 발생 한 달 만에 경찰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여전히 규명하지 못했다. 사고 지점이 세척기 주변일 가능성과 당시 작업자들이 세척 설비 내부 탱크를 청소하고 있었다는 정황은 확인됐지만, 폭발을 일으킨 직접 점화원과 작업 공정상 문제, 안전관리 책임 소재는 추가 감정과 보강 수사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2일 대전경찰청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사고 중간 수사 브리핑을 열고 현재까지 현장 합동감식 3회, 압수물 5700여 점 분석, 관계자 32명 조사 등..

대전 선도지구 발표 임박…몇 개 구역 선정될까?
대전 선도지구 발표 임박…몇 개 구역 선정될까?

대전 노후계획도시정비 선도지구 발표가 임박하면서 최대 몇 개 구역이 선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둔산지구의 경우 최대 3개 구역까지 선정 가능하며, 송촌지구는 1개 구역만 신청해 사실상 선정이 확정된 상황이다. 현재 대전시는 국토교통부와 사전 협의를 마친 상태로, 2~3주 내 선도지구 선정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시에 따르면 대전 노후계획도시정비 선도지구 공모에 둔산지구 9곳, 송촌(중리·법동)지구 1곳 등 총 10개 구역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청구역은 특별정비예정구역 27곳 중 1구역(상록수·상아·초원·강변) 3899..

[MSI 2026] 대전 뜨겁게 달군 T1… 이제 우승 향해 달린다! 브래킷 스테이지 대진 확정
[MSI 2026] 대전 뜨겁게 달군 T1… 이제 우승 향해 달린다! 브래킷 스테이지 대진 확정

대전에서 열리고 있는 이스포츠 게임축제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2026)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대표로 출전한 T1이 승승장구하며 본선 라운드 브래킷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페이커' 이상혁의 소속팀인 T1은 1일 진행된 MSI 플레이-인 스테이지 최종전에서 강팀 '리퀴드(TL.북미)'를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완파하며 단 1팀에 주어지는 브래킷 스테이지 진출권을 따냈다. 이로써 T1은 세계 최정상급 8개 팀과 함께 우승을 향한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하게 됐다. T1의 본선 과정은 그야말로 '압도적'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족사랑 금요장터서 농산물 구입 가족사랑 금요장터서 농산물 구입

  • 이재명 대통령,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참석 이재명 대통령,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참석

  • ‘개문냉방 안돼요’ ‘개문냉방 안돼요’

  • ‘함께하는 가치, 소비자의 힘’ ‘함께하는 가치, 소비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