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음식은 왜 며느리가?'"차례상 첫술은 막내여도 아들이?"...추석 앞두고 고개든 가정내 성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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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음식은 왜 며느리가?'"차례상 첫술은 막내여도 아들이?"...추석 앞두고 고개든 가정내 성역할

매번 고개든 명절스트레스 지자체까지 나서 성역할 고민 나서...대전서도 젠더 첫 수업
여성 똑같은 주제에도 각자 다른 생각 "대화의 장 마련해야"

  • 승인 2021-09-20 09:09
  • 수정 2021-09-20 11:09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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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명절도 기혼여성들은 명절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명절에 시대에 찾아 뵈면 며느리가 부엌에 들어가서 일을 돕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시죠. 시댁을 가면 한 번도 일어서서 맞이해 주신 적이 없어요."


직장인 이은정(39)씨는 추석 연휴 기간중 시댁과 친정에 방문하는 일정을 놓고 남편과 언성을 높였다. 맞벌이 부부인 이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택트 명절이 대세라는 점을 들어 이번 명절엔 시대에 가지 말자고 말했지만, 외아들인 이 씨의 남편은 차례에 빠질 수는 없다며 시댁행을 완강히 주장했기 때문이다. 추석 당일 아침에 가겠다는 이 씨에 남편은 "그럼 그 많은 음식을 누가 하라고?" 라며 당연히 음식 준비는 이 씨의 몫이라고 소리쳤다.

미혼의 명희주(47)씨는 명절 때마다 제사 순서를 놓고 부모님과 얼굴을 붉힌다.



명 씨는 명절 전날 올케들이 차례음식 준비로 힘들까봐 손수 차례음식을 주문하고 집을 찾지만 돌아가신 할아버지 차례상 첫술은 '아들'인 막내 동생이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명 씨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생전에 가장 예뻐했던 것은 큰 손녀인 나였다"며 "조상들을 기리는 제사에 단지 아들이라는 이유로 막내가 먼저 술을 따르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명절마다 고개 드는 성역할=추석을 앞두고 집안내 역할을 놓고 성별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상대적으로 성차별이 완화되고 있는 직장이나 학교와는 다르게 가정내 성차별은 개인들의 영역으로 여전히 공고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가부장문화가 여전히 존재하는 기성세대와 남녀평등을 교육받으며 자란 MZ세대간 젠더가치관이 명절때마다 격렬하게 부딪히고 있다.



온택트 추석에도 불구하고 명절때마다 가족내 마찰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결혼을 하지 않는 비혼 성인 남녀가 늘면서 제사순서나 제사를 모시는 것을 놓고도 가족간 마찰도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공적 영역에서 이런 문화를 바꾸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조윤제(27)씨는 "정부와 지자체, 시민단체에서 여성들이 가사노동에 시달리는 명절 문화 개선을 위해 대화의 창구를 만들어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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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구 중리동 책방정류장 모습. 오민지씨 제공.

▲지역서 처음으로 열린 젠더 수업 '관심'= 젠더 이슈가 2030세대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를 공부하고 토론하려는 시민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17일 대덕구 중리동 독립서점 책방정류장에서는 지난 17일 젠더 책을 읽는 '우리의 첫 젠더수업'이 열렸다. 온라인으로 만나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있는 '우리의 첫 젠더수업'은 책 '나의 첫 젠더수업'을 읽고 온라인으로 만나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모임이름으로 굳어졌다.

코로나 19로 지난달 17일이 첫만남이다. 앞으로도 한 달에 한 번씩 젠더를 주제로 한 책을 읽고 모임을 가질 예정인데, 예정된 책은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이다. 이 책방에선 작년에도 젠더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모임을 꾸렸다. 작년에는 소통에 중점을 뒀지만 올해는 대덕구까지 가세했다. 진행자의 강사비를 대덕구에서 지원하면서 자연스럽게 모임이 공식화 됐다. 서로 젠더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할 공간이 없는 탓에 손님들의 반응은 새롭다는 반응이다. 같은 논제에 대해서도 직장내 성차별, 대학내 성차별 그리고 가정내 성차별 등 다른 답변을 내놓지만, 여전히 견고한 곳은 가정내 성차별이다.


책방 정류장 사장 오민지씨는 "직장 성차별이나 대학 내 성차별은 여성들이 연대해서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가정 내 성차별은 그렇지 않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그는 "남자가 겪는 차별을 문전박대하고 소통하지 않으면 결국 똑같은 혐오가 일어날 것"이라며 "이 같은 논의를 단순히 젠더간 갈등으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에서 문제로 인식하고, 학교 뿐만 아니라 가정, 사회 그리고 제도적 뒷받침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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