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가 돈이 되는 사회, 퇴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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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혐오가 돈이 되는 사회, 퇴출하라

전국릴레이백리쉬 '해일' 대전서 집회 열고 "인터넷 방송 플랫폼, 여성 혐오 콘텐츠 규제" 촉구
온라인 여성혐오, 정치·언론이 무분별하게 수용

  • 승인 2021-08-20 17:24
  • 수정 2021-08-25 09:38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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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지나가던 한 50대 남성이 시위자들에게 커피 10잔을 사주며 "대한민국은 여성인권 책임져라"라고 외쳤다./이유나 기자
2030 여성들이 모여 인터넷상에서 확산하는 여성혐오 콘텐츠 규제를 촉구하며 백래시 규탄 시위를 가졌다. 사회·정치적 변화에 대한 반발을 뜻하는 백래시(backlash)는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반발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전국 릴레이 백래시 규탄시위 '해일'팀은 20일 대전 은행동 은행교에서 집회를 열고 '여성 혐오 비지니스 처벌'을 주제로 시위를 열었다.

여성혐오에 맞서 국민적 지지와 연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구성된 '해일'팀은 지난 7월부터 부산, 인천, 창원, 포항, 광주에서 각각 '온라인 내 여성혐오 규탄', '여성혐오 비지니스 규탄', '교내 백래시 규탄', '대학 내 여성혐오 규탄', '백래시 부추긴 언론 규탄'을 주제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여섯번째로 찾은 대전에서는 '여성 혐오 비지니스 처벌'을 주제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날 시위에서 "악성 남초 커뮤니티가 온라인 상에서 왜곡된 정보를 통해 반페미니즘 정서를 형성했다"며 "이러한 반페미니즘 정서의 가장 큰 문제는 여성혐오"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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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백래시규탄시위팀 '해일' 공동대표 지인영씨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유나 기자
생산자가 여성혐오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용자가 혐오를 소비해 다시 생산자에게 돈이 되돌아오는 수익구조를 '여성혐오 비지니스'라고 정의하고 "여성혐오 콘텐츠를 제작하는 유튜브와 아프리카TV와 같은 인터넷 개인 방송에 기존 대중매체와 같은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일팀은 "인터넷 개인 방송 플랫폼은 거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심의나 가이드라인이 없어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로 현금 후원과 조회수를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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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위자가 '여성 신상 박제 살인예고까지? 안티페미 유튜버를 고발한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한 유튜버는 '20만원 후원이 들어오면 여성BJ를 죽이겠다'며 살인을 예고하고 그 과정을 중계해 논란이 인 바 있다. 영상 시청자들은 '죽이고 오면 널 후원한다'는 등의 동조하고 응원하는 댓글을 남겼다. 여성혐오 콘텐츠로 돈을 버는 유튜버들의 구독자수는 2021년 현재 30만에서 100만까지 다양하다.

이은주 대전 여민회 디지털 성폭력 상담가는 기자회견에서 "지인제보 계정에 올라와 있는 여성들은 아줌마, 같은 반 여자친구, 아는 누나의 이름으로 사진과 개인 정보가 게재돼 있다"며 "그 밑에 여러 개의 성희롱 댓글이 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미니스트 셜리'라는 채널명으로 유튜버를 하는 공연화씨는 "유튜브 코리아와 같은 1인 창작자 플랫폼은 광고비와 수수료를 취하지만 일방적인 혐오성 댓글 및 컨텐츠는 방치하고 있다"며 "악성댓글을 받고도 유튜브의 비협조적인 태도와 경찰의 안일한 대처로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소리 높였다.

이들은 온라인 여성 혐오를 무분별하게 수용하는 언론과 이를 이용하는 정치권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일 공동대표 김주희씨는 "온라인 상의 여성혐오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언론의 이른바 '커뮤니티발 보도'가 이들의 공신력을 키워주고 정치권이 페미니즘을 이용해 혐오가 재생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명주 충남대 여성젠더학과 교수는 "정치권은 정치·경제를 그르친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서 남녀갈등을 부추기는 꼴"이라며 "여가부 폐지를 논하면서 여가부예산을 빼서 대신 남성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했으니, 이는 영락없이 남녀갈등을 여야대결에 활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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