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거리의 좌절과 희망] 재개발로 땅값 5배 뛰어…인쇄인들 '생존권' 위기

[인쇄거리의 좌절과 희망] 재개발로 땅값 5배 뛰어…인쇄인들 '생존권' 위기

임시상가 '현실성' 놓고 의견 분분
"궁극적 해결책은 인쇄산단" 한 목소리

  • 승인 2022-06-13 16:29
  • 수정 2022-06-21 17:12
  • 신문게재 2022-06-14 2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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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정동·삼성동 일대 인쇄거리에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히 진행되며 땅값도 급격하게 상승했다.
[시리즈 순서]
1. 생존권 위기에 놓인 대전 인쇄 거리
2. 재개발 조합과의 갈등 무엇이 문제인가?
3. 100년 역사 대전 인쇄거리
4. 인쇄거리 전성기를 추억하는 사람들
5. 인쇄업은 사양산업일까? 종이를 찾는 사람들
6. 서울 인쇄거리&경기도 인쇄산업단지
7. 대구 인쇄산업단지 추진과 성공사례

8. 인쇄산업단지 유치 경제적 효과▲ 대전.충남의 근현대 인쇄 발달사

 

2. 재개발 조합과의 갈등 무엇이 문제인가?

"재개발·재건축으로 땅값이 5배나 뛰며 전국 3대 인쇄특화거리는 없어지게 생겼어요. 대구에서 적극적으로 산단을 만들고 서울에선 대책을 세우고 있는데 대전만 인쇄업에 신경을 안 씁니다."


대전 동구 정동·삼성동 일대 인쇄거리 곳곳엔 낙후된 건물과 함께 재개발·재건축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보였다. 하지만 정작 인쇄거리를 지키고 있는 인쇄인들은 웃지 못했다. 땅값은 급격하게 상승하는데, 생업을 이을 부지는 없어 생존권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재개발·재건축 전엔 평당 800만 원이었던 곳이 지금은 4000만 원에서~45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인쇄인들은 2007년부터 인쇄출판산업단지를 요청했지만, 역대 대전시장들은 공약으로 내세웠을 뿐 실제로 지키진 않았다.

박영국 대전인쇄조합장은 "인쇄거리에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되는데 조합장은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이어 "대전역은 대전의 관문이고 교통의 중심지인데 대전시는 원도심을 살리진 못할망정, 상업구역에 아파트를 지어 주거지역으로 만드는 거꾸로 가는 행정"이라며 "결국 시공사와 건설사만 배를 불리는 것 아니냐"며 핏대를 세웠다. 구자빈 대전인쇄출판산업단지조합장도 "구청장은 주택 재개발 인허가 전에 땅값이 뛰어 인쇄인을 생존권 위기에 놓이게 될 것을 살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인쇄인들과 재개발조합 간의 갈등이 고조되며 고소·고발까지 일어났다. 구자빈 대전인쇄출판산업단지조합장은 삼성 1구역 재개발조합 측으로부터 업무방해죄와 모욕죄 상해죄로 고소당했다. 모욕죄는 조합 측에서 공소를 취소했으며 업무방해죄는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상해죄는 현재 재판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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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기계는 크고 무거울 뿐만 아니라 상가는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인쇄산단조합 측의 주장이다.
인쇄거리 재개발·재건축을 둘러싼 갈등의 핵심은 인쇄상가다. 남상채 삼성 1구역 재개발조합 이사는 "재개발이 진행되면 인쇄인들은 갈 곳이 없으니 구역 내에 임시 상가를 짓고 완공 후 재개발이 끝나면 인쇄타운을 지어야 한다"며 "재개발 때문에 시간이 촉박해 인쇄인들은 2024년까지 이주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구자빈 인쇄출판산업단지조합장은 반대했다. 구 조합장은 "인쇄기계는 규모가 크고 무거울 뿐만 아니라 자극에 예민해 상가에 옮기기 힘들다"며 "대규모 상가가 필요할 텐데 관리비는 어떻게 해결할 건가"라며 현실성 없는 대책이라고 했다. 또한, "재개발 전에 산업단지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것이 불가능하면 과거 MBC가 있던 사거리에 인쇄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상가와 공장부지라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국 대전인쇄조합장은 "재개발로 피해 보는 업체가 160~180개 업체"라며 "임시인쇄상가를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입주하는 조건으로 3천 평을 요구했는데 지금 800평 짓겠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걱정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임시상가 비용을 삼성 1구역에 마련해야 해서 조합원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아직 승인을 얻었다는 말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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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인쇄업이 마케팅과 결합해 디자인, 기획, 전자책 등으로 폭이 넓어졌다.
이들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건 인쇄산업단지다. 인쇄인들은 물론, 과거 인쇄인이었던 남상채 재개발 조합 이사도 '인쇄출판산업단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인쇄업이 사양산업이라는 것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남 이사는 "궁극적인 해결책은 산단"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쇄업이 출력만 한다는 것은 편견"이라며 "지금은 인쇄업이 마케팅과 결합해 디자인, 기획, 전자책, SNS 디자인 등으로 폭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구자빈 대전인쇄출판산업단지조합장도 "5G시대가 되며 인쇄물에 QR코드로 수업, 조립설명 등 동영상과 연결해 인쇄업은 종이 매체와 영상매체의 장단점을 융복합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최첨단 업종"강조했다. /이유나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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