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이제는 지방시대

  • 오피니언
  • 세상읽기

[세상읽기]이제는 지방시대

  • 승인 2023-11-08 16:21
  • 신문게재 2023-11-09 18면
  • 이성희 기자이성희 기자
성희
10월 30일 경기도 김포한강차량기지를 방문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을 해결한다며 김포시를 서울특별시에 편입하는 것을 당론으로 정하고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발언 이후 서울 편입은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며 국민들을 비롯해 정치권을 시끄럽게 만들고 있다.

또한 김포에 이어 경기도의 다른 지자체들도 편입을 요구하는가 하면 추진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 구리시가 서울 편입 추진계획을 발표했고 하남시와 광명시 등도 편입 추진에 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야당과 일부 국민들은 여당의 이런 발표에 대해 강서구청장의 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론 회피, 내년 총선을 위한 선거용 제안이 아니냐는 비판을 하고 있다. 추진 계획만 밝혔을 뿐 아직 어떠한 것도 나오지 않은 선언적 의미의 발표라고 크게 확대 해석하진 않는 분위기다.

실제 김포시가 서울로 편입이 되는 조건은 까다롭다. 우선 정부가 행정구역 변경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며 김포시의회, 경기도의회, 서울시의회의 동의 혹은 주민 투표로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후 김포시, 경기도, 서울시가 행안부에 관할구역 변경 건의를 내게 되고 행안부는 정부 입법 형태로 국회에 법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후 국회에서 가결되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편입이 이뤄지게 된다. 다만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행안부 건의를 포기하거나 의회에서 반대할 경우 편입은 물거품이 된다.



지방자치제도 부활 후 지자체를 통합·편입하려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실제 성공한 사례는 편입 3건, 통합 2건이 전부다. 통합은 말 그대로 기존 지자체들이 폐지되며 하나의 지자체로 묶이는 것을 말하며 편입은 기존 지자체의 체계는 유지하며 상급자치단체로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편입은 1995년 정부 주도로 달성군을 경북도에서 대구시로, 웅진·강화군을 경기도에서 인천시로 편입시킨 사례다. 올해 7월에는 경북 군위군이 대구시에 편입됐는데 국가 정책으로 이뤄진 편입이 아닌 지자체간 합의에 의해 이뤄진 첫 사례다.

통합은 2010년 경북 창원시와 마산시, 진해시가 통합 창원시로 탄생했고 2014년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하며 청주시가 됐다.

지자체 통합이 모두 이뤄진 것은 아니다. 전주시와 완주군은 1990년대부터 3번이나 통합을 하려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2013년에는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까지 실시했으나 완주군민들의 반대로 통합이 성사되지 못했다. 또한 창원시와 청주시 통합 때 함께 추진된 경기도 성남·광주·하남시 통합안도 국회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하며 결국 무산됐다.

지방시대를 강조하는 현 시점에서 김포의 서울 편입은 맞지 않는다는 분위기도 편입 추진을 어둡게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지방시대 엑스포 및 지방자치 균형발전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국가 균형발전이라고 하는 것은 지역도 수도권 못지않게 따라잡자는 것이지, 각 지역들이 다 똑같이 될 수는 없다"며 "지역이 발전하고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그 합이 바로 국가의 발전과 경쟁력이 되는 것"이라며 지방 균형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같은 여당의 광역 단체장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지난 6일 수도권 편중을 지방에 분산시킬 수 있도록 지방 메가시티에 대한 청사진이 먼저라고 자신의 소감을 밝혔다. 또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상생 방향과 불균형 해소에 대한 방안이 먼저 이뤄지고 수도권 내 행정구역 정비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서울 메가시티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충청권은 이미 4개 시·도가 하나의 광역생활·경제권을 만들어 공동발전을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이 그것인데 수도권 편중 심화에 따른 지역 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르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직 김포의 서울 편입은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다. 다만 지방시대를 외치는 현 시점에서 인구와 일자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비정상적인 구조의 대한민국에서 서울 메가시티가 과연 옳은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성희 뉴스디지털부 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호국보훈의 달] 나라를 지킨 참전영웅들…어린이 위로공연에 '눈물'
  2. 아산시, 취약지역 하수도시설 일제 점검
  3. 아산선도농협, 고추재배농가에 영농자재 지원
  4. 아산시, 반려동물 장례문화 인식개선 적극 추진
  5. 천안시의회 권오중 의원, "교통약자 보호 및 시민 보행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1. 천안시, 제77회 충청남도민체육대회서 주택안심계약 홍보
  2. 천안시의회 정도희 의원 대표발의, 천안시 마을행정사 운영에 관한 조례안 본회의 통과
  3. 천안법원, 신체일부 노출한 채 이웃에게 다가간 20대 남성 '벌금 150만원'
  4. 천안시의회 유영채 의원, '전세피해임차인 보호조례' 제정… 실질 지원과 안전관리까지 법제화
  5. 여름휴가와 미래 정착지 '어촌' 매력...직접 눈으로 본다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해수부 논란에 행정수도 완성 진정성 의문

李정부, 해수부 논란에 행정수도 완성 진정성 의문

이재명 정부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추진하며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 대표 공약이었던 행정수도 완성 의지에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집권 초부터 PK 챙기기에 나서면서 충청권 대표 대선 공약 이행에 대한 진정성은 실종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자칫 충청 홀대로 해석될 여지도 있는 대목인데 더 이상의 국론 분열을 막기 위해선 특별법 제정 또는 개헌 등 행정수도 완성 로드맵을 조속히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5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임기 내 국회 세종의사당..

대전시의회, 유성복합터미널 BRT 등 현장방문… "주요 사업지 현장방문 강화"
대전시의회, 유성복합터미널 BRT 등 현장방문… "주요 사업지 현장방문 강화"

대전시의회가 유성복합터미널 BRT 연결도로와 장대교차로 입체화 추진 예정지 등 주요 사업지를 찾아 현장점검을 벌였다. 산업건설위원회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현장, 교육위원회는 서남부권 특수학교 설립 예정 부지를 찾았는데, 을 찾았는데, 이번 현장점검에 직접 나선 조원휘 의장은 "앞으로 민선 8기 주요 사업지에 대한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장은 13일 유성구 일대 교통 현안 사업 현장을 찾았다. 먼저 유성복합터미널 BRT(간선급행버스체계)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유성복합터미널 BRT 연결도로는 유성구..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흥행에…주변 상권도 `신바람`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흥행에…주변 상권도 '신바람'

올 시즌 프로야구 흥행에 힘입어 경기 당일 주변 상권들의 매출이 2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 야구장 중 주변 상권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구장은 한화이글스의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다. 15일 KB국민카드에 따르면 2022~2025년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개막 후 70일간 야구 경기가 열린 날 전국 9개 구장 주변 상권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2022년 대비 2023년 13%, 2024년 25%, 올해 31%로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체크카드로 결제한 141만 명의 데이터 5..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아빠도 아이도 웃음꽃 활짝 아빠도 아이도 웃음꽃 활짝

  • ‘내 한 수를 받아라’…노인 바둑·장기대회 ‘내 한 수를 받아라’…노인 바둑·장기대회

  • ‘선생님 저 충치 없죠?’ ‘선생님 저 충치 없죠?’

  • ‘고향에 선물 보내요’ ‘고향에 선물 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