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다문화]'우기라서 오히려 좋다' 8월 베트남 여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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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우기라서 오히려 좋다' 8월 베트남 여행법

하루종일 축축한 비 아니라 30분 스콜
쏟아지고 나면 선선한 공기, 열기가 싹~

  • 승인 2026-08-13 08:34
  • 신문게재 2026-08-13 9면
  • 원영미 기자원영미 기자
베트남 여행을 고민하던 사람이 '8월'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검색창을 닫는 경우가 많다. 우기라는 이유 하나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8월에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를 들어보면 반응이 묘하게 갈린다. "생각보다 비가 별로 안 왔는데?"라는 반응이 많기 때문.

이유는 간단하다. 베트남의 우기는 한국의 장마와 결이 다르다. 하루 종일 축축하게 내리는 비가 아니라, 오후 서너 시쯤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30분에서 한 시간쯤 시원하게 쏟아붓고 언제 그랬냐는 듯 그치는 '스콜'이 대부분이다.

오히려 이 짧은 소나기가 여행을 더 낫게 만드는 지점이 있다. 40도 가까이 올라가던 낮 기온이 비 한 번 지나가면 훅 꺾인다. 걷다가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게 아니라, 진짜 비가 대신 열기를 씻어내 주는 셈이다. 베트남 북부의 대표 명소인 사파와 하롱베이도 이 시기엔 확실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라오까이성 산악 지대에 자리한 사파는 계단식 논으로 유명한데, 비를 머금은 논은 건기 때의 바랜 색과 비교가 안 될 만큼 짙은 초록을 띤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하롱베이의 석회암 봉우리들 역시 습기 가득한 공기 속에서 더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성수기를 피한 8월은 항공권과 숙소 가격이 눈에 띄게 내려간다. 붐비는 관광지 대신 한산한 골목과 카페에서 여유를 부릴 수 있다는 것도 우기의 반전 포인트다.

준비물은 접이식 우산이나 얇은 우비 정도면 충분하다. 일정에 여유를 두고, 비가 오면 근처 아무 곳이나 들어가 잠시 기다리는 마음가짐이면 된다.

결국 8월의 베트남은 '피해야 할 계절'이 아니라 '다르게 즐기는 계절'에 가깝다. 비 소식에 일정을 접기보다, 그 비를 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순간 여행의 밀도가 달라진다.
전윤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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