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거수기의 끝, 대전시의회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거수기의 끝, 대전시의회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

  • 승인 2024-05-12 09:45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aaaa
설재균 팀장
5월 10일 대전시의회 제277회 임시회가 끝났다. 이번 임시회는 조례 제∙개정 심의 및 2024년 대전시와 교육청의 1차 추경 예산 심의를 하는 중요한 회기였다. 하지만 지난해 세수 감소의 충격을 대전시와 대전시의회는 잊은 듯하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막대한 세수 펑크와 지방재정 세수 부족으로 2024년도 예산을 삭감하고 2천4백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한 대전광역시는 공무원 단체 근무복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만드는 이유는 소속감과 책임 의식,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한다. 근무복을 지급하기 위한 예산은 2029년까지 7억여원의 예산 추계도 마친 상태다. 7억이 큰돈이 아니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우선순위 상위에 등장할 사업인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하다. 시작은 작년 2024년 본예산 편성 시기로 돌아가야 한다. 대전시는 근무복 디자인을 위해 5천만원을 편성했고, 2천800여 명의 공무원에게 근무복을 지급하는 계획을 세웠다.

정책 추진의 명분이 부족해보이는 사업이었는데, 이번에는 대전시의회가 두 팔 걷고 대전시가 추진하는 정책을 도와주는 모양새다. 정명국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전광역시 공무원 후생복지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다. 개정된 조례안 내용은 제7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속 공무원의 현장 민원, 재난 대응 등 업무 편의를 위한 피복 등 복장 지원이 새롭게 신설됐다. 이제 근무복을 지원 할 수 있게 된 근거가 마련이 된 것이다.



거수기는 자신의 주관 없이 남이 시키는 대로 하는 말로 주로 정치권에서 많이 사용한다. 대전시의회는 이장우 시장이 추진하는 정책의 방향에 맞춰, 조례를 발 빠르게 개정했다. 이 정도면 대전시의회는 대전시청의 하위 기관으로 봐도 무방해 보인다.

대전시의회의 거수기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국민의힘 18명, 더불어민주당 4명으로 개원한 대전시의회는 현재 국민의힘 20명, 더불어민주당 2명으로 여대야소 지형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전시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간담회도 부실하게 진행된 사례도 있고, 인사청문회 조례를 만드는 과정에서 청문회 대상 기관도 축소 시켰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아교육비지원조례도 이장우 시장이 추진하겠다는 발언이 나온 뒤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 바로 통과시켰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이장우 시장이 원하는 대로 딱딱 원하는 대로 조례를 변경 해주고 통과 시켜주는 꼭두각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밖에 안보인다.

물론 시의 정책에 맞춰 지원하는 것 또한 하나의 역할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또한 감시와 견제라는 측면이 없다면 빈 껍데기일 뿐이다. 소상공인, 공동체, 청년 정책 등에서 예산을 삭감하면서 근무복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필요한 사업인지 물었어야 한다. 하지만 대전시의회에서 누구도 문제제기 하지 않았다. 문제의식 부재한 상황에서 무비판적인 조례 개정과 통과까지 지켜보고 있으면 대전시의회가 누구의 의회인지 잘 모르겠다.

오는 7월이면 개원 한지 만 2년이 되는 대전시의회는 새로운 의장단 구성을 앞두고 있다.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게 될 지방의회는 계속해서 대전시의 거수기 노릇을 할 것인지, 비판과 견제라는 태도를 다시금 상기 할지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

변화할 수 있는 시간도 2년밖에 남지 않았다. 대전 시민에게 어떻게 대전시를 견제, 감시하면서 협치 해 나갈 것인지, 어떤 지방의회를 만들어 나갈 것인지 이야기 하는 준비를 해나가야다. 대전시의회가 거수기 비판을 벗어나, 제 기능을 회복하는 후반기 대전시의회를 기대해 본다.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중도초대석] 임정주 충남경찰청장 "상호존중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작은 변화부터 이끌 것"
  2. "내년 대전 부동산 시장 지역 양극화 심화될 듯"
  3. [풍경소리] 토의를 통한 민주적 의사결정이 이루는 아름다운 사회
  4. 대전·세종·충남 11월 수출 두 자릿수 증가세… 국내수출 7000억불 달성 견인할까
  5. SM F&C 김윤선 대표, 초록우산 산타원정대 후원 참여
  1. 코레일, 철도노조 파업 대비 비상수송체계 돌입
  2. 대전 신세계, 누적 매출 1조원 돌파... 중부권 백화점 역사 새로 쓴다
  3. 대전 학교급식 공동구매 친환경 기준 후퇴 논란
  4. LH, 미분양 주택 매입 실적…대전·울산·강원 '0건'
  5. [특집] CES 2026 대전통합관 유레카파크 기술 전시 '대전 창업기업' 미리보기

헤드라인 뉴스


충남도, 18개 기업과 투자협약… 6개 시군에 공장 신·증설

충남도, 18개 기업과 투자협약… 6개 시군에 공장 신·증설

국내외 기업 투자 유치를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인 충남도가 이번엔 18개 기업으로부터 4355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끌어냈다. 김태흠 지사는 23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김석필 천안시장권한대행 등 6개 시군 단체장 또는 부단체장, 박윤수 제이디테크 대표이사 등 18개 기업 대표 등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18개 기업은 2030년까지 6개 시군 산업단지 등 28만 9360㎡의 부지에 총 4355억 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신증설하거나 이전한다. 구체적으로 자동차 기계부품 업체인 이화다이케스팅은 350억 원을 투자해 평택에서..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백마강을 휘감아 도는 물길 위로 백제대교가 놓여 있다. 그 아래, 수북정과 자온대가 강변을 내려다본다. 자온대는 머리만 살짝 내민 바위 형상이 마치 엿보는 듯하다 하여 '규암(窺岩)'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이 바위 아래 자리 잡은 규암나루는 조선 후기부터 전라도와 서울을 잇는 금강 수운의 중심지였다. 강경장, 홍산장, 은산장 등 인근 장터의 물자들이 규암 나루를 통해 서울까지 올라갔고, 나루터 주변에는 수많은 상점과 상인들이 오고 가는 번화가였다. 그러나 1968년 백제대교가 개통하며 마을의 운명이 바뀌었다. 생활권이 부여읍으로 바..

이춘희 전 세종시장, 2026년 지방선거 재도전 시사
이춘희 전 세종시장, 2026년 지방선거 재도전 시사

이춘희 전 세종시장이 23일 시청 기자실을 찾아 2026년 지방선거 재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경 보람동 시청 2층 기자실을 방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공식화했다. 당 안팎에선 출마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졌고, 이 전 시장 스스로도 장고 끝에 결단을 내렸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 내 시장 경선 구도는 이 전 시장을 비롯한 '고준일 전 시의회의장 vs 김수현 더민주혁신회의 세종 대표 vs 조상호 전 경제부시장 vs 홍순식 충남대 국제학부 겸임부교수'까지 다각화되고 있다. 그는 이날 "출마 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