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칼럼] 101. 기후 비상사태에 보내온 물의 경고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염홍철 칼럼] 101. 기후 비상사태에 보내온 물의 경고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 승인 2025-01-02 12: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염홍철칼럼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노자의 무위사상인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이지요. 만물을 이롭게 하는 물의 성질을 최고 이상적인 경지로 삼는 도가의 철학이지요. 물은 생명입니다. 지구의 모든 생물은 물 없이는 생존할 수 없으니까요. 사람도 몸의 70%가 물로 되어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물은 우리를 이롭게 하는 것인데, 미국의 작가이며 언론인인 제프 구델의 '물이 몰려온다(The Water Will Come)'라는 책을 읽으면서, 이제는 물이 두려워졌습니다. 제프 구델은 '해수면 상승' 문제에 관한 전문 언론인이지요. 그는 세계적인 환경 재난을 저지하는 방법에 관해, 아울러 우리가 행동하지 않을 경우, 어떤 위험이 초래되는지에 관해 중요한 시각을 제공했는데, 그것이 바로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인류가 처한 위험입니다. 그는 기후 위기에 관한 많은 쟁점이 존재함을 인정하면서, 그러나 사실로 확인된 시각을 몇 가지 제시했는데, 바로 "기후가 온난화되고 있고, 세계의 거대 빙산이 녹고 있으며, 그래서 바닷물이 상승하고 있다"라는 점입니다. 그는 2012년 뉴욕을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를 취재하면서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 당시 허리케인 샌디가 뉴욕시를 강타한 뒤 물이 빠진 지역을 샅샅이 취재했는데, "동네에는 곰팡이 냄새,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전기는 나갔으며 상점은 문을 닫았다. 부러진 나무, 방치된 자동차, 곳곳에 널린 잔해"를 보면서 불과 몇 시간 만에 밀려온 홍수 때문에 이런 상황이 되었다면 아예 대서양이 밀려 들어와서 그대로 머문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문제의식을 갖게 된 것입니다.

20세기 바다는 약 15cm 상승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바다는 지난 세기에 기록된 것보다 아마 2배 이상 속도로 상승할 것입니다. 해수면 상승 속도가 급속히 증가하는 것이지요. 미국 국립해양대기국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해수면 상승 폭은 2100년까지 최소한 30cm에서 최대 2.5m 이상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하였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화석 연료 이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해법이 나옵니다. 그런데 제프 구델은 그것도 완벽한 대책이 아니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상당량은 향후 수천 년 동안 대기 중에 남아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결국 우리가 당장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더라도 우리가 이미 공중에 쏟아버린 이산화탄소로부터 비롯되는 온난화를 중지시킬 수 없다는 뜻입니다. 지구를 식히는 데 수백 년이 걸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요.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면, 이번 세기의 해수면 상승은 60cm에 그치고, 사람들에게 적응할 시간을 더 많이 주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돈만 충분하다면 해안 장벽을 쌓고, 하수도 시설을 개선하고, 주요 기관 시설을 돋워 개선한다면 대비할 수 있겠으나, 상당한 비용이 들지요. 구델은 2100년에 이르려면 매년 100조 달러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전망합니다. 그러나 구델이 걱정하는 것은 기후 과학이 아니라 인간 심리의 복잡성에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 구델의 질문을 소개하면, 첫째, 우리는 이산화탄소 오염을 줄이기 위한 극적인 행동에 돌입할 것인가? 둘째, 상승하는 물에 도시가 대비할 수 있도록 적절한 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데에 수십억 달러를 사용할 것인가? 셋째, 우리의 정치 경제 시스템이 이런 도전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물이 몰려오면 우리의 능력이 그 물에 서서히 잠식될 것'이라는 끔찍한 전망도 가능합니다.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세계백화점 앞 10중 추돌사고… 16명 사상
  2. 천안시, 11월 '단풍' 주제로 모바일 스탬프투어 운영
  3. 남서울대, '제5회 국제 한국어 말하기 대회' 개최
  4. 천안법원, 교통사고 후 허위 진술로 범인도피 도모한 연인에게 '철퇴'
  5. 대전문화방송과 한화그룹 한빛대상 시상식
  1. 전교생 6명인 기성초등학교 길헌분교 초대의 날 행사
  2. 천안법원, 투자자 기망한 60대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자 '징역 2년 8월'
  3. 한기대 '신기술.첨단산업분야 인재양성 콘퍼런스' 개최
  4. 순천향대천안병원, 충남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심포지엄 성료
  5. 천안시, 지역사회치매협의체 회의 개최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돌입…한화볼파크 계약 행정 실효성 부족 도마 위

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돌입…한화볼파크 계약 행정 실효성 부족 도마 위

대전시의회가 시정 전반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 돌입한 가운데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신구장인 대전한화생명볼파크 계약 구조와 행정 효율성 부족, 산업정책 추진력 저하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가장 먼저 대전한화생명볼파크의 사용·수익허가 계약이 공공성과 책임성 측면에서 불균형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7일 열린 제291회 제2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복지환경위원회 소속 박종선 의원(국민의힘·유성1)은 "대전시와 한화이글스가 체결한 야구장 사용·수익허가 계약서에서 관리 주체와 범위가 불명확하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그는 "야구장의 직접..

국민의힘 대전시당, 논평전 강화 시도 눈길… 지선 앞 여론전 선점?
국민의힘 대전시당, 논평전 강화 시도 눈길… 지선 앞 여론전 선점?

국민의힘 대전시당이 이은권 위원장 체제 전환 후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주요 인사들에 대한 공격을 통해 여론전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로 읽히는데, 전임 대변인단 때와 달리 현안별 세심한 대응과 공당 논평에 맞는 무게감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7~8일 민주당 박정현 대전시당위원장과 허태정 전 대전시장을 겨냥한 논평을 냈다. 날짜별론 7일에 2개, 8일에 1개의 논평이 나갔다. 우선 박 위원장을 향해선 특정 국가나 국민 등 특정 집단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

"광역교통망 수도권 빨대 효과 경계…지역주도 시급"
"광역교통망 수도권 빨대 효과 경계…지역주도 시급"

지역 정부가 지역소멸 우려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초광역권(5극 3특)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충청광역급행철도(CTX) 등 광역교통망 구축에서 수도권 빨대 효과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충청권은 국토 중심에 있어 광역교통망 구축에 유리하지만, 수도권에 인접해 자칫 지역 자원이 수도권으로 빨려들어 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선 광역교통망을 지역 주도형으로 구축 균형발전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전시와 대전연구원 주최로 지난 6일과 7일 이틀간 열린 '2025 대전 정책엑스포'의 '새 정부 균형성..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 ‘황톳길 밟으며 가을을 걷다’…2025 계족산 황톳길 걷기대회 성료 ‘황톳길 밟으며 가을을 걷다’…2025 계족산 황톳길 걷기대회 성료

  •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