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대전지검 앞 시민들의 현수막 호소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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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대전지검 앞 시민들의 현수막 호소를 보며

임병안 사회과학부 차장

  • 승인 2026-05-13 18:00
  • 신문게재 2026-05-14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임병안
임병안 사회과학부 차장
대전 둔산동 대전지방검찰청 앞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현수막이 펄럭인다. 대전 제1호 재건축주택이 아파트 준공 10년 후 조합원 203명에게서 2000만 원대의 청산금을 추가로 걷은 것도 모자라, 그렇게 받아낸 청산금을 목적 외 집행됐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가장 최근의 호소다. 사건 수사 지연은 하루이틀의 일은 아니나 최근 부쩍 눈에 띄는 것은 검찰청법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와 공소청 신설을 예고하면서다. 범죄 피해를 겪은 이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현수막을 내걸거나 1인 시위 방식으로 대전지검 앞에서 호소하는 것이다.

최근에 통계를 통해 바라본 우리지역 검찰의 모습은 견고한 외견과 달리 내부에서는 상당히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지검과 홍성·공주·논산·서산·천안 5개 지청에서만 현재 재직 중인 검사는 정원대비 49명 부족하다. 대전지검은 4월 기준 평검사 정원 65명에 실제 근무하는 인원은 41명뿐으로 특검파견이나 퇴직, 국외훈련 이유로 검사 24명이 자리를 비웠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검사 30명이 근무하도록 정원을 정했으나, 3월 기준 실근무 인원은 12명에 불과하다. 지난 3월 기준 검찰의 장기미제사건은 12만300여건으로 2024년 6만4500여건의 2배에 육박한다. 사건이 제때에 처리되지 못해 적체됐을 때 흔히 '사건이 캐비닛에 들어가 낮잠을 잔다'라고 표현하는데, 최근에 연락을 나눈 검찰 인사는 이렇게 표현했다. "캐비닛에 서류가 들어갈 자리가 없어 캐비닛 문이 닫히지 않을 정도"라고 말이다. 또 다른 검사는 "동료 검사들은 밖에서 보는 것처럼 동요하지 않고 자기 맡은 바 책임 완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결의 있게 설명하기도 했다.

2019년 발행된 '대전지방검찰사'를 보면 대전지검은 1909년 대전구재판소 검사국에서 시작해 재판소 직원으로 재판 기관의 일부로 기능했다. 1948년 8월 법원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독자적 조직으로 개편돼 대전지방검찰청이라는 기관명을 사용했다. 그러나 여전히 법원 청사를 그대로 이용했고, 현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이 사용 중인 선화동 188번지에 1978년 12월 법원 청사를 신축할 때 함께 이전하면서 검찰 전용 공간을 갖게 됐다. 지금의 둔산동 청사는 1998년 11월 입주했다.

검찰 수사 기능을 넘겨받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을 어디서 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행정안전부 소속의 중수청은 기존 검찰청사를 사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전지방 중수청은 민간 건물을 임대해 임시 청사로 사용하는 방법도 논의될 수 있으나, 지역 법조계에서는 옛 중부경찰서나 옛 대전세무소 건물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의 검찰이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던 것처럼, 앞으로 검찰이 지금의 형태를 띠지 않는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중수청과 공소청이 10월 출범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과정에서 수사가 지연되거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을 완수할 때다. /임병안 사회과학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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