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 견디는 이차전지용 하이브리드 전극 소재 개발… 군사 등 다방면 활용 기대

  • 경제/과학
  • 대덕특구

혹한 견디는 이차전지용 하이브리드 전극 소재 개발… 군사 등 다방면 활용 기대

현재 흑연 음극재보다 5배 높은 방전 용량 자랑
"자동차, ESS, 정보통신기기 등 사용될 수 있을 것"

  • 승인 2024-08-13 16:42
  • 신문게재 2024-08-14 9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ㅇ
티안트렌과 니켈 이온의 산화반응으로 개발된 SKIER-5. 왼쪽부터 티안트렌, 니켈, SKIER-5. 에너지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영하 20도 혹한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이차전지용 금속-유기 하이브리드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 상온에서만 안정적으로 작동하던 기존 이차전지의 한계를 극복하며 전기차, 드론, 초소형 전자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이 기대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은 재생에너지연구소 에너지저장연구단 유정준·김현욱·임강욱 박사 연구진이 티안트렌 기반의 유기 리간드와 니켈 금속이온을 조합해 전도성 금속-유기 구조체 'SKIER-5'를 개발했고 13일 밝혔다.

현재 리튬 이차전지 음극 구성에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는 흑연이다. 열역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면서 가격이 저렴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흑연 음극으로 구성된 이차전지는 영하의 온도에서 저장 용량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치명적 단점을 안고 있다. 충전 과정서 음극 표면의 덴드라이트를 형성해 열폭주와 폭발 위험성도 안고 있다. 덴트라이트는 리튬 일부가 음극재에 저장되지 않고 음극 표면에 나뭇가지처럼 길쭉하게 쌓이는 형태로, 이게 크게 자랄 땐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분리막을 뚫고 양극에 도달해 폭발을 일으키는 쇼트가 발생할 수 있다.

[사진자료]
에너지연 연구진이 개발된 음극을 실험하고 있다. 에너지연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구조체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이다. 상온에선 물론 영하의 온도에서 흑연보다 5배 높은 방전 용량을 나타냈다. 일반적으로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 방전 용량이 줄어드는 것과 달리 1600번을 충·방전을 반복한 결과 용량이 1.5배 증가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포항가속기연구소의 X-선 구조 분석을 통해 이온의 산화 환원 반응이 용량 증가를 일으키는 것을 확인했다. 탄소로 구성된 흑연과 달리 니켈 이온과 헤테로 원소(질소, 인 등)를 포함한 유기 구조체는 리튬 이온과 상호작용해 전자가 이동하는 산화 환원 반응이 일어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더 많은 전자를 품게 돼 방전 용량이 증가하는 원리다.

SKIER-5의 동작 원리는 양자 화학을 이용해 예측값을 도출하는 '제일원리 계산'으로 검증했다. 전지의 충·방전 매커니즘을 알기 위해선 리튬 이온이 삽입되는 위치에 따른 전자 구조의 변화를 알아야 하는데, 실험적인 방법으로 변화를 관측할 수 없어 계산 과학이 활용된다.

[사진자료] 계산과학을 통한 SKIER-5의 성능검증
연구진이 계산과학을 통해 SKIER-5의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연구진은 계산을 통해 X-선 구조 분석과 일치하는 SKIER-5의 격자 구조를 찾고 리튬의 흡착 위치를 예측해 최대 용량과 전압을 계산한 결과 예측값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SKIER-5가 전극 소재로 적합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에너지연 유정준·김현욱·임강훈 박사는 "SKIER-5는 전지 산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원천 소재로, 기존 음극재로 사용되는 흑연보다 저온 환경에서 안정적 구동이 가능해 특수 목적의 전지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며 "특히 혹한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군사 임무 수행이 가능해 온도 변화가 급격한 환경에서 자동차, ESS(에너지저장장치), 정보통신기기 등에 널리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과 에너지연 기본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임효인 기자

ㅇ
왼쪽부터 임강훈 박사, 유정준 박사, 김현욱 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제천서 실종된 40대 남성… 여전히 행방묘연
  2. 이장우 "3대하천 준설 덕에…더는 물난리로 불편 없도록"
  3. 이상민,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재선출'
  4. 천안교육지원청, 호우 특보 관련 비상대책회의 개최
  5. 대전천 휩쓸린 50대 숨진채 발견…대전충남 폭우 4명 사망
  1. 새솔유치원, '북적북적 BOOK 페스티벌'로 독서 문화 선도
  2. [문예공론] 점심 사냥
  3. 8년간 재활용품 수집으로 모은 1천만원 기부한 86세 이형진 할아버지
  4. 서울 집값 24주 연속 상승… 대전은 27주 연속 하락 '양극화' 뚜렷
  5. 문화유산회복재단, 유성구청 업무협약 맺고 학생 실감교육 실시

헤드라인 뉴스


정청래 62.7% 충청서 기선제압 …與 당권주자들 해수부 논란엔 `침묵`

정청래 62.7% 충청서 기선제압 …與 당권주자들 해수부 논란엔 '침묵'

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 첫 지역 순회 경선인 충청권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정청래 후보가 62.77%의 득표율로 중원을 민심을 잡으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정작 충청권 강력 반발하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논란에 대해 당권 주자와 최고위원 등 세 명의 후보 모두 한마디도 하지 않아 지역 민심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충청권 권리당원 투표 결과 정청래 후보가 3만 5142표(62.77%)를 획득하며 2만 846표(37.23%)를 얻은 박찬대 의원을 큰 격차로 제쳤다. 투표에는 전체 권리당..

제10회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 18일부터 나흘간 개최
제10회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 18일부터 나흘간 개최

올해로 10회를 맞은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KITS:Korea International Tourism Show)가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7홀에서 열린다.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와 KITS조직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전시산업원이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국내외 관광업계 정보 제공의 장과 관광객 유치 도모를 위한 비즈니스의 장을 마련해 상호 교류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KITS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역별 특색을 살린 여행 콘텐츠와 국제 관광도시 및 국가 홍보, 국내외 관광 콘텐츠 간 네트워..

[이슈현장] 꿀벌이 사라진다… 기후위기 속 대전양봉 위태
[이슈현장] 꿀벌이 사라진다… 기후위기 속 대전양봉 위태

우리에게 달콤한 꿀을 선사해주는 꿀벌은 작지만 든든한 농사꾼이기도 하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수박, 참외, 딸기 역시 꿀벌들의 노동 덕분에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 공급의 약 90%를 담당하는 100대 주요 농산물 중 71종은 꿀벌의 수분 작용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꿀벌들이 사라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꿀벌응애'라는 외래종 진드기 등장에 따른 꿀벌 집단 폐사가 잦아지면서다. 전국적으로 '산소호흡기'를 들이밀듯 '꿀벌 살리자'라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나 대전 지역 양봉..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위험한 하굣길 위험한 하굣길

  • 폭우에 대전 유등천 교량 통제 폭우에 대전 유등천 교량 통제

  •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창구 준비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창구 준비

  • 밤사이 내린 폭우에 충남지역 피해 속출 밤사이 내린 폭우에 충남지역 피해 속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