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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제공=통영시> |
바다와 섬의 이야기를 담은 전혁림예술제, 독립영화의 새 무대를 연 통영영화제,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까지 이어지며 도시는 거대한 예술 무대로 변모한다.
올해 제11회 전혁림예술제는 '코발트 블루의 화가' 전혁림의 정신을 기리며, 목탄 회화로 독자적 세계를 구축한 이재삼 작가에게 전혁림미술상이 수여됐다.
시상식과 함께 하태임 작가의 초대전과 청년작가 이진숙·이승희의 전시가 이어지며, 통영의 색채와 바다를 새롭게 풀어낸다.
전혁림 화백의 대표작 '풍어제'가 통영대교에 입혀지는 작업도 진행돼 도시 경관과 예술이 맞닿는 장면이 연출된다.
제3회 통영영화제는 독립영화 경쟁부문에 역대 최다인 712편이 접수돼 성장세를 입증했다.
본선 12편은 세 섹션으로 나뉘어 상영되며, 국내외 초청작과 청소년영화제, 특별 상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강구안 문화마당 개막식은 항구의 야경과 어우러져 영화 같은 장면을 만들어낸다.
영화제가 열리기 전날인 26일에는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통제영, 평화의 빛」이 막을 올린다.
전쟁 무기를 은하수로 씻어내는 세병의 정신을 빛과 소리로 구현해, 역사적 기억을 첨단기술과 결합한 10개의 여정으로 풀어낸다.
가을밤 세병관에 울려 퍼질 빛과 퍼포먼스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아트위크와 뮤직웨이브 등 연계 행사도 이어지며, 도심 전체가 예술로 물드는 풍경을 완성한다.
천영기 통영시장은 "9월 통영은 도시 전체가 문화예술로 물드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많은 방문을 당부했다.
다만 화려한 축제가 끝난 이후의 지속성이 관건이다.
전시와 공연이 도시 일상으로 스며드는 구조적 기반이 약하다면, 축제는 일시적 흥행에 머물 수 있다.
지역 예술인과 시민 참여를 제도화해 상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청년 예술가 지원과 생활문화 거점 확충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술은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호흡으로 남을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
통영의 가을 예술이 찰나의 장관을 넘어 일상 속 문화 르네상스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영=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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