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세종시 이전, 행정수도 완성의 키 부각

  • 정치/행정
  • 세종

'대법원'의 세종시 이전, 행정수도 완성의 키 부각

미국 워싱턴 D.C.와 달리 현재 행정 이어 입법 기능만 보완
정부세종청사와 국회, 대통령실 이어 사법부 이전 당위성
서울 내부 이전 비용 난제...세종 국가상징구역 최적지
'대구시'로 이전 법안 발의, 지역 이기주의적 발로

  • 승인 2025-12-10 16:27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2025120201000280700009932
입법과 사법, 행정 기능을 한데 모아놓은 미국 워싱턴 D.C. 행정수도. 사진=중도일보 DB.
미국 워싱턴 D.C.가 보여주듯, 삼권 분립은 '행정수도'의 필요충분조건으로 통한다. 이재명 정부가 이 같은 전제조건 아래 채택한 '행정수도 완성' 국정과제에 역행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행정수도 완성과 입법·사법·행정 기능의 연계 의미를 고려하면, 최적지는 세종특별자치시이나 또 다시 국가백년지대계 대신 지역 이기주의가 발동하고 있다.



실제 행정수도의 롤모델인 워싱턴만 놓고 보더라도, 입법(연방의회 의사당)과 행정(백악관을 포함한 국무부·재무부·노동부·농무부·교육부·에너지부 등 정부부처), 사법(연방대법원) 기능이 한데 모여져 있다.

이에 반해 세종시에는 정부세종청사란 행정 기능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다. 2030년 대통령 집무실과 2033년 국회의사당이 세종시로 '완전 또는 부분' 이전을 앞두면서, 사법 기능의 이전 로드맵이 함께 그려져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서울 소재 대법원의 이전 필요성이 급부상함과 동시에 때아닌 지방 유치전이 시작되고 있다.

지난 3일 조국혁신당 차규근(비례·대구시당 위원장) 국회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권칠승(경북 영천) 국회의원 주도로 '대구시 이전'을 겨냥한 법원조직법일부개정안이 발의됐다. 여기에는 민주당 박해철(경기 안산), 이상식(용인), 이재정(안양), 혁신당 박은정, 정춘생, 이해민, 김준형, 강경숙, 김재원, 김선민 의원이 참여했다.

이 법안의 초점은 오랜 기간 입법·행정·사법의 주요기관이 모두 서울에 집중돼 인구와 경제활동이 수도권으로 과도하게 쏠렸고, 그 결과 수도권 과밀화와 지역 소멸 위험 등 심각한 불균형 문제에 직면해 있는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최고 법원인 대법원도 국회와 행정부, 공공기관의 지방 분산 노력과 맞물려 이전을 도모하고, 이의 최적지는 대구시란 점을 명기했다.

대구광역시가 수도권과 물리적 거리가 충분히 확보된 영남의 중심지로서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하고, 2·28 대구학생의거를 통해 4·19 혁명의 불씨를 지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적 도시란 점을 어필했다. 그 역사성을 보존하고 대법원이 소재하기에 충분한 의의를 지녔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2004년 신행정수도특별조치법 위헌 결정문을 인용, 헌법재판권을 포함한 사법권이 행사되는 장소와 도시의 경제적 능력 등은 수도를 결정하는 필수적인 요소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점을 이전 근거로 삼았다.

문제는 앞선 지난 11월 11일 세종시로 대법원 이전을 위한 법안이 제출됐다는 데 있다. 이 법안 역시 혁신당 의원들이 주도했다.

조국혁신당 강경숙, 김준형, 김재원, 이해민 의원은 세종시로 이전 법안 발의에 동참한 뒤, 또 다시 대구시 법안에도 동참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했다. 법안은 황운하 의원과 무소속 김종민(세종 갑) 의원 주도로 이뤄졌고, 진보당 윤종오, 손솔, 사회민주당 한창민, 기본소득당 용혜인, 무소속 최혁진이 함께 했다.

국가상징구역
국회와 대통령실이 들어설 세종동 국가상징구역. 여기에 대법원 기능이 이전할 경우, 부지도 충분하고 삼권분립의 완전한 행정수도 구축도 가능하다. 사진=행복청 제공.
법안의 핵심은 국정 운영의 효율성과 세종시 설치 목적을 고려할 때, 세종시 이전에 당위성이 있다는 데 힘을 실었다. 현재 행정수도특별법이 4개 제출돼 있고,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행정수도 완성'을 채택한 점도 언급했다. 미래 행정수도로서 완전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대법관 30명 증원 후 서울 내부로 이전 시 소요 비용이 1조 4695억 원에 달하는 난제도 설명했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세종동 국가상징구역 내 33만평의 가용부지를 남겨 두고 있어, 500억 원으로 대법원 부지를 매입할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도 담아냈다.

이재명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2026년 지방선거 표 계산에 앞서 국가백년지대계에 부합하는 움직임을 보여줄지 주목되는 현 상황이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온기 페스티벌" 양산시, 동부 이어 서부 양산서 13일 축제 개최
  2.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3. 대전 학교 냉난방 가동 체계 제각각 "중앙통제·가동 시간 제한으로 학습권·근무환경 영향"
  4. ‘조진웅 소년범’ 디스패치 기자 고발당해..."소년법, 낙인 없애자는 사회적 합의"
  5.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1. [중도초대석]김연숙 심평원 대전충청본부장 “진료비 심사, 의료질 평가...지속가능한 의료 보장”
  2.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노후 전선·붕괴 직전 천장… 충남경제진흥원 지원 덕에 위기 넘겨
  3.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대전변동중, 음악으로 함께 어울리는 행복한 예술교육
  4.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5. {현장취재]김기황 원장, 한국효문화진흥원 2025 동계효문화포럼 개최

헤드라인 뉴스


대법원 세종 이전법 발의했는데, 뒤늦은 대구 이전법 논란

대법원 세종 이전법 발의했는데, 뒤늦은 대구 이전법 논란

대법원을 세종시가 아닌 대구시로 이전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향후 논의 과정이 주목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도한 데다, 11월에 혁신당 대전시당 위원장인 황운하 의원(비례)이 ‘대법원 세종 이전법’을 발의한 터라 논의 과정에 들어가기 전부터 여러 이견으로 대법원 지방 이전 자체가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혁신당 대구시당 위원장인 차규근 의원(비례)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 권칠승 의원과 함께 대법원을 대구로 이전하고 대법원의 부속기관도 대법원 소재지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직장맘에게 지급하는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이 내년부터 월 220만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하한액이 출산휴가급여 상한액을 웃도는 역전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산전후휴가 급여 등 상한액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는 출산 전과 후에 90일의 출산전후휴가를 받을 수 있다. 미숙아 출산은 100일, 쌍둥이는 120일까지 가능하다. 이 기간에 최소 60일(쌍둥이 75일)은 통상임금의 100%를 받는 유급휴가다. 정부는 출산·육아에 따른 소득 감소를 최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10일 소상공인 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 서구 월평동 '선사유적지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