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2023∼24년 근골격계 산재자 142명… 안전 외면 여전

  • 정치/행정
  • 국회/정당

한국타이어, 2023∼24년 근골격계 산재자 142명… 안전 외면 여전

사고성 요양 산재자도 80명… 고온·고열에 쓰러져 부딪치거나 끼이는 사고 상당
하청 노동자 작업환경 더욱 열악… 공인노무사 “산안법 준수 여부 철저 점검 필요”
박정현·이재관 국회의원 등 주관 '한타, 일터를 말하다’ 증언대회

  • 승인 2025-08-21 15:57
  • 수정 2025-08-21 20:29
  • 신문게재 2025-08-22 4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KakaoTalk_20250821_141247861_02
2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타이어, 일터를 말한다'를 주제로 한 노동환경 증언대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윤희진 기자
한국타이어 충남 금산공장과 경북 칠곡 물류센터에서 2023∼2024년에 발생한 산업재해자 수가 142명에 달한다는 자료가 공개됐다.

대부분 근골격계를 다친 것으로, 고온과 고열의 작업 환경 속에서 쓰러져 생산 설비에 부딪히거나 끼여 발생한다는 증언이 있었다.



자료와 증언은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이 주최하고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구)·이재관(충남 천안시을) 의원을 비롯해 모두 9명의 국회의원 주관으로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타이어, 일터를 말한다. 노동환경 증언대회’에서 나왔다.

한국타이어 금산공장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인 강운석 금속노조 한타지회 노동안전부장의 한타 산업재해 원인과 개선 방향 자료에 따르면, 2023년∼24년에 발생한 근골격계 산재자는 모두 142명이었다. 2명을 제외한 140명은 금산공장에서 일하다가 척추와 허리, 어깨, 손목과 발목, 팔꿈치, 목 등을 다친 산재자다.



사고성 요양 산재자도 80명으로, 대부분 산재 승인을 받은 후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증언
사진=윤희진 기자
강운석 노안부장은 “크고 작은 산재는 매년 수백 건씩 이르고 있다”며 “기업은 몸집을 키우는 데만 집중할 뿐 산업현장에 대한 안전·보건 투자에는 인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재자 치료와 복귀 후 사전 동의 없이 전환배치를 강행하거나 특정 노조 탈퇴를 조건으로 원직 복귀를 시켜주는 부당노동행위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2023년 사망사고로 폐지했던 상품권 지급을 통한 생산량 경쟁을 부활시켜 기계의 속도와 압력을 조작하는 등 위험천만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금속노조 한타지회를 대표해 참석한 노동자는 “금산공장에서 고온과 고열로 7월에만 2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두통과 메스꺼움, 탈수, 어지럼증, 시야 흐림 등을 호소하고 있지만, 방치하고 있다”며 ’작업 환경 실태를 조사하고 정부와 국회는 고온작업 기준을 강화하고 처벌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하청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은 더 열악하다는 증언과 자료도 배포됐다.

강현규 금속노조 한국타이어 사내하청지회장은 40도가 넘는 작업장 온도계와 타이어 생산 시 발생하는 흄이 가득한 작업장, 흄으로 인해 변색된 아크릴판과 컨베이어 조작판, 온몸에 고무분진을 덮어쓴 하청 노동자 등의 사진을 자료에 첨부해 실상을 알렸다.

사내하청지회 조형래 조직부장은 유해 화학물질을 방치하고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사진을 비롯해 하청지회 간부들 임금 차별 자료, 원청 CCTV로 하청노조를 감시한다는 사진도 첨부했다.

대회에 참석한 유성규 공인노무사는 ‘한타 하청노동자의 생명과 건강 보호를 위한 검토 및 점검 지점’ 자료를 통해 “하청 노동자들이 작업하는 원청 한국타이어 사업장에 상당한 수준의 유해위험요인들이 다소 존재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 노무사는 “원청과 하청 노동자와 함께 정기 또는 수시로 작업장 안전과 보건 점검을 하고 제대로 준수하는지,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토대로 설비 개선과 건강진단 등의 조치를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하청
강현규 금속노조 한국타이어 사내하청지회장이 '하청 노동자 작업 시 고무분진, 고무 타는 연기 발생 자료’라며 배포한 사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노조 대표로 참석한 이용주·김건국 부위원장은 배포한 자료를 통해 화재와 산재 예방을 위한 설비 고도화와 교대근무제 변경 시행, 온열과 근골격계 질환 예방 활동, 유해 화학물질 법적 노출 기준 관리, 작업환경과 사원건강관리 등의 추진 현황과 계획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측의 설비 투자 현황을 면밀히 확인해 일방적인 개선이 아닌 조합원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2021년부터 올해 8월 현재 기준으로 성형기와 검사기, 국소배기장치, 펌프 등 모두 489건의 설비를 개선했고 2027년까지 152건을 추가 개선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서울=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온기 페스티벌" 양산시, 동부 이어 서부 양산서 13일 축제 개최
  2.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3. 대전 학교 냉난방 가동 체계 제각각 "중앙통제·가동 시간 제한으로 학습권·근무환경 영향"
  4. ‘조진웅 소년범’ 디스패치 기자 고발당해..."소년법, 낙인 없애자는 사회적 합의"
  5. [중도초대석]김연숙 심평원 대전충청본부장 “진료비 심사, 의료질 평가...지속가능한 의료 보장”
  1.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2.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노후 전선·붕괴 직전 천장… 충남경제진흥원 지원 덕에 위기 넘겨
  3.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대전변동중, 음악으로 함께 어울리는 행복한 예술교육
  4. {현장취재]김기황 원장, 한국효문화진흥원 2025 동계효문화포럼 개최
  5.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헤드라인 뉴스


대법원 세종 이전법 발의했는데, 뒤늦은 대구 이전법 논란

대법원 세종 이전법 발의했는데, 뒤늦은 대구 이전법 논란

대법원을 세종시가 아닌 대구시로 이전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향후 논의 과정이 주목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도한 데다, 11월에 혁신당 대전시당 위원장인 황운하 의원(비례)이 ‘대법원 세종 이전법’을 발의한 터라 논의 과정에 들어가기 전부터 여러 이견으로 대법원 지방 이전 자체가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혁신당 대구시당 위원장인 차규근 의원(비례)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 권칠승 의원과 함께 대법원을 대구로 이전하고 대법원의 부속기관도 대법원 소재지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직장맘에게 지급하는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이 내년부터 월 220만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하한액이 출산휴가급여 상한액을 웃도는 역전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산전후휴가 급여 등 상한액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는 출산 전과 후에 90일의 출산전후휴가를 받을 수 있다. 미숙아 출산은 100일, 쌍둥이는 120일까지 가능하다. 이 기간에 최소 60일(쌍둥이 75일)은 통상임금의 100%를 받는 유급휴가다. 정부는 출산·육아에 따른 소득 감소를 최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10일 소상공인 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 서구 월평동 '선사유적지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