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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기자<사진=김정식 기자> |
사전에 준비된 문장보다 자신의 언어로 현안을 설명하고 국민이 궁금해하는 질문에 성실히 임하는 태도는 진정성을 드러냈다.
변방에서 출발해 온갖 고난을 겪으며 다져진 그의 인생 경로는, 국가를 책임지는 지도자로서의 무게와 위기 감수성으로 이어졌다.
개인 이재명이 아닌 대통령 이재명으로서 위기를 감당하려는 결단이 곳곳에서 읽혔다.
그의 말과 태도에서 느껴진 가장 큰 특징은 국민과의 거리감 없는 소통이었다.
정치적 계산보다는 진솔한 표현이 많았고,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대답을 피해 가지 않았다.
스스로의 삶에서 체득한 경험을 토대로 약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는 의지는 뚜렷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수사로 치부하기 어려운 진중한 울림을 남겼다.
그러나 긍정적인 평가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여야와의 협치, 국회와의 긴밀한 조율, 외교와 무역 현안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아직 부족하다.
국정 철학과 비전은 분명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전략과 제도적 장치가 따라오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민감한 정책에 대해서는 더 투명한 소통과 실질적인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자회견은 대통령으로서의 품위와 책임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말의 속도와 표정, 질문을 대하는 태도에서 국민을 향한 존중이 묻어났다.
권력의 자리에 오르면서도 여전히 서민의 눈높이를 잃지 않으려는 그의 의지는 앞으로 남은 임기의 성패를 가늠할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정치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신뢰는 화려한 수사보다 꾸준한 행동에서 나온다.
대통령 이재명이 보여준 인간적인 면모와 위기 대응 감각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때 국민은 비로소 안심할 수 있다.
취임 100일은 짧지만, 국민이 직접 체감하는 변화를 통해 지도자로서의 무게를 증명해야 하는 시간이 이미 시작됐다.
대통령 이재명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겁지만, 그 무게를 기꺼이 짊어지려는 태도 속에서 새로운 희망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경남=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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