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운동도 중독될 수 있다

  • 문화
  • 건강/의료

[의료칼럼] 운동도 중독될 수 있다

오한진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승인 2022-05-01 13:12
  • 신문게재 2022-05-02 10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
오한진 교수
운동을 하게 되면 '엔돌핀(Endorphin)'이 분비된다. 특히 운동 시 발생하는 '베타 엔돌핀'은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물질로 마약과 화학구조가 유사해 마약과 같은 희열을 느끼게 한다. 베타 엔돌핀의 진통효과는 진통제보다 40~200배나 강하다.

이와 같은 진통과 행복감 현상은 운동 시 생성되는 젖산 등 피로물질의 축적과, 관절 또는 근육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체내에서 자동으로 반응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호흡조차 곤란한 사점(Death point)에서 베타 엔돌핀이 급격하게 분비되면 우리 몸은 '세컨드 윈드(Second wind)'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이는 운동 중에 고통이 줄어들면서 운동을 계속하게 하는 의욕이 생기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피로감과 체력소모로 탈진한 신체를 다시 운동 상태로 유지시키기 위해 행복감과 진통효과를 줌으로써 운동의욕을 계속 불어 넣어주는 신체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유쾌한 기분은 묘한 행복감을 느끼는 상태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것이 마약을 복용하는 것보다 더 강력하다고 한다.

이 같은 베타 엔돌핀의 행복감 때문에 운동을 중단하지 못하고 계속하게 되는 것이다.

운동 자체는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데 있어 두말할 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운동중독으로 발전했을 때의 문제는 바로 운동 중 부상이 발생한 경우에 있다. 운동 중 부상이 생겼음에도 운동을 중단하지 못하고, 그것이 부상을 더욱 악화시키면 자칫 고질적인 만성장애로 발전할 수도 있다.

가벼운 운동이라도 규칙적으로 2~3개월 계속하면 100% 운동중독이 생긴다. 하다 못해 매일 3km를 걷는 것만으로도 이런 현상이 생긴다는 것. 운동을 거른 후 불안, 초조, 신경과민, 불쾌감이 생긴다면 이미 이 단계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운동중독에 빠지면 우선 금단증상을 느끼게 된다. 바빠서 하루라도 운동을 못하면 불안하거나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또 희열감을 느끼기 위해 지칠 때까지 운동을 하게 되고, 지속적으로 운동량을 늘려나간다. 더 나아가서는 운동 중 심한 통증이 발생하거나 질환이 나타났는데도 무리하게 운동을 지속하게 된다. 나중에는 스스로 운동을 중단하거나 운동량을 줄이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게 된다.

문제는 운동에 대한 내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다른 중독과 마찬가지로 운동 강도를 계속 높여야 행복감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을 계속 할수록 강도와 시간이 길어지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장년층에서는 매일 등산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 경우 앞 정강이에 피로 골절이 생기는 것이 대표적인 운동중독 부작용이다. 다리를 무리하게 사용하면 정강이뼈에 지속적으로 압력이 가해지고 결국은 뼈에 금이 가는 것이다. 축구에 중독된 사람은 운동 중 발목과 정강이에 부상을 입고도 축구를 계속하는 경우도 흔하다. 마라톤 동호인 중에는 발바닥 근육과 근막에 염증이 생겼는데도 쉬지 않고 달리는 사람도 많다. 길거리 농구에 빠진 청소년 중에는 무릎 인대에 염증이 생겼는데도 운동을 쉬지 않으며, 인라인스케이트는 무릎 연골 파열, 골프는 팔꿈치 인대 염증이 있어도 계속 운동을 하게 된다.

이처럼 운동중독은 신체의 과사용으로 인한 질병을 야기하고, 그 상태를 악화시킨다. 근육이나 인대를 다치면 당분간 쉬면서 회복을 기다려야 하지만 운동중독자들은 통증만 견딜 만하면 바로 다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손상된 근육과 인대는 회복할 사이도 없이 망가지게 되는 것이다.

운동중독을 예방하려면 스포츠의학클리닉 등을 찾아 현재 하는 운동이 자신에게 맞는 운동인지, 강도는 적절한지, 과도한 운동 등으로 신체질환이 발생했는지 등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과격한 운동은 잠재된 질병을 불러내는 위험한 행동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오한진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강당골 계곡 대대적 정비 박차
  2. 성남시, 1기 분당신도시 정비구역 확대 가능성 검토
  3. 경기 광주시, 470만 명 중부권 광역급행철도 JTX ‘조기 추진’ 촉구
  4. 경산시, 경산역~경산시장 야간경관 조성
  5. 대전시 조건 안 맞는 중수청 대안 냈었다… 청사 선정 배경 논란
  1. 세종시 신규 사무관 8명... 새로운 출발 다짐
  2. [르포] "오늘 영업 안 하나요"… 갑작스러운 휴업에 멈춘 홈플러스 유성점
  3. 코스피 7000선 붕괴에 개미들 '통곡'... 매도 사이드카에 서킷브레이커까지
  4. 산부인과 병·의원 중 분만가능 대전 21% 충남 30%…심평원 의료데이터 공개
  5. 신산업·신기술 분야 직업계고 학과 재구조화 속도

헤드라인 뉴스


"버스 한번 타기 어렵다"…유성구 마을버스 노선개편 수년째 공회전 주민 불편

"버스 한번 타기 어렵다"…유성구 마을버스 노선개편 수년째 공회전 주민 불편

대전 유성구 마을버스 노선 개편 문제가 수년째 공회전을 거듭해 주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신도심과 외곽 지역 등을 중심으로 버스 수요는 늘고 있지만, 구비 부담이 커 노선 증설이 어렵고 시내버스와 운행이 겹치는 일부 노선의 적자도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행정당국의 재정부담이 마을버스 노선 개편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인데 일각에선 향후 대전시 순환버스 도입 과정에서 마을버스 노선을 통합,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3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유성구 마을버스는 총 18대, 3개 노선으로 1번(충대농대종점~청벽산공원)..

[전통시장 현대화, 그 다음] "시설은 좋아졌는데"…신규 고객은 없다
[전통시장 현대화, 그 다음] "시설은 좋아졌는데"…신규 고객은 없다

낡은 시설을 바꾸면 전통시장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정부와 지자체는 낙후된 시설을 정비하고, 편의성을 높이는 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전통시장이 거대한 유통 공룡들과 맞서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을 세웠다. 대전의 전통시장들도 현대식 지붕을 설치하고 주차장을 확장하며 손님맞이 채비를 마쳤다. 그러나 현대화 사업의 종착지는 단순히 '쾌적한 시장'이 아닌 '사람이 모이는 시장'이어야 한다. 화려해진 외형에 비해 정작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당길 차별화된 콘텐츠와 운영 전략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마트와의 경쟁력은 외..

촉법소년 `1살 하향` 제동… 연령 기준 다시 논의되나
촉법소년 '1살 하향' 제동… 연령 기준 다시 논의되나

강력·중대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의 연령 기준을 한 살 낮추려던 정부 방안이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국무회의에서 성평등가족부의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 공론화 결과를 보고받고 "특정 범죄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한 살 낮추자는 것은 너무 미약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날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고 국민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뒤 다시 토론하자고 주문했다. 성평등가족부는 이날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공론화 결과를 보고했다. 시민참여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초복 앞두고 북적이는 삼계탕집 초복 앞두고 북적이는 삼계탕집

  • ‘집 밖이 더 낫다’…쪽방촌의 힘겨운 여름 나기 ‘집 밖이 더 낫다’…쪽방촌의 힘겨운 여름 나기

  • ‘썸머케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썸머케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 드론 벼 병해충 공동방제 드론 벼 병해충 공동방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