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졸업을 맞이하는 너에게

  • 오피니언
  • 중도시평

[중도시평] 졸업을 맞이하는 너에게

이근찬 우송대 보건의료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25-02-11 16:30
  • 신문게재 2025-02-12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이근찬
이근찬 우송대 보건의료경영학과 교수
벌써 졸업할 때가 되었구나.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 입학해서 한동안은 온라인 수업을 하느라 직접 만날 기회가 적었고, 그래서 더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쉽다. 졸업을 맞이하는 너에게 몇 가지 전하고 싶은 말을 적어본다.

하나, 'Give and Take', 즉 주고받는 관계를 기억했으면 해. 먼저 주고 나서 받는 것이 관계의 기본이야. 먼저 받고 나서 주는 관계는 드물지. 부모님이 그러셨을 것이고, 인생에서 만날 소중한 친구도 그럴 수 있을 거야. 시간, 관심, 노력 같은 소중한 것들을 먼저 주고, 그다음에 보상, 인정,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좋겠어. '주는 자에게 복이 있다(Giver's Gain)'는 말을 기억하면 좋겠어. 그렇다고 해서 한 번 주고 반드시 무언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세상을 살아가기 힘들어질 거야.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 많거든. 몇 번이고 주었는데도 아무런 보답이 없다면, 그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아.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직장에서의 관계에서도 주는 것이 먼저지만, 그것이 일방적으로 지속된다면 때로는 그 관계를 돌아볼 필요가 있어.



둘, '매일이 새로운 자기'가 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어. 이 말은 20대에 들었던 이야기인데, 일본의 한 백화점이 당시 내세웠던 모토야. 점장은 늘 새로운 상품을 구비하고, 판매부서는 고객 서비스를 개선했지. 그렇다면 일선 판매직원들은 무엇을 새롭게 했을까? 그들은 매일 마네킹의 옷을 새롭게 코디했어. 그러자 백화점에 방문하는 손님들은 늘 새 매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결국 매출도 올라갔다고 해. 하루하루 조금씩이라도 배움을 더하고, 더 나은 태도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중요해.

셋, 공부와 인간관계 관리는 평소에 꾸준히 해야 하는 거야.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들었던 말 중 하나가 '공부와 아부는 평소에 하라'는 말이었어. 처음엔 '왠 아부?'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보니 인간관계 관리를 뜻하는 말이었더라고. 중요한 순간에 갑자기 친한 척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부터 관계를 잘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였어. 때로는 작은 관심과 배려가 큰 인연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그리고 그 관계들이 언젠가는 너에게 예상치 못한 도움과 기회를 가져다줄 수도 있지.



넷, 활동적인 삶을 살았으면 해. 어떤 철학자는 인간의 조건으로 '효율적인 노동, 창의적인 작업, 그리고 정치적 행위'를 꼽았어.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순간이 많을 거야. 처음에는 상사나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6개월 정도 해보면서 배우는 것도 필요해. 그러다 보면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감이 올 거야. 그다음엔 변화를 시도해보는 거지. 동료나 선배에게 물어보거나, ChatGPT나 유튜브에서 해결 방법을 찾아보면 반드시 개선할 점이 보일 거야.

'정치적 행위'라는 말이 부담스럽게 들릴 수도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정치는 험담을 하거나 편을 가르는 그런 것이 아니야.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용기 있게 표현하는 것을 뜻해. '가만히 있어라'는 말을 듣거나,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해'라는 말을 들어도, 자기 생각을 가지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해. 세상을 살아가면서 때로는 침묵하는 것이 편할 때도 있겠지만, 자기 생각을 분명히 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용기를 기르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는 시의 한 소절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칠게. 함민복 시인의 <긍정적인 밥>이라는 시야.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 국밥이 한 그릇인데 /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혀줄 수 있을까 /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요즘은 시집이 만 원 정도 하지만, 시인이 이 시를 썼던 1996년에는 삼천 원이었나 봐. 시집 한 권이 팔리면 인세로 삼백 원을 받았다고 해. 너도 첫 월급을 받을 때 예상보다 적다고 실망할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이 말을 마음에 간직하고 지내다 보면 좋은 기회가 올 거야. 작은 것에서 의미를 찾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 가길 바란다.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길 빈다. /이근찬 우송대 보건의료경영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한기대 'AI 활용 고용서비스 업무 효율화 경연대회' 성료
  2. 나사렛대, '찾아가는 건강검진' 봉사 실시
  3. 한기대-베트남 FPT 대학교, 국제교류 업무협약 체결
  4. 한기대 온라인평생교육원 STEP '가상훈련의 날' 성황
  5. 백석대 강기정 교수, 천안YWCA 제14대 회장 취임
  1. 대전고검 김태훈·대전지검 김도완 등 법무부 검사장 인사
  2. 충남대 중부권 초광역 협력 시동… 2026 라이즈 정책포럼 개최
  3. 반려묘 전기레인지 화재, 대전에서 올해만 벌써 2번째
  4. 홍순식 "복지 예산이 바닥난 세종, 무능한 시정" 비판
  5. 대전시 라이즈 위원회 개최…2026년 시행계획 확정

헤드라인 뉴스


통합 명칭·청사는 어떻게?… ‘주도권 갈등’ 막을 해법 시급

통합 명칭·청사는 어떻게?… ‘주도권 갈등’ 막을 해법 시급

광주·전남이 행정통합 추진 과정에서 청사 위치와 명칭 등 예민한 주도권 갈등을 벌이는 것을 반면교사 삼아 대전과 충남도 관련 해법 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과거 광주와 전남, 대구와 경북 등이 행정통합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고개를 숙인 건 통합 청사 위치와 명칭으로 시작되는 주도권 갈등 때문이었다.광주와 전남은 1995년부터 세 차례나 통합을 추진했지만, 통합 청사 위치와 명칭 등의 갈등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기류가 감지된다. 22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 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시도 조..

충남대 중부권 초광역 협력 시동… 2026 라이즈 정책포럼 개최
충남대 중부권 초광역 협력 시동… 2026 라이즈 정책포럼 개최

정부 '5극 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에 발맞춰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의 중부권 초광역 협력과 지역대 발전 논의를 위한 지·산·학·연 정책포럼이 충남대에서 열린다. 충남대는 1월 26일 오후 2시 학내 융합교육혁신센터 컨벤션홀에서 '2026년 중부권 초광역 RISE 포럼-중부권 초광역 협력과 대한민국의 미래'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포럼은 충남대 주최, 충남대 RISE사업단이 주관하고 대전RISE센터와 중도일보 후원으로 진행된다. 김정겸 충남대 총장을 비롯해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성아 대전시 정무경제과학부시..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6·3 지방선거 앞두고 합당할까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6·3 지방선거 앞두고 합당할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합당할지 주목된다. 정청래 대표가 전격적으로 합당을 제안했지만, 조국 대표는 혁신당의 역할과 과제를 이유로 국민과 당원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여 실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정청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에 제안한다. 우리와 합치자. 합당을 위해 조속히 실무 테이블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혁신당 창당 당시 '따로 또 같이'를 말했다. 22대 총선은 따로 치렀고 21대 대선을 같이 치렀다"며 "우리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코스피, 코스닥 상승 마감…‘천스닥을 향해’ 코스피, 코스닥 상승 마감…‘천스닥을 향해’

  • 강추위 녹이는 모닥불 강추위 녹이는 모닥불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입후보설명회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입후보설명회

  • ‘동파를 막아라’ ‘동파를 막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