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칼, 전통 대장간 넘어 세계시장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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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칼, 전통 대장간 넘어 세계시장 두드린다

가야 철기문화 계승한 가야대장간·첼링
장인의 단조 기술과 첨단 가공으로 해외 공략

  • 승인 2026-08-12 10:22
  • 김성욱 기자김성욱 기자
8.12(‘철의 왕국’ 외부
김해 봉황동 봉리단길 입구에 자리한 가야대장간 외부 전경.(사진=김해시 제공)
2천 년 전 철기와 해상무역을 바탕으로 성장한 가야의 중심지 김해에서 전통과 현대 기술을 아우른 칼 산업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봉황동 봉리단길 입구의 가야대장간은 40여 년 경력의 전병진(63) 대표와 가업을 잇는 전현배(34)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곳에서는 1000도가 넘는 화로에서 쇠를 달구고 망치질과 담금질을 거듭하는 전통 단조 방식으로 칼과 농기구를 만든다. 식칼과 회칼뿐 아니라 호미·낫·망치 등 생활 철물도 제작하며, 일부 품목은 김해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채택됐다.

가야대장간은 최근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등장하면서 국내외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방송에서 이탈리아 미슐랭 셰프 3명은 제작 과정을 살펴본 뒤 버선코 칼을 포함한 전통 칼 160여 자루를 구매했다. 이들은 동료들에게도 사용을 권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방송 이후 주문이 몰리면서 온라인 판매 품목 상당수가 품절됐다. 전현배 대표는 소규모 작업장의 생산 여건상 물량에 한계가 있어 재입고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안내할 정도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야왕궁터와 수로왕릉, 봉리단길 가까이에 있는 대장간은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도 넓혀가고 있다. 방문객들은 장인이 쇠를 두드려 칼을 완성하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체험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고 있다.

김해 칼의 또 다른 축은 주촌면에 자리한 ㈜첼링이다. 우리나라 칼 명인 1호 정재서의 기술을 계승한 김석봉 대표는 오랫동안 축적한 주방칼 제작 경험에 현대 가공법을 접목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엑스나이프(X-knife)Ⅳ'는 자주 갈지 않아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칼 표면에는 거울처럼 빛나는 미러폴리싱 기술을 적용해 식재료가 달라붙는 현상을 줄이고 세척 편의성을 높였다. 해당 제품 역시 김해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가운데 선호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TV 예능 프로그램에도 소개됐다.

해외 진출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첼링은 2025년 메가쇼에서 엑스나이프Ⅳ로 나흘간 1700만원의 매출을 올려 공산품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이를 발판으로 미국과 네덜란드에 이어 쿠웨이트·스리랑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2026 베트남 국제 프리미엄 소비재전'에서는 현지 업체 5곳과 주방용 칼 수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가운데 유통업체 2곳과는 6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에는 인도네시아 측의 연락을 받아 경남 코트라와 함께 수출 절차를 밟고 있다.

김석봉 대표는 베트남 업체와의 계약 추진을 통해 동남아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가야의 쇠 다루는 기술은 장인의 대장간과 첨단 제조기업이라는 서로 다른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나라의 성장을 이끌었던 김해의 철기 DNA가 오늘날 세계 소비자를 겨냥한 주방칼로 다시 벼려지고 있다.

김해=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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