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칼럼] 102. 뱀처럼 자기 허물 벗고 새롭게 태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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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 칼럼] 102. 뱀처럼 자기 허물 벗고 새롭게 태어나자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 승인 2025-01-09 12: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염홍철칼럼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새해가 시작된 지 열흘이 지났습니다. 올해는 을사(乙巳)년 '푸른 뱀'의 해라고 하지요. 푸른 뱀이라는 것은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로부터 해석된 말인데, 십간십이지는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의 율력 체계에서 사용되는 말입니다. 십간(十干)에서 간(干)은 하늘을 의미하고, 십이지(十二支)의 지(支)는 땅을 의미합니다. 올해가 을사년이니까 을(乙)은 파란색이고 사(巳)는 뱀을 뜻하지요. 그래서 올해를 푸른 뱀의 해라고 하는 것입니다.

뱀은 배(腹)와 움(動)이 합쳐진 말로 배로 움직이는 동물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뱀의 해를 맞아 서울대 '트렌드 코리아 2025'팀은 올해를 영문 키워드로 '스네이크 센스(Snake Sense)'로 정했습니다. 그것은 2025년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뱀(Snake)처럼 섬세한 감각(Sense)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김난도 외 '트렌드 코리아 2025' 13~14쪽 참조) 뿐만 아니라 '푸른 뱀'의 해를 맞아 새해 덕담으로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생명력과 지혜' 또는 '지혜롭고 신중하게 성장하는 해'라는 인사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온 바 있지요.

뱀은 이중적인 존재입니다. 뱀에는 '공포'와 '숭상'이라는 상반된 특징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성경에도 두 가지 특징이 잘 표현되어 있지요. '뱀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확실치는 않으나' 하나님으로부터 벌을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뱀은 아담과 이브와의 관계에서 간악한 이미지로 묘사되었지요(창세기 3:14 참조). 그러나 성경에서는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하라(마태복음 10:16)"는 구절에서 나타났듯이 긍정적인 특징을 묘사하기도 했지요. 우리에게 통용되는 속설에서도 뱀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묘사되고 있습니다. 새끼를 많이 낳아 풍요와 다산(多産)의 상징이고, 꿈에 뱀이 나오면 재물이나 자녀를 얻는다는 뜻으로 알려져 있지요.

'트렌드 코리아 2025'팀에서도 '스네이크 센스'를 올해의 키워드로 선정하면서, 뱀의 '적응'과 '혁신'의 특성을 강조했습니다. 뱀은 자기 몸이 커지면 허물을 벗고 날이 추우면 동면을 합니다. 구태(舊態)를 미련 없이 버리고 떠난 자취를 보면 뱀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지도 모른다는 불사(不死)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 허물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면서 성장을 거듭하는 것이지요.



또한 뱀은 후각과 시력이 예민하고 발달해 있습니다. 혀를 날름거리면서 열을 감지하거나 미세한 땅의 진동을 알아내기도 하며 세밀한 공기의 흐름도 파악합니다. 눈이 커서 어둠 속에서도 먹이를 잘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각기관을 총동원하면서 환경에 적응하고 자기 혁신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작년 우리 사회는 카오스 상태로 마무리하였습니다. 계엄과 탄핵이라는 엄청난 사건으로 말미암아 국론은 심각한 분열을 보였고, 대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의 신인도는 크게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야말로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지요. 무엇보다도 정치적 안정이 필요합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국민'을 입에 담고 있지만, 사실상 국민을 극도로 실망하게 하고 있습니다. 일부 양극단적인 세력을 제외한 많은 국민들은 해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이 거기에 역행을 하는 것이지요. 빨리 법치를 바로 세우고, 공정과 상식을 회복하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함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렇게 대응이 어려운 상황에서 감각과 직관을 총동원해 정치적 안정과 새로운 먹거리를 탐색해나가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뱀처럼 날카로운 감각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아채야 되겠지요.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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