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전쟁 너머의 길, 미·이란 충돌과 '황금길 경쟁' 속 한국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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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전쟁 너머의 길, 미·이란 충돌과 '황금길 경쟁' 속 한국의 선택

당진이손치과병원 이창규 원장

  • 승인 2026-04-04 21:54
  • 박승군 기자박승군 기자

중동의 긴장은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을 중심으로 한 물류 패권 경쟁과 서방 중심의 공급망 재편 과정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규제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이동은 한국 제조업에 비용 상승과 경쟁력 약화라는 위기를 주는 동시에, 첨단 산업과 방산 분야 등에서 새로운 전략적 기회를 제공합니다.

따라서 한국은 단순한 제품 수출에서 벗어나 공급망을 재설계하고 국제 규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서방과 중동을 잇는 전략적 외교 허브로 거듭나는 구조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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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이손치과병원 이창규 원장(사진=병원 홈페이지 캡쳐)
지금 중동에서 벌어지는 긴장은 단순한 군사 충돌이 아니다.

이는 물류와 에너지, 규범과 기술이 얽힌 새로운 세계 질서의 재편 과정이다.



특히 IMEC(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 India-Middle East-Europe Economic Corridor)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흐름은 전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1. 전쟁의 본질 : 미사일이 아니라 '길'을 둘러싼 경쟁

최근의 미·이란 긴장은 겉으로는 안보 충돌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물류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인도·유럽이 추진하는 IMEC는 인도에서 중동을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경제회랑이다.

이는 단순한 인프라 사업이 아니라 Belt and Road Initiative와 수에즈 중심 해상로에 대한 대안이자 견제 장치다.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긴장이 높아질수록 기존 해상 물류는 불안정해진다. 역설적으로 이 불안정성은 새로운 육상·복합 물류망의 필요성을 강화한다.

따라서 현재의 충돌은 단기적 교란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서방 중심 공급망을 안전하게 재구성하려는 과정으로 읽힌다.

전쟁은 끝나도 이 '길의 경쟁'은 끝나지 않는다.

2. 유럽의 선택 : 인도를 통한 재편, 그리고 한국의 압박

유럽은 지금 조용하지만 분명한 방향 전환을 하고 있다.

European Union은 인도와의 협력 강화 및 FTA 협상을 통해 생산 거점을 유럽 외부로 확장하면서도 공급망은 통제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IMEC가 현실화 될 경우 인도에서 생산한 제품은 더 빠르고 저렴하게 유럽에 도달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물류 효율 개선이 아니라 산업경쟁 구조 자체를 흔드는 변화다.

여기에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과 배터리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유럽 시장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시장'에서 '조건을 충족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이 구조에서 한국이 직면한 현실은 명확하다.

*범용 부품은 대체된다.

*가격 경쟁력은 약화된다.

*규제 대응 능력이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

결국 '무엇을 얼마나 싸게 만드느냐'가 아니라 '규범을 충족하면서 얼마나 정교하게 만드느냐'의 싸움으로 전환되고 있다.

3. 한국의 딜레마 : 비용 상승과 전략적 기회의 교차점

한국은 지금 두 개의 압력 사이에 서 있다.

첫째, 에너지 리스크다. 중동 불안은 유가와 가스 가격을 흔들고 이는 제조업 전체의 원가 구조를 압박한다.

둘째, 공급망 재편 압력이다. 미국과 유럽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 하고 있으며 동시에 새로운 생산 거점을 인도와 동유럽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 두 흐름은 한국의 기존 모델 '국내 생산 후 수출'을 약화시킨다.

그러나 같은 지점에서 기회도 열린다.

*반도체, 배터리, 첨단 소재는 여전히 대체가 어렵다

*방산, 에너지, 인프라 분야는 오히려 수요가 확대된다

*중동 재건 시장은 새로운 진입 기회를 제공한다

즉, 한국은 밀려나는 국가가 아니라 재편되는 구조 속에서 재배치되는 국가다. 문제는 그 방향을 스스로 설계하느냐 아니면 따라가느냐다.

4. 해법은 군사 아닌 '구조 전략'

이 변화 속에서 한국의 대응은 분명하다.

군사적 개입이 아니라 공급망·규범·외교의 3축 전략이다.

*공급망 : 분산이 아니라 '재설계'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 전략 비축 확대, 그리고 '해외 생산 + 국내 고부가 기술'의 결합 구조가 필요하다.

*규범 :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선제 대응

CBAM, 배터리 규제, 디지털 표준 등은 장애물이 아니라 미리 맞춰야 할 '새로운 시장 입장권'이다.

*외교 : 줄 서기가 아니라 '위치 설계'

한쪽에 올인하는 것이 아니라 서방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이면서 중동과는 경제 협력 축을 유지하는 중간 허브 전략이 요구된다.

5. 한국이 지금 던져야 할 질문

지금 한국이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는 여전히 '제품'을 파는 나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공급망의 일부'를 설계하는 나라로 갈 것인가.

전쟁은 끝나도 길은 남는다.

그리고 그 길 위에 누가 서 있는지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

미·이란 충돌은 위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세계 경제의 방향을 드러내는 신호다.

한국의 선택은 그 신호를 두려움으로 읽을 것인지 전략으로 읽을 것인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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