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겉모습만 날렵한 몸치, 오토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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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광장] 겉모습만 날렵한 몸치, 오토바이

권선민 한국도로교통공단 대전세종충남지부 안전교육부장

  • 승인 2025-10-22 16:43
  • 신문게재 2025-10-23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권선민 부장님 사진 (3)
권선민 부장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여러 사물 중 오토바이처럼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물건은 많지 않은 듯하다. 어떤 사람은 오토바이에 대해 광신도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오토바이를 아주 위험한 물건으로 여겨 혐오하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다만, 오토바이를 아무 느낌 없이 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오토바이는 생계의 수단부터 취미나 출퇴근 등 일상생활에까지 다양한 곳에 사용되고 있으며, 가격도 100만 원 정도부터 수 천 만 원이 넘는 고가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형태와 기종이 있다. 주변에서 자주 마주치는 오토바이는 보통 세 종류다.

배달용으로 사용하는 오토바이와 레이싱 오토바이를 일반도로용에 맞게 제작 판매하는 레플리카 오토바이, 그리고 장거리 여행용 투어링 오토바이가 주로 보이는 오토바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마주치는 오토바이는 배달용으로 사용되는 오토바이일 것이다.

10년 넘게 그랑프리 챔피언이었던 발렌티노 로시가 경주 중 어깨까지 노면에 닿을 정도로 기울어진 채 달리는 모습이나, 스턴트맨 로비 메이슨의 점프장면을 보며 사람들은 감탄한다. 그러나 도로에서 자주 만나는 배달 오토바이가 정체된 차량 사이 좁은 틈새를 비집고 앞으로 가는 상황을 보면서 부러움 반 미움 반의 감정이 생긴다. 이런 오토바이의 운행을 보면서 오토바이의 운동성능이 네 바퀴 달린 차들보다 훨씬 뛰어날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오토바이의 운동성능 중 가속 성능을 제외한 다른 성능은 네 바퀴의 차량보다 현저히 부족하다. 특히 운행 중 마주치는 예상하지 못한 위험에 대한 회피능력은 아주 형편없다.

오토바이의 무게중심은 일반 차량보다 높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차체와 무게가 비슷한데 오토바이 차체 위에 올라가 있는 형태이기에 무게중심의 높이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형상이다. 무게중심의 높이가 높으면 급제동 시 하중이 앞바퀴로 집중되기에 앞바퀴의 제동력을 크게 하여야 하는데, 힘이 약한 손으로 앞브레이크를 잡아야 하니 적당한 제동력을 가하지 못하고, 너무 강하거나 약하게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경우가 많다. 급제동 상황에 대비한 훈련이 이뤄지지 않은 일반 운전자가 급제동 상황에 맞는 적당한 제동력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오토바이의 교통안전과 관련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오토바이를 포함한 모든 두 바퀴 탈것들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조향을 통한 방향전환 능력이 네 바퀴 차량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보통의 시각으로는 정체된 차량 사이로 요리조리 빠져나가고, 오토바이 경주에서 쓰러질 듯한 모습으로 곡선주로를 달리는 것을 보며 오토바이의 위험회피 능력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네 바퀴 자동차는 선회하는 동안 옆으로 쏠리는 하중을 네 바퀴가 지지해 주기에 조향 조작을 하면 그 즉시 방향전환이 이뤄진다. 하지만 오토바이는 두 바퀴만으로 이뤄져 있기에 옆쪽으로 지지해주는 힘이 없다. 방향전환을 하려면 차체를 옆으로 기울여야 하는데, 옆에서 지지해주는 힘이 없기에 의도적으로 무게중심을 무너지게 하기 위한 사전조작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기에 오토바이는 조향을 통한 위험회피 능력이 네 바퀴 차량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이런 상황은 오토바이뿐만 아니라 전동 킥보드와 자전거 등 두 바퀴로 이루어진 모든 이동수단에 똑같이 적용되는 물리적 한계다. 그렇기에 오토바이가 겉으로 보기에는 날렵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둔한 몸치라고 부르고 싶다.

오토바이나 자전거 등 모든 두 바퀴 탈 것의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부디 속도를 충분히 낮춰 운행하며 시선을 넓게 가지는 등 여유 있는 운행을 하길 바란다. 모두가 안전한 도로가 될 수 있도록 오토바이 이용자들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권선민 한국도로교통공단 대전세종충남지부 안전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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