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곳간에 남는 돈은 얼마인가…재정위기 '소통'보다 숫자부터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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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곳간에 남는 돈은 얼마인가…재정위기 '소통'보다 숫자부터 봐야

10~12월 재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새 집행부에 예산 넘어와

  • 승인 2026-09-17 12:50
  • 수정 2026-09-17 17:12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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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지사, 지방세 구조 개선·사업 재검토·예산 효율화와 도의회·실국 간 소통 강화 강조 (사진=경기도 제공)
경기도 재정 논란을 제대로 들여다보려면 '누가 예산을 잘못 짰느냐' 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숫자가 있다. 한 해 동안 도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얼마였는지다.

예산 총액만으로는 재정 여건을 판단하기 어렵다. 국고보조사업이나 법정 의무지출처럼 용도가 정해진 돈을 제외하면 도가 정책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재원은 훨씬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재정 상황을 둘러싼 논란도 당초 세입 전망과 실제 징수액의 차이, 연말까지 필요한 의무지출, 사업별 집행 규모를 함께 비교해야 실체가 드러난다.

특히 하반기 재원 부족 논란이 사실이라면 어느 사업에서 얼마가 부족했는지부터 공개할 필요가 있다. '10~12월 재원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설명만으로는 전체 예산이 부족했던 것인지, 특정 사업의 추가 집행 여력이 없었던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세입 기반 자체가 약해진 것도 변수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지난 16일 주간회의에서 취득세 수입이 과거 11조원 수준에서 올해 8조원대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거래와 개발 여건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지방세 수입에서 3조원 이상 감소한 셈이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의 영향으로 약 4000억원의 추가 세입 감소 가능성도 제시됐다. 반면 경기도가 부담해야 할 지출 수요는 세입 감소에 맞춰 자동으로 줄어들지 않는다.

대규모 인구를 가진 광역지자체인 만큼 출생·돌봄·고령층 지원 등 복지 분야의 지속적인 재정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행정서비스와 생활 인프라에 필요한 비용 역시 인구 규모와 함께 움직인다.

결국 현재 경기도 재정 문제는 수입 감소와 지출의 경직성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예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편성하고 집행했는지도 별도의 검증 대상이다. 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사업과 정책적 판단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사업을 구분하고, 반복적으로 편성되는 사업이나 유사·중복 사업의 규모도 살펴봐야 한다.

이 같은 구조적 요인에 더해 예산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내부 소통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추 지사의 진단이다.

추 지사는 당시 예산을 사용하는 부서와 재원을 확보하는 부서 사이의 협의가 충분하지 않았고, 재정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을 조기에 통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새 집행부가 올해 살림살이를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10~12월 재원 여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소통 부족이 재정위기의 원인 가운데 어느 정도를 차지했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세수 감소 자체가 구조적인 문제였다면 부서 간 협의만으로 재정 여건이 회복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추 지사는 지방세 제도 개선과 함께 사업 재검토, 예산 집행 효율화 등을 대응책으로 제시했다. 도의회와 실·국 사이의 재정 정보 공유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결국 앞으로 필요한 것은 책임 공방보다 재정 장부를 공개하는 일이다. 경기도가 올해 실제 확보한 세입은 얼마인지, 반드시 지출해야 할 돈은 얼마인지, 정책적으로 조정 가능한 재원은 얼마인지, 사업별 예산 가운데 실제 집행된 금액은 얼마인지가 공개돼야 한다.

재정위기의 원인을 '소통 부재'로 진단했다면 그 결과 역시 숫자로 확인돼야 한다. 경기도 곳간의 부족분이 세입 감소 때문인지, 지출 구조 때문인지, 예산 관리 과정의 문제까지 겹친 것인지를 구체적인 수치로 가려내는 것이 향후 재정 논란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경기=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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