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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기자가 찾은 대전위생처리장에서 분뇨에 섞인 물티슈 등을 거르는 거름망에 이물질이 상당히 막혀 있다. 처리공정 중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도 이정도 발생하고 있다. (사진=이승찬 수습기자) |
2일 중도일보가 찾은 대전위생처리장에서는 분뇨를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는 것만큼 분뇨에 섞인 협잡물을 제거하는 공정이 쉴 틈 없이 이뤄지고 있었다. 대전시민들이 화장실에서 용변으로 보고 정화조에 모인 분뇨를 15개 폐수업체의 수거차량이 이곳으로 운반해 1차 처리를 거쳐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지하 관로를 통해 압송된다. 하루 900톤가량의 분뇨가 이곳으로 모이는데 대전에서 발생하는 하루 분뇨 발생량의 40%에 달한다. 분뇨를 수거한 차량이 이곳에서 호스를 연결하는 것만으로 공기 노출 없이 수집되고 탈취설비까지 갖춰 악취는 더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인에게 필수품처럼 사용되는 물티슈는 이곳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이면서, 분뇨처리 공정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불편한 이물질에 불과하다.
현장에서 만난 대전시시설관리공단 김민주 위생관리팀장은 "정화조에서 분뇨를 수집해 이곳에서 1차 처리하고 있음에도 각종 이물질이 발생하는데 물티슈는 찢어지지 않고 뭉쳐서 장비를 멈추게 하거나 분뇨 이송관로를 막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직원들과 동행한 전처리실은 분뇨에 섞인 이물질을 거르기 위한 전용 시설이었는데, 순수 분뇨를 종말처리장으로 보내기 위해 여러 공정을 거치고 있었다. 수분 형태의 분뇨는 통과하고 일정 크기 이상의 이물질을 채처럼 걸러내는 장치부터, 그렇게 모인 이물질을 건조하고 압축하는 과정 그리고 1차로 거른 분뇨를 다시 한번 그물 같은 채에 통과시키는 과정까지 완료해야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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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대전위생처리장에서 분뇨에 섞인 물티슈 등의 이물질 제거 공정을 이승찬 기자가 관찰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문제는 화장실에 있는 변기에 물티슈부터 음식물류, 각종 쓰레기를 투기하면서 대전시가 부담하는 비용이 늘어나고 분뇨처리 공정에 과부하를 초래한다는 점이다. 이물질을 거르고 건조시켜 압축하는 장비를 이곳에만 4대를 갖추고 있음에도 수시로 장비 수리가 이뤄지고, 일부는 근로자들이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망에 걸린 이물질을 제거하는 실정이다.
또 다른 위생처리장 관계자는 "물티슈 한 장이 정화조에 모이고 다시 이곳에 누적돼 분뇨 처리공정을 상당히 어렵게 하고 있다"라며 "쓰레기를 분리수거 하듯이 올바른 화장실 문화를 스스로 지키고 화장실에 휴지통을 비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이승찬 수습기자 dde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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