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이주배경아동 건강권 ‘사각지대’… 제도 개선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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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이주배경아동 건강권 ‘사각지대’… 제도 개선 목소리

초록우산 '이주배경아동 건강권 보장 토론회'
이주민 영유아 미충족 의료율 한국보다 8배 높아
의료비 부담으로 치료.검사 제대로 받지 못해

  • 승인 2026-02-25 16:46
  • 신문게재 2026-02-26 9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 내국인과 이주민 간 건강보험 자격·부과 체계의 차이가 이주배경아동의 의료 공백과 과도한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음
- 아동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제도 개선과 완충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옴
- 이주민 영유아의 미충족 의료율이 한국인 영유아에 비해 현저히 높음
- 의료 공백의 핵심 원인 중 하나는 의료비 부담임
- 건강보험 미가입 문제도 구조적 원인으로 거론됨
- 초록우산은 이주배경아동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과제를 제시함
- 논의된 과제들이 입법 및 행정 조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활동을 지속할 계획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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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배경아동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 (사진= 초록우산)
내국인과 이주민 간 건강보험 자격·부과 체계의 차이가 이주배경아동의 의료 공백과 과도한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동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제도 개선과 완충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은 최근 국회에서 '이주배경아동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국적·체류자격과 관계없이 모든 아동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때 이용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제도 운용의 쟁점과 개선 과제를 점검하고 의료 접근성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정책 논의에서는 이주배경아동이 겪는 의료 접근성 저하와 건강보험 제도 운영상 쟁점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이주민 영유아의 미충족 의료율이 한국인 영유아에 비해 현저히 높다는 점이 제시됐다.

한국 영유아의 미충족 의료율은 2.4%인 반면, 이주민 영유아는 19.3%로 약 8배 수준이다. 의료 공백의 핵심 원인 중 하나는 의료비 부담이라는 것이다.

실태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2024년 조사에서 이주민 영유아가 필요한 진단·검사·치료를 받지 못한 이유로는 '의료비 부담'이 73.7%로 가장 높았고, ▲시간 부족(52.6%) ▲의료진과 의사소통의 어려움(36.8%) ▲교통편·이동의 어려움(21.1%) ▲병의원 또는 진료과 선택의 어려움(13.2%) ▲미등록 신분 노출 또는 단속 우려(7.9%) 등이 뒤를 이었다. 외래 이용률은 이주민 영유아가 72.5%로 한국인(94.5%)보다 낮았지만, 응급실 이용률은 24.6%로 한국인(8.3%)보다 높게 나타났다.

건강보험 미가입 문제도 구조적 원인으로 거론됐다.

전체 이주민 체류자 265만여 명 중 건강보험 미가입자는 40.4%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약 30%는 기타(G-1) 체류자격 소지자, 출국기한 유예자, 입국 6개월 미만 등록 이주민 등 제도상 사각지대에 놓인 집단으로 분석됐다.

김사강 이주와 인권연구소 연구위원은 보험료 부과와 체납 제재에서의 차별을 문제로 짚었다. 현행 제도상 이주민 지역가입자는 소득·재산 기준 보험료와 전년도 평균 보험료 중 높은 금액을 적용받는다.

또, 장애인·노인·저소득층 등에 적용되는 보험료 경감 혜택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고, 보험료 체납 시 다음 달부터 보험급여가 즉시 중단된다. 반면 내국인은 일정 기간 의료 이용이 가능하다.

김 연구위원은 "소득·재산이 없어도, 질병이나 장애로 일을 하지 못해도 하한 보험료를 납부해야 자격이 유지되는 구조"라며 "미성년자의 납부 의무를 면제하는 내국인과 달리, 이주민 미성년 세대주에게도 동일한 하한 보험료가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개선 과제로는 ▲세대원 범위의 동거 가족 확대 ▲아동·청소년 포함 세대에 대한 내국인과 동일한 체납 제재 적용 ▲미성년자의 부모 체류·건보 자격과 무관한 가입 허용 ▲국내 출생 이주배경아동에 대한 출생 직후 자격 부여 ▲해외 입국 아동에 대한 입국 직후 자격 부여 등이 제시됐다.

현장 경험을 전한 이주배경청년도 발언에 나섰다.

스리랑카 국적의 이완 고려대 사회학과 학생은 "미등록 체류 시절 병원 방문은 늘 망설임과 두려움의 문제였다"며 "아프면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가 체류 자격이나 보호자 비자 유형에 따라 흔들리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초록우산은 논의된 과제들이 입법 및 행정 조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민간 지원을 넘어 공적 기반을 통한 건강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모든 아동이 국적과 체류 자격에 관계없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때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초록우산은 2025년부터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지원사업과 캠페인을 병행하고 있으며, 건강보험 미가입·상실·급여 제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주배경아동에 대한 의료비 및 통역 연계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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