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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롤러스피드선수권대회’서 은메달 획득한 단성중학교 권세진(왼쪽)선수가 시상대에 올랐다. (단성중학교 제공) |
충북 단양군 깊은 산골짜기에 자리한 작은 농산촌 학교, 단성중학교. 전교생이 48명에 불과하고 정식 롤러 경기장조차 갖추지 못했지만, 이 작은 학교가 또다시 세계 무대를 흔들었다.
9월 13일 중국 베이다이허에서 열린 2025 세계롤러스피드선수권대회 주니어 P5000m 경기에서 단성중학교 권세진 학생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불과 두 달 전 제20회 아시아롤러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대한민국 첫 금메달을 안겼던 그가, 이제는 세계 정상권에 우뚝 선 것이다.
권세진 학생은 경기 직후 "작은 학교에서도 꿈을 키우고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의 말처럼 단성중학교의 도전은 단순한 스포츠 성과를 넘어, 지역과 세대를 아우르는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온다.
훈련 환경은 열악했다. 제대로 된 경기장이 없어 학생들은 인근 공원 도로와 작은 연습장을 오가며 훈련했다. 지도자들은 늦은 밤까지 함께하며 선수들을 이끌었고, 지역사회는 묵묵히 뒷받침했다. 이번 은메달은 바로 그 '작은 학교·큰 지역'의 합작품이다.
단성중학교 롤러부는 이제 더 이상 '농촌의 특별한 동아리'가 아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그리고 세계가 주목하는 명문으로 성장하고 있다. 단양군 한 모퉁이의 작은 학교가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환경이 부족해도, 규모가 작아도, 꿈과 열정은 세계를 향해 뻗어갈 수 있다."
단양=이정학 기자 hak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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