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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훈 포스텍 교수 |
태양광 발전은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대표적인 친환경 기술로 꼽힌다. '차세대 태양전지'로 불리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를 뛰어넘는 효율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전지를 제작할 때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장기 안정성이 낮아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포스텍 화학공학과 한지훈 교수팀은 서울시립대학교 화학공학과 김민 교수팀과 함께 문제 해결에 도전했다.
연구팀은 기존에 쓰이던 유독성 용매(DMF2))를 대신해 바이오매스에서 얻은 친환경 용매인 감마-발레로락톤(이하 GVL3))과 에틸아세테이트(이하 EA4))를 적용한 새로운 제조 공정을 개발했다.
연구의 핵심은 AI를 기반으로 한 역설계 기술이다. 연구팀은 실험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효율은 높이고 비용과 탄소 배출은 최소화할 최적 조건'을 도출했다.
이어 AI가 제안한 조건을 실제 실험으로 검증하고 제조 단가와 환경 영향, 공정 효율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지속가능성 평가 모델과 전 세계 보급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연구팀의 GVL·EA 공정을 적용한 전지는 기존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보다 제조비용이 절반으로 줄었다.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도 80% 이상 감소했다. 모듈 수명과 재활용 전략을 함께 고려할 경우 지역별로 실제 상용화가 가능한 손익분기점을 찾아낼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한지훈 교수는 "AI가 스스로 공정을 최적화해 기존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조건을 찾아냈다"며 "독성이 없는 바이오 용매를 사용해 태양전지를 더 안전하고 더 싸고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전했다.
포항=김규동 기자 korea808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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