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지역의 위기가 발전의 기회

  • 오피니언
  • 중도시평

[중도시평] 지역의 위기가 발전의 기회

이용상 우송대 교수·한국철도문화재단 이사장

  • 승인 2025-04-15 11:15
  • 신문게재 2025-04-16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이용상 우송대 산학협력부총장
이용상 우송대학교 교수·한국철도문화재단 이사장
최근 우리나라는 지역의 인구감소와 심지어 지역 소멸의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대전의 경우도 동구, 중구, 대덕구의 인구감소가 예상되는 지표가 나오고 있는데 이 문제는 대전뿐만 아니라 충남, 세종, 충북 등 광역권 공통의 문제로 좀 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이 문제를 고민하면서 1989년 우리나라 고속철도건설에 대한 정책 결정 당시를 회상해 보면 어쩌면 힌트가 될지 모르겠다. 우리는 역사에서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당시 고속철도가 가져올 미래에 대해서 크게 공감하지 않았다. 막대한 비용과 예산의 우선순위가 복지, 국방, 교육 등에 있어 선뜻 고속철도 건설 결정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것이 통과되고 예산의 우선순위로 자리매김한 것은 10년, 20년 후 우리나라의 선진적인 교통인프라가 없다면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는 인식의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러한 결정이 없었다면 현재와 같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지역 간 이동은 가능했을까.



지금처럼 절박한 시기에는 지금이 계속되는 현재적 미래가 아닌 발전적 미래를 꿈꾸고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10년 후에는 2035년, 20년 후에는 2045년이 될 것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0∼2070년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수는 2020년 5184만 명에서 향후 10년간은 연평균 6만 명 내외로 감소해 2030년 5120만 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2070년에는 1979년 수준인 3766만 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이제 인구감소와 지역균형발전을 해결하기 위한 큰 정책적인 흐름이 교통인프라의 구축이다. 교통인프라는 경제성장과 지역균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지역 정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철도가 지역을 살리고 균형발전을 유도한다.

해외 사례를 보면 중앙과 지방의 연계 인프라를 만들고, 지방의 광역권과 지역 내의 교통인프라 정비를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시속 500km급의 초고속열차의 개통이 임박해 있고, 광역권은 고속철도 건설 그리고 인구 30만 이상의 도시는 트램과 역세권 도시로 바꾸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의 성장과 지속 가능한 도시를 지향하고 있으며 조금씩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출생율이 1.2로 UN에서는 일본은 2060년대에 1.5명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고장 대전과 관련해서는 최근 항공수요가 급증하는 청주공항과의 연계를 준 고속철도급이 운행하게 하고 청주공항도 중부권 공항으로 확장돼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트램을 중심으로 도시 성장권이 재편돼야 향후 발전적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의식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경제에 집중한 나머지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과 행복을 잃어버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역의 출산율 저하를 막는 육아 문제와 노령인구의 증가 문제 등도 지역이 함께 해결하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 2024년 합계출산율은 0.75로 세계 최저 수준으로 합계출산율 1.3 이하인 초저출산 현상이 23년째 세계에서 가장 길게 지속되고 있다. 고령화 속도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사회다.

이러한 저출산, 초고령사회에서 우리는 의식전환에 대한 교육과 현실적인 진단이 필요하다. 먼저 '아이는 모두의 미래'라는 사회적 합의와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함께하는 것은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서야 한다. 이런 사회문화의 힘이 작동할 때 비로소 초저출산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이동의 편리성이 지역의 공동체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신속하고 안전한 이동시스템 구축으로 상호연계성이 높아지고 협력과 협업의 기회가 증진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도시와 주변 중소도시가 연계해 광역교통망과 주거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작은 지역 단위끼리 묶어 국공립어린이집이나 산후조리원 같은 필수시설을 권역별로 균형 있게 배치하는 것 등이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이에 지역균형문제,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문제 대한 종합적인 대책으로 이동을 촉진시키는 인프라 확충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용상 우송대 교수·한국철도문화재단 이사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하늘에서 본 대전시티투어 명소 '놀거리 볼거리 가득'
  2. 대전 도안신도시 국가산단·트램·서남부스포츠타운 등 개발 호재로 가치 '입증'
  3. '석식 중단' 대전 A학교, 조리원 징계의결서 접수
  4. 이재명 이어 김동연도 "해수부 이전" … 선심성 공약 남발
  5. 오석환 교육부 차관, 대전신탄진중서 AIDT 현장 의견 청취
  1. [현장취재]지식의 융합과 CNU 교육의 미래
  2. [사설] '세종 행정수도' 역행하는 ‘해수부 부산 이전’
  3. [사설] 소멸 위기 부여·서천, 경제 활로 '분투'
  4. KAIST 뉴욕캠 이어 실리콘밸리 캠퍼스 구축한다… 글로벌 창업 인재 양성에 힘
  5. "최저임금 올라도 급여는 깎여" 대전 경비노동자들의 호소

헤드라인 뉴스


학교 떠나는 학생들… 대전 학업중단 고교생 年 800명 달해

학교 떠나는 학생들… 대전 학업중단 고교생 年 800명 달해

한해 800명에 달하는 대전의 고교생이 학교를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원인도 있지만, 대입을 위해 전략적 학업중단도 예상돼 교육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집계된 2023학년도 학업중단 고교생은 789명에 달한다. 2019년 747명이었던 학업중단 학생 수는 코로나 영향으로 2020년 506명, 2021년 620명으로 잠시 줄었다가 2022년 757명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고교생 대비 학업 중단율도 증가세를 보였다. 2019년 1.66%, 2020년 1..

진격의 한화이글스…마리한화 재가동 힘입어 관중 40% 증가
진격의 한화이글스…마리한화 재가동 힘입어 관중 40% 증가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2025 KBO리그에서 '마리한화' 모드를 재가동하며 야구 팬들을 열광케 했다. 신축구장 개장과 함께 평균 관중 수가 지난해 1만2000명에서 경기당 1만 6752명으로 증가해 10개 구단 중 관중 증가율(40%) 3위를 기록할 정도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기준 잠실·수원·고척 야구장에서 열린 3경기에 총 2만 5247명이 경기장을 찾아, 올 시즌 누적 관중 200만 5317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18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돌파한 것으로, 이는 126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동원한 201..

충청 정치, 이번 대선에서도 조연… 역할 높이는 `자강(自强)` 시급
충청 정치, 이번 대선에서도 조연… 역할 높이는 '자강(自强)' 시급

6·3 조기 대선을 한 달여 앞둔 가운데 충청 정치의 자강(自强)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의 대표 인물 부재, 손익 계산에 따라 대권 주자별로 각기 분파하는 충청의 정치세력 등 이번 대선에서도 충청 정치의 고질적인 특징이 재현되면서다. 충청의 정치력 증강이 결국 지역의 미래 성장과 직결하는 만큼 이제라도 정치 자강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대선 초반 정국에서 충청의 주목도는 높았다. 더불어민주당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첫 순회경선 지역으로 충청을 택하는가 하면 대통령실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책 읽기에 빠진 어린이들 책 읽기에 빠진 어린이들

  • ‘봄꽃 구경하러 오세요’ ‘봄꽃 구경하러 오세요’

  • 사이버 위법행위 ‘꼼짝마’ 사이버 위법행위 ‘꼼짝마’

  • 집중단속 아랑곳 않고 불법투기 여전 집중단속 아랑곳 않고 불법투기 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