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학교폭력과 학교교육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학교폭력과 학교교육

신동철 법무법인 유앤아이 변호사

  • 승인 2023-04-16 09:27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11
신동철 변호사
학교폭력이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근 방영된 '더글로리' 같은 드라마, 유명 운동선수와 연예인에 대한 학교폭력과 미투 신고, 그리고 고위공무원 후보자 자녀의 학교폭력과 관련된 이슈들이 많아지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12일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심의·의결했다.

주된 내용은 학교폭력과 관련해 학생부에 기록된 조치사항은 대입 정시에도 반영되고 그 기록을 삭제하려면 피해자 동의가 필요하며 가해자와 피해자의 즉시 분리 기간을 3일에서 7일로 연장하고 학교장이 가해자에 대해 학급을 교체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대책은 크게 학교폭력의 무관용 원칙과 피해자 중심 보호조치 강화, 현장의 학교폭력 대응력 제고, 인성교육 강화 등 3가지 추진 방향을 마련했다. 사회적 관심이 높은 만큼 시의에 맞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그 대상자가 미성숙한 미성년자인 점, 그리고 교육적인 가치를 우선시해야 할 교육현장이라는 점을 간과한 대책이 아닌가 우려스럽다.

학교폭력을 관리하고 담당하고 관리하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처음 2004년도에 제정되었을 때 주로 문제가 되었던 것은 지속적인 괴롭힘, 흉포화, 집단화되는 폭력의 양태에 대해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고, 그에 따라 어느 정도의 역할은 했다고 본다.



이번 대책의 주요 목표가 가해자들에게 학교폭력을 하면 반드시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을 확립하고, 사회에 나갔을 때 학교폭력이 큰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강화하며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관용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 즉 엄벌주의를 기치로 내건 것이다. 그러나 학교현장에 드라마와 같은 강력 사건들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런 문제들은 수사기관의 도움을 바로 받기에도 용이하다.

오히려 대다수 문제는 사소하게 보일 수 있는 일들에서 시작된다. 학생들 간의 욕설을 포함한 언어폭력, 따돌리는 행동들, 일회적인 신체접촉 등이다. 이런 행동을 하는 가해 학생이 결코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둘 이상의 자녀만 키워 보더라도 자녀들이 서로 놀리거나 때린 행위, 무심코 뱉어버린 나쁜 말의 결과만을 가지고서 누구의 잘못인지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한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책임이 서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왜 그런 결과가 있었는지를 상세하게 파악해 그런 잘못이 반복되지 않고 갈등이 더 커지지 않도록 하고 서로에게 피드백을 잘해 주는 것이 교육기관이 우선 해야 할 역할이다.

수사권이 없는 교육 당국에서 오히려 엄벌주의를 강화하다가는 억울한 가해자를 만들 수 있고, 그런 억울한 면을 다투기 위해 소송이 빈번해질 수 있다. 결국 분쟁 해결을 학교 밖 주체들에게 미루어 분쟁 해결의 외주화를 재촉하고 학교가 소송판이 되어 잘잘못만 가리다가 교육이 설 자리가 없어질 우려가 있다. 이런 점에서 교권 강화를 통해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학교폭력에 대응하고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대응력을 높일 수 있게 한 이번 대책에 대해서는 기대하는 바가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도 가해학생에 대한 엄벌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을 어떻게 존중하고 배려해야 하는 근본적인 교육이 중점이 되어야 한다.

2022년 말 국회는 '초중등교육법'에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에 관해 '학교의 장과 교원은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교원의 교육활동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법령과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지도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과거에는 이런 규정이 없더라도 교원의 학생지도가 당연했는데, 교원들의 학생지도에 명문적인 근거가 없어 점점 소극적이 되고 있는 것에 비추어 명문 근거를 만든 것이다. 학교도 교권이 무너졌다는 세태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이번 대책과 법령의 정비를 계기로 지식의 전달자라는 소극적 역할을 넘어서 적극적인 훈육과 선도를 통해 인격함양의 역할을 하는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게 되기를 바란다.

/신동철 법무법인 유앤아이 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건강]설명절 허리·다리 통증의 숨은 원인은?
  2. 줄지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근조화환
  3. 대전 공유재산 임대료 경감, 올해도 이뤄지나... 60% 한도 2000만원서 3000만원 상향 검토
  4.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놓고 여야 갈등 심화
  5. 이주 작업 한창 장대B구역 '빛이 머무는 순간' 헤리티지 북 발간
  1. 대전·충남 통합 변수...충청광역연합 미래는
  2. 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211조 원 돌파 쾌거
  3. 규모만 25조 원…대전·충남 통합 지자체 금고 경쟁구도 주목
  4. '왼손엔 준설 오른손에 보전' 갑천·미호강, 정비와 환경 균형은?
  5. 전남 나주서 ASF 발생, 방역 당국 긴급 대응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행정통합 주민투표 행안부에 요청

대전시, 행정통합 주민투표 행안부에 요청

대전시가 11일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에 대한 '주민투표'를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만든 행정통합 특별법안에서 기존 대전시와 충남도가 논의해 국민의힘이 발의한 법안에 담긴 정부 권한·재정 이양이 대폭 사라지면서 행정통합의 실효성에 의구심이 든다며 시민의 의견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지방분권의 본질이 사라지고 정치 도구와 선거 전략으로 변질해 행정통합이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추진되고 있다"며 "번갯불에 콩 볶듯 진행하는 입법을 즉각 중단하고, (행정안전부는) 주민..

대전 재건축 바람 부나…  곳곳에서 사업 추진 본격화
대전 재건축 바람 부나… 곳곳에서 사업 추진 본격화

대전 노후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다.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으며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선 단지가 있는가 하면, 조합설립을 준비하는 대단지 아파트도 잇따르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법동2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6일 재건축사업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았다. 해당 사업은 대전 대덕구 법동 281번지 일원, 면적 2만 7325.5㎡ 규모에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한다. 이 사업은 기존 삼정하이츠타운 아파트 총 13동 468세대를 허물고, 총 6개 동 615세대를 짓는다. 사업장..

걷고 뛰는 명품 `동서 트레일`, 2026년 512km 완성
걷고 뛰는 명품 '동서 트레일', 2026년 512km 완성

걷고 뛸 수 있는 트레일(자연 탐방로)이 2026년 동서 구간으로 512km까지 확대·제공된다. 산림청(청장 김인호)과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이사장 서경덕)는 동서 트레일의 성공적인 안착과 체계적인 운영 관리를 위한 2026년 시범사업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올해 사업 대상은 지난해 17개 구간(244km)에서 약 2배 이상 확대된 32개 구간에 걸친 총 512km. 신규 코스에는 충남 태안(2구간)과 서산(5구간), 홍성(10구간), 경북 봉화(47구간) 및 분천(51구간) 등이 포함됐다. 각 구간에 거점 안내소도 설치한다. 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 전달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 전달

  • ‘어려운 이웃을 위한 떡국 떡 나눠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떡국 떡 나눠요’

  • 줄지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근조화환 줄지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근조화환

  •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놓고 여야 갈등 심화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놓고 여야 갈등 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