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9기, 문화 숙원 풀릴까] “예술로는 먹고살기 어렵다”…청년 예술인 떠나는 대전

  • 정치/행정
  • 지방선거

[민선9기, 문화 숙원 풀릴까] “예술로는 먹고살기 어렵다”…청년 예술인 떠나는 대전

③ 미술·음악·영상·무용 늘어난 지원 정책…구조적 한계는 그대로
작업실·연습공간 부족 여전…청년 예술인 지역 이탈 심화
시설보다 중요한 창작 기반…예술계 “지속 가능한 지원 절실”

  • 승인 2026-05-07 17:00
  • 신문게재 2026-05-08 3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대전시 문화정책이 시설 확충과 대형 사업 위주의 외형적 성장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예술인들은 작업 공간 부족과 인재 유출 등 여전히 열악한 창작 환경과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술, 음악, 영상 등 각 분야에서는 단발성 지원보다는 예술가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해 활동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프라와 제작 환경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앞으로의 정책은 단순한 전시성 사업을 넘어 청년 예술인의 유입과 지속 가능한 창작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책 마련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6050601000256000010131
대전시청 전경.
문화는 특정 도시 경쟁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각 후보들이 문화, 예술 공약을 내놓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 8년 간 대전시 문화정책에 대한 평가는 결이 다르다. 민선 7기엔 코로나 19 위기 속 예술인 지원과 운영 중심 정책이 두드러졌다.

반면 민선 8기에는 문화시설 확충과 대형 사업을 앞세운 외형적 확장이 눈에 띈다.

중도일보는 이에 따라 지난 8년간 대전시의 문화정책을 되짚어 미래를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앞으로 민선9기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문화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허태정 vs 이장우…지난 8년 문화정책 무엇이 달랐나

② 연극·문학·역사·국악 반복된 문화 숙원, 8년째 미해결

③ 미술·음악·영상·무용 늘어난 지원 정책…구조적 한계는 그대로



문화시설과 대형 사업은 늘었지만, 정작 지역 예술인들이 체감하는 창작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지역 예술계에서는 전시·공연 인프라 확대보다 청년 예술인이 실제로 지역에 정착하고 활동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시설 확대를 넘어 창작 생태계를 유지할 구조 자체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우선 미술계에서는 전시 공간 못지않게 작업 공간 부족 문제가 현실적인 고민으로 꼽힌다.

최근 소규모 전시 공간은 늘어나고 있지만, 대형 기획전과 단체전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공공 전시시설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지역에서는 문화회관 형태의 복합 전시공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꾸준히 나온다.

무엇보다 지역 작가들이 안정적으로 작업할 공간 자체가 부족하다.

웹툰 분야의 경우 웹툰캠퍼스를 중심으로 상주 작가 개념이 운영되고 있지만, 일반 미술 작가를 위한 공공 창작 공간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높은 임대료 부담 속에서 개인 작업실 유지가 쉽지 않다 보니 폐교나 유휴 부지를 활용해 작가 작업 공간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진다. 안정적인 작업 환경이 마련될 경우 지역 작가 정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다.

음악계가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지역 인재 유출이다.

예술 활동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지역 대학 음악 관련 학과 상당수가 정원 미달을 겪고 있고, 청년 연주자들이 지역을 떠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남성 성악가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유학이나 전문 연주 활동보다 안정적인 수입이 가능한 예술단 취업 중심으로 진로가 쏠리는 분위기도 강해지고 있다. 결국 청년 예술인이 지역에 남을 수 있는 공연 기회와 제작 환경 자체가 부족한 셈이다.

지역 음악계에서는 단발성 행사 지원보다 장기적으로 지역 예술인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관객을 확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보여주기식 지원보다 실제 창작과 공연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영상계에서는 영화제를 중심으로 한 산업·문화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대전 특수영상영화제의 사단법인화 필요성이 꾸준히 언급된다. 현재 영화제는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체계 안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행사 중심 운영에 머물며 장기적인 브랜드화와 산업 연계 기능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지역 영상계에서는 영화제가 단순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 영상 산업과 관광, 청년 창작자 육성까지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과거 운영됐던 청소년영화제를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청소년영화제가 단순 체험 행사를 넘어 지역 영상 인재를 발굴하고 창작 경험을 쌓게 하는 입문 구조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무용계에서는 안정적인 창작 예산과 연습 공간 부족 문제가 가장 큰 현실적 고민으로 꼽힌다.

무용은 음악 등 다른 공연예술 분야보다 연출과 소품, 의상, 특수무대 등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이 큰 분야다. 공연 한 편을 올리기 위해 필요한 제작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만, 이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지원 구조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공연장 대관료 부담 역시 현장에서 체감하는 어려움 중 하나다. 실제 무용계에서는 공연 자체보다 대관료와 제작비 부담이 더 큰 장벽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장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연습 공간 부족 문제도 이어진다. 예술인 복지와 고용 환경이 과거보다 일부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창작 활동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지역 예술계 관계자는 "예술은 결국 사람이 남아야 지속될 수 있는 분야"라며 "차기 시정에서는 청년 예술인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안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태안군, 체험형 축제로 빛난 '안면도 백사장 대하축제' 성료
  2. 천리포수목원, 꽃무릇 개화 시작…추석 절정 맞아
  3. 타임월드 매각 검토에 고용 불안…노조 “안정 보장하라”
  4. 대전 한전 전력연구원 ESS 화재…배터리팩 28개 전소
  5. 한화, 1R서 설악고 민주홍 지명…학교 첫 1라운더
  1. 세종 행정수도법, 여·야 대립에 11월 막판 논의로 밀리나
  2. [기고] 홍성관광의 새로운 길-천년 홍주에 맛을 입히다
  3.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고향주부모임 대전지회, 미혼모 쉼터에 추석 농산물 나눔
  4. 대전시체육회, 학교스포츠클럽 플라잉디스크대회 '성료'
  5. KT&G '2026 한국IR대상' 최우수상

헤드라인 뉴스


반도체 3대 메가프로젝트 성공 열쇠…"국가 반도체연구소 대전에"

반도체 3대 메가프로젝트 성공 열쇠…"국가 반도체연구소 대전에"

이재명 정부가 반도체를 3대 메가프로젝트로 내세우며 생산 거점 확대에 나선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국가 차원의 연구·실증 거점 구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쟁력을 이어가는 동시에 차세대 분야의 기술력을 확보하려면 전국에 분산된 산·학·연 연구 역량을 결집할 '국가 반도체 연구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대전이 출연연과 대학, 기업 등 풍부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갖춘 만큼 개방형 300㎜ 공공팹을 기반으로 한 국가 반도체 연구개발(R&D) 거점의 적지라는 데도 목소리가 모였다. 22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이..

추석연휴 왜 일부 고속도로 기름값만 100원 인하하죠? 대전 주유업계 `불만`
추석연휴 왜 일부 고속도로 기름값만 100원 인하하죠? 대전 주유업계 '불만'

정부가 추석 연휴 기간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주유소의 기름값을 리터당 100원 내리기로 하면서 대전지역 주유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귀성·귀경객의 유류비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공기업 재원을 일부 고속도로 주유소에만 투입하면 일반 영세 자영주유소는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22일 지역 주유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추석 연휴인 24~27일 나흘간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재정고속도로 주유소 226곳의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격을 지난 17일보다 리터당 100원씩 낮추기로 했다. 할인에 필..

최초 공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아미타이거 플러스 살짝 공개합니다
최초 공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아미타이거 플러스 살짝 공개합니다

미래의 전장! 한층 업그레이드 된 아미타이거가 오는 국군의 날 '2026 지상군 페스티벌' 현장에서 공개합니다. 육군이 'Army TIGER+(아미타이거 플러스)'를 본 행사에 앞서 살짝 공개 했습니다. 지난 22일 충남 계룡시에 위치한 계룡대 활주로에서 '2026 지상군 페스티벌' 현장 공개가 있었습니다. 이날 현장에는 아미타이거를 비롯해 19종 57대의 복합 전투체계가 참가하는 제병합동 훈련을 선보였습니다. 미리보는 지상군 페스티벌 아미타이거의 훈련 모습을 살짝 공개합니다. 금상진 기자미래의 전장! 한층 업그레이드 된 아미타이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

  • 추석맞이 우수 농·특산물 직거래 큰장터 추석맞이 우수 농·특산물 직거래 큰장터

  • ‘지방의회법 제정을 촉구한다’ ‘지방의회법 제정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