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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타이어, 일터를 말한다'를 주제로 한 노동환경 증언대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윤희진 기자 |
대부분 근골격계를 다친 것으로, 고온과 고열의 작업 환경 속에서 쓰러져 생산 설비에 부딪히거나 끼여 발생한다는 증언이 있었다.
자료와 증언은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이 주최하고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구)·이재관(충남 천안시을) 의원을 비롯해 모두 9명의 국회의원 주관으로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타이어, 일터를 말한다. 노동환경 증언대회’에서 나왔다.
한국타이어 금산공장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인 강운석 금속노조 한타지회 노동안전부장의 한타 산업재해 원인과 개선 방향 자료에 따르면, 2023년∼24년에 발생한 근골격계 산재자는 모두 142명이었다. 2명을 제외한 140명은 금산공장에서 일하다가 척추와 허리, 어깨, 손목과 발목, 팔꿈치, 목 등을 다친 산재자다.
사고성 요양 산재자도 80명으로, 대부분 산재 승인을 받은 후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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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희진 기자 |
그러면서 “산재자 치료와 복귀 후 사전 동의 없이 전환배치를 강행하거나 특정 노조 탈퇴를 조건으로 원직 복귀를 시켜주는 부당노동행위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2023년 사망사고로 폐지했던 상품권 지급을 통한 생산량 경쟁을 부활시켜 기계의 속도와 압력을 조작하는 등 위험천만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금속노조 한타지회를 대표해 참석한 노동자는 “금산공장에서 고온과 고열로 7월에만 2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두통과 메스꺼움, 탈수, 어지럼증, 시야 흐림 등을 호소하고 있지만, 방치하고 있다”며 ’작업 환경 실태를 조사하고 정부와 국회는 고온작업 기준을 강화하고 처벌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하청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은 더 열악하다는 증언과 자료도 배포됐다.
강현규 금속노조 한국타이어 사내하청지회장은 40도가 넘는 작업장 온도계와 타이어 생산 시 발생하는 흄이 가득한 작업장, 흄으로 인해 변색된 아크릴판과 컨베이어 조작판, 온몸에 고무분진을 덮어쓴 하청 노동자 등의 사진을 자료에 첨부해 실상을 알렸다.
사내하청지회 조형래 조직부장은 유해 화학물질을 방치하고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사진을 비롯해 하청지회 간부들 임금 차별 자료, 원청 CCTV로 하청노조를 감시한다는 사진도 첨부했다.
대회에 참석한 유성규 공인노무사는 ‘한타 하청노동자의 생명과 건강 보호를 위한 검토 및 점검 지점’ 자료를 통해 “하청 노동자들이 작업하는 원청 한국타이어 사업장에 상당한 수준의 유해위험요인들이 다소 존재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 노무사는 “원청과 하청 노동자와 함께 정기 또는 수시로 작업장 안전과 보건 점검을 하고 제대로 준수하는지,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토대로 설비 개선과 건강진단 등의 조치를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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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규 금속노조 한국타이어 사내하청지회장이 '하청 노동자 작업 시 고무분진, 고무 타는 연기 발생 자료’라며 배포한 사진. |
그러면서 “사측의 설비 투자 현황을 면밀히 확인해 일방적인 개선이 아닌 조합원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2021년부터 올해 8월 현재 기준으로 성형기와 검사기, 국소배기장치, 펌프 등 모두 489건의 설비를 개선했고 2027년까지 152건을 추가 개선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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