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다문화] 퍼(Phở), 그릇 속에 담긴 베트남의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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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다문화] 퍼(Phở), 그릇 속에 담긴 베트남의 자부심

단순한 국수를 넘어선 미식 문화의 상징, 세계인이 사랑하는 베트남의 국민 음식

  • 승인 2025-09-30 13:55
  • 수정 2025-09-30 13:56
  • 신문게재 2025-01-11 22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베트남의 대표 음식인 '퍼(Phở)'는 단순한 국수를 넘어 베트남의 음식 문화를 상징하는 자부심이다. 퍼는 20세기 초반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베트남 전통 요리인 '싸오 쩌우'에서 유래했거나 광둥 요리 또는 프랑스의 소고기 스튜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 1940년대에 이르러 퍼는 남딘과 하노이 지역에서 국민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퍼의 기본 구성은 쌀로 만든 면과 육수다. 육수는 생강, 계피, 팔각 등의 향신료를 구워낸 후 돼지 뼈를 오랜 시간 고아 얻은 깊고 진한 맛이 특징이다. 얇게 썬 소고기나 닭고기, 각종 향채와 함께 따뜻한 그릇에 담겨 나오는 퍼는 그 자체로 완성된 조화를 이룬다. 특히 육수는 퍼의 맛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뼈의 선택부터 끓이는 시간, 간 맞추기까지 세심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육수는 맑고 투명한 색과 깊은 향을 지녀야 하며, 이는 오랜 경험을 가진 요리사만이 구현할 수 있는 정성의 결과다.

퍼는 시대와 함께 진화해왔다. 수많은 요리사들의 창의성과 노력 덕분에 오늘날 퍼는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다. 대표적으로 국물 퍼, 볶음 퍼, 팬프라이 퍼가 있으며, 이 중에서도 국물 퍼가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국물 퍼는 소고기 퍼, 닭고기 퍼, 내장 퍼 등으로 세분화되며, 사용된 육수와 고기의 종류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소고기 퍼다. 퍼는 반드시 따뜻하게 먹어야 하며, 그 자체로 맛이 완성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의 반찬이나 음료와 함께 먹지 않는다.

퍼는 이제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베트남 민족의 섬세한 미식 문화를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사계절 내내, 하루 세 끼 어느 때나 즐길 수 있는 퍼는 전국 어디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오랜 세월 한 자리를 지켜온 유명 퍼 전문점들도 여럿 있다. 어떤 마을은 퍼를 중심으로 한 전통 식품 마을로 성장하기도 했다. 퍼는 베트남 사람들의 정서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음식으로, 고향을 떠난 이들이 해외에서도 그리워하는 진정한 '고향의 맛'이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베트남에 오면 반드시 퍼를 경험하게 되며, 그 독특하고도 깊은 풍미에 매료된다. 어떤 이들은 퍼를 맛보기 위해 직접 베트남을 찾기도 한다. 누군가 베트남에 대해 아느냐고 물으면, 많은 외국인들은 '퍼'를 가장 먼저 떠올릴 정도다. 작가 타잇람과 부방 같은 문인들도 퍼를 주제로 한 글을 남기며 그 가치를 문학적으로도 기록해왔다.

퍼는 베트남의 음식 문화와 정체성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퍼는 베트남의 자부심이자 세계에 알리는 맛으로, 앞으로도 그 가치를 이어갈 것이다.
까오 티프엉타오 명예기자(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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