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일석삼조+α, 대중교통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일석삼조+α, 대중교통

강주엽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 승인 2024-08-28 10:44
  • 신문게재 2024-08-29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강주엽 차장님
강주엽 차장
'시민의 발'이라 불리는 대중교통은 저렴함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 중에서도 버스, 지하철 등 운임이 낮은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 각국의 경제 및 사회 데이터를 수집·제공하는 클라우드소싱 데이터 플랫폼 '넘베오'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을 기준으로 대중교통을 1회 이용할 때 대략 한국은 1.09달러를 소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1.51달러, 프랑스 2달러, 미국 2.5달러, 영국 2.93달러, 독일 3.34달러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수준이다.

대중교통은 '가격 대비 성능', 이른바 '가성비' 외에도 '시간 대비 성능'을 따지는 '시성비'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무엇보다 혼잡한 출퇴근 시간대 목적지까지 정시에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지하철은 물론, 정체가 거의 없는 버스전용차로와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덕분이다. 실제 서울시 교통정보센터(Topis)와 한국도로공사가 제공하는 자료를 분석해보면, 승용차로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를 통과할 때 소요 시간은 보통 20~30분, 출퇴근 시간대가 되면 1시간~1시간 30분으로 늘어났다. 분초(分秒)를 다투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어쩌면 돈보다도 귀중한 '시간'이라는 자원의 낭비다.

아울러 대중교통은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기후변화 대응에도 일조하고 있다. 1㎞를 이동할 때 승용차가 뿜어내는 탄소는 210g인데 반해, 버스의 경우 27.7g 정도다. 좌석과 입석을 포함해 일반버스 1대당 약 50인에서 56인까지 수송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효과는 훨씬 커진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독일에서 2022년 6월부터 8월까지 실험적으로 시행한 '9유로 티켓' 이벤트다. 9유로만 지불하면 국내 모든 대중교통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이 서비스는 3개월간 대중교통 이용률을 무려 25%나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탄소 배출량은 180만 톤 감소했고 대기오염은 6% 줄었다. 자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지구온난화를 막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고 자부해도 좋은 이유다.

이처럼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대중교통은 근래 A.I.와 같은 최첨단 기술과 결합되어 똑똑함까지 더해가고 있다. 수요응답형 버스, 자율주행 버스, Maas(서비스형 모빌리티) 등 이제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문화·복지 등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로도 진화하는 중이다.

세종시 일원에 건설 중인 '행복도시'는 도시구상 단계부터 차량 통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우리나라 대표 대중교통 친화도시다. 도넛 모양의 환상형 대중교통 중심축을 따라 도시기능과 생활권이 배치되어 BRT를 통해 도심 어디든지 20분이면 접근할 수 있다. 또 생활권 중심지와 거주지는 자전거나 도보, 공유 모빌리티 등 저렴하고 환경친화적인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쉽게 이동이 가능하다.

행복도시의 핵심 교통수단인 BRT는 전용차로 및 입체교차로 등을 통해 정시성과 신속성을 확보하여 '땅 위의 지하철'이라 불린다. 나아가 스크린도어, 냉·온열의자, 초정밀 버스위치 안내, 무료 WiFi 등이 설치된 첨단정류장과 대용량 전기굴절버스 등 고급화된 서비스로 2022년 미국 국제교통개발정책연구원(ITDP)으로부터 국내서 가장 높은 Silver등급을 획득하며 우수성을 입증받았다. 이용객도 꾸준히 증가하여 작년에는 연간 이용객이 천만 명을 넘어서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오는 9월, 월 2만 원 정액권을 끊으면 최대 5만 원까지 이용할 수 있는 세종시의 '이응패스'가 시행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세종~대전~청주~공주를 아우르는 '행복도시권 광역 통합환승할인'도 올해 실시될 예정이다. 고물가·고유가 시대 'K-패스'와 함께 시민들의 교통비 부담 완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행복도시는 앞으로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제2 집무실이 들어서며 '실질적 행정수도'로서 대한민국을 상징하게 될 것이다. 그 위상에 걸맞게 대중교통체계를 구축·발전시켜 가성비와 시성비는 물론, 탄소중립에 앞장서는 글로벌 모범도시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

/강주엽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봉명동 시대 가고 '옥산 시대' 온다… 청주 농수산물 시장의 화려한 변신
  2. 전광석화처럼 뚫린 대전 숙원사업… 멈춘 현안들 속도전
  3. 내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첫 주는 출생년도 끝자리 요일제 적용
  4. 세종교육감 2차례 여론조사… 단일화 효과 반영되나
  5. 한밭대 우주국방첨단융합학과, 미래 안보·우주 인재 양성
  1. 출연연 공통행정 반대 목소리 잇달아 "중앙집중 통제 수단 변질"
  2.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3. [주말 사건사고] 4월 마지막 주말, 화재로 인명·재산피해 잇따라
  4. "부동층 잡아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세 결집 표심 쟁탈전
  5. 지난해 둔산·탄방 엘리베이터 나흘에 한번씩 멈췄다

헤드라인 뉴스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최대격전지이자 민심 바로미터인 충청 민심 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지역 현안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충청의 표를 애걸한다. 광역교통망 구축과 국가사업 유치, 대전교도소 이전, 원도심 활성화, 청년 유출 대응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여러 국정 현안에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지역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주요 현안 상당수가 이처럼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충청의 명운이 달린 6·3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27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찾은 대전 중구 오류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은 각종 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볐지만, 한쪽에 마련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창구는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때와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긴 대기줄과 혼잡은 보이지 않았고, 조용히 신청을 마치고 돌아가는 시민들만 오갔다. 이날 창구에서 신청을 마친 차상위계층 오 모(70) 씨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오 씨는 지원금으로 무엇을 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우리 같은 영세한 사람들은 이럴 때 한번 기분 내는 거지"라면서 "지인들과 맛있는 걸 사 먹을 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나누거나 배달음식을 여러 사람이 소분하는 음식 나눔 모임이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창고형 대형마트 등에서 구매한 물품을 서로 나누는 형식은 자주 목격됐으나, 고물가 장기화에 일반 대형마트와 배달음식을 나누는 새로운 형식의 모임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27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과 SNS 등에는 대형마트부터 배달음식까지 다양한 분야의 소분 모임이 형성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서 구매한 상품을 N분의 1하는 형식의 소분 모임이 중심이다. 설명 글에는 "각종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