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진]침수피해 예방할 방법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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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진]침수피해 예방할 방법은 없는가

[세설]박완진 한국농어촌공사 충남본부장

  • 승인 2013-09-05 14:21
  • 신문게재 2013-09-06 21면
  • 박완진 한국농어촌공사 충남본부장박완진 한국농어촌공사 충남본부장
▲ 박완진 한국농어촌공사 충남본부장
▲ 박완진 한국농어촌공사 충남본부장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도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는 걸 보면 '결실의 계절' 가을의 문턱이 왔음을 느끼게 한다. 실제로 저멀리 들녘을 바라보면 코스모스가 바람에 흔들리고 싱그러운 벼들이 조금씩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그러나 들녘 다른 편에서는 하얀 비닐하우스들이 끝없이 펼쳐 있다. 이들 지역은 농경지 정비를 통해 구획이 정리되고 전천후로 농업용수가 공급되는 수리안 전답이다. 벼 생산을 목적으로 조성된 지역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금강변을 따라 펼쳐진 농경지에 비닐 하우스가 설치됐다. 그만큼 작물농사를 짓는 지역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농경지는 사실 강 바닥과 같은 높이에서 장마철만 되면 배수가 잘 안되는 지역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막대한 국고를 투입해 농경지 정비와는 별도로 배수개선사업을 시행했다. 상습적인 침수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농민들은 우량농지에 벼 위주의 식량작물 재배에서 고소득을 목표로 하는 재배방법으로 옮겼다. 이에 따라 딸기와 수박, 토마토, 오이 등 과일채소 위주의 시설원예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하지만 금강변 논지역은 벼재배를 예상하며 형성된 곳이다. 벼재배를 예상한 만큼 침수를 허용하는 기준도 그에 맞춰진 배수시설(24시간내 침수)로 설치됐다. 때문에 장마철과 태풍이 불면 짧은 시간의 침수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는 만큼 원예작물 재배 조건에는 맞지 않는 지역이다. 이런 문제로 우리는 종종 언론에 비닐하우스가 침수되면서 수확을 앞둔 작물들이 피해를 입거나 애통해 하는 농민의 모습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특히, 근래에는 기상의 변화로 국지적으로 강한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개릴라성 폭우가 자주 발생되고 있다.

장마철만 아니다. 이제는 계절에 관계없이 이같은 모습이 더 자주 목격되고 있는 상황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원예작물은 수분을 많이 포함한 금강변 저지대의 토양조건에 안성맞춤으로 작물이 잘 자라는 반면, 이곳은 집중폭우 때 배수불량으로 침수에 취약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에서는 원예작물이 집중적으로 재배되는 지역에 대해서 농경지 배수개선 설계기준을 강화했다. 침수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것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배수개선사업은 이 기준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더불어 집중폭우시 배수장으로 유입되는 각종 생활쓰레기 등 협작물 제거시설(제진기)설치 기준을 강화했다.

또한 낙뢰 등으로 인한 전원차단에 대비해 비상전원 확보와 낙뢰 보호시스템을 모든 배수장에 설치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원예작물재배지에 대한 배수개선은 답지역 배수개선보다 사업비가 약 2배이상 소요된다. 이마저도 완전히 침수가 방지되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의 침수를 허용하는 기준에 불과하다. 모든 논지역에 배수개선을 실시하는 것은 막대한 예산이 소요 됨에 따라 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논지역 별로 재배작물을 구분하여 심는 것을 고려해야 할 때다. 집중폭우시 침수가 발생되는 것이 예측되는데도 침수에 취약한 작물을 심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또한 이미 설치돼 농사를 짓고 있는 시설을 철거하거나 농사를 금지하기는 곤란할 것이다. 이에 원예작물을 시설 농민들에게 최소한의 의무사항을 주고 자가 배수시설을 갖추도록 해야한다.

그리고 정부에서는 논지역중 집단화된 원예작물 재배지는 정부에서 항구적으로 침수방지를 할 수 있는 배수개선 사업을 실시해 농민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

아무쪼록 언론에서 침수피해로 시름하는 농민을 더는 볼 수 없는 시대가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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