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다시 돌아온 가짜정당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다시 돌아온 가짜정당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

  • 승인 2024-03-17 16:32
  • 신문게재 2024-03-18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설재균 팀장
설재균 팀장
가짜 정당이 다시 돌아왔다. 새로운 이름으로 말이다. 국민의미래, 더불어민주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비례위성정당이 다시 등장했다. 4년이 흘렀지만 2020년 21대 총선에서 받아 든 투표용지와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을 테니, 정당투표의 1번과 2번은 또 다시 비어 있고 우리는 비례위성정당인 3번부터 시작하는 투표용지를 받을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더불어민주당과 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등은 비례대표 후보 접수를 마치고 본격적인 후보 선정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2020년 첫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선거에서 발생하는 사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작됐다. 정당 득표율과 지역구 당선 의원 수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수를 조정하는 것이 연동형 비례대표제고 여기서 50%만 적용한 것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시민의 투표결과와 국회 구성이 비슷해지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한국 정치 지형은 거대양당이 독식하고 있는 구조지만 시민은 그보다 다양하다. 두 정당 사이의 중간 어딘가에 존재하는 시민, 보다 더 개혁적인 생각을 하는 시민도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시민은 민주주의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요건이다.



하지만 거대 양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포기할 수 없기에 위성정당을 또 다시 만들어냈다. 지난 4년간 준연동형비례대표제의 보완을 위한 아무런 활동이 없던 것이 아니다. 2023년 7월 헌법재판소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기존의 병립형 선거제도보다 비례성을 향상시킨 제도'라고 말하며 합헌을 인정한 바 있다. 또한 시민사회, 학계, 정당 등에서도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보완을 위해 위성정당 방지 등 다양한 토론을 진행해오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이 있었지만, 제도 보완은 이뤄지지 않았다.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의출현을 보고도 그 무엇도 하지 않은 결과는 사실상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별반 다를게 없게 되었고, 이는 국회의 직무 유기로 밖에 볼 수 없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계속 주장하는 국민의힘은 차치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과 함께하는 '일부' 진보정당과 시민사회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목적을 달성하기보다는 선거연합정당이라는 허울 좋은 플랫폼을 이용해 준연동형 비례제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선거 연합에 대해 평가할 수 있겠지만, 위성정당이라는 본질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그동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준비해 온 노력과 역사는 잊히고, 각 집단의 이합집산만이 남게 되었다.

현재 이 두 정당을 주도하는 비례위성정당에서 시민들이 자유로워 질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인다. 그리고 현재의 국회는 불완전한 선거제도를 바꿀 수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부당하고 꼼수 정당을 탄생시킨 두 정당을 심판하는 투표를 해야 한다. 이번에도 비례위성정당이 성공하면 선거개혁은 요원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위성정당 같은 정당하지 못한 방식은 선거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을 시민의 투표로 깨닫게 해야 하지 않을까?

완전무결한 제도는 없다. 시민과 함께 토론, 합의를 통해 제도의 취약성을 보완하고 더 나은 제도로 만들어가는 것이 민주주의일 것이다. 그렇기에 두 정당의 이기적 산물인 비례위성 정당을 그대로 지켜볼 수는 없다. 위성정당의 부당함을 심판하고, 국회에 더 많은 비례성과 대표성, 다양성을 주기 위해 비례위성정당에 투표하지 말자고 제안해본다.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내방] 구연희 세종시교육청 부교육감
  2.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026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 접수 시작
  3.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4. 재난위기가정 새출발… 희망브리지 전남 고흥에 첫 '세이프티하우스' 완공
  5. 수능 앞 간절한 기도
  1. [한 장, 두 장 그리고 성장] 책을 읽으며 사람을 잇고 미래를 열다
  2. 고물가에 대전권 대학 학식 가격도 인상 움직임…학생 식비부담 커질라
  3. 대전 2026학년도 수능 응시자 1만 6131명… 교육청 "수험생 유의사항 필독해야"
  4.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5. 충남 청년농 전용 '임대형 스마트팜' 첫 오픈… "돈 되는 농업·농촌으로 구조 바꿀 것"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 수능 앞 간절한 기도 수능 앞 간절한 기도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