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임정주 충남경찰청장이 중도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그는 직접 현장을 찾으며 제도와 관행을 점검하고, 현장 경찰들의 업무·근무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도 효율적인 인력 운용과 첨단 치안 시스템,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도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키겠다는 구상이다. 내부의 변화를 치안의 출발점으로 삼는 임정주 청장의 문제의식과 방향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충남경찰청장으로 부임한 소회와 충남경찰청의 목표는 무엇인지?
▲제가 태어난 고향, 금산이 있는 충남에서 처음으로 근무하게 된 것은 더욱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고향인 이곳 충남의 평온한 일상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에 한층 더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게 된다. 충남은 평온하고 안정적인 치안이 유지되고 있는데, 도민 여러분의 따뜻한 협조와 충남경찰 가족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함께 만들어낸 소중한 결실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견고한 기반을 바탕으로 더 안전한 충남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경찰의 역할은 사건을 처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민의 안전한 일상과 지역사회의 평온을 지키는 것으로 생각한다.
충남경찰청장으로 부임하면서 취임사를 통해 세 가지 정책 방향을 강조했다. 먼저, 국민의 평안한 일상이 보장되는 생활치안, 둘째 법과 원칙, 인권을 바탕으로 지켜지는 공공질서치안, 셋째 나라와 경제를 든든히 지키는 안보치안이다. 충남도민과 지역사회가 경찰에게 부여한 시대적 사명이라 여기면서 성실함을 지켜 묵묵히 노력하겠다.
-청장 부임 후 직장문화 개선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그 이유와 추진 성과는?
▲좋은 직장문화는 단순한 분위기를 넘어 조직의 치안 역량을 좌우하는 핵심 토대라고 생각한다. 건강한 직장문화가 뿌리내린 조직일수록 현장 대응력과 정책 실행력에서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 낸다. 많은 조직이 그렇듯이 때론 나이와 직위를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반대로 이를 완전히 부정하는 극단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이렇게 상호존중이 결여된 태도는 자연스러운 소통이 단절돼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작은 존중이 큰 변화를 만든다고 믿는다. 사람은 자신이 존중받는다고 느낄 때 비로소 진심을 다해 일하고 선의를 나눈다. 특히 치안 현장처럼 팀워크와 협력이 중요한 곳에서는 서로 간의 존중과 신뢰가 더욱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를 바탕으로 직장문화 개선을 핵심과제로 꼽았고 세대와 다양한 계급의 간극을 좁히고 실질적인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시작해 지난 2개월간 현장과 소통하고 공유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노력을 해왔으며, 그 결과 현장 직원들이 제도적, 관행적인 문제로 겪는 어려움 21건을 해결했고 불편한 업무·근무환경 192건을 개선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챙겨볼 계획이다.
![]() |
▲인력 부족은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려운 구조적 난제인 만큼, 현재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한의 효율성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몇 년간 인력부족 문제를 지속건의한 결과 올 초 경찰청의 전국 인력 재배치 시 59명을 증원받은 바 있고, 향후에도 지역별 치안수요를 분석해 지속해서 인력증원을 요청할 것이다.
또 인구와 112신고, 범죄발생률 등 치안 수요를 주요 지표로 삼아 평가·분석 후 자체적으로 경찰서간 인력 재배치를 추진, 지역별 인력편차를 줄이고 업무를 경감시킴으로써 대국민 치안 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
범죄 위험도 예측 시스템(Pre-CAS)과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GeoPros) 등의 첨단분석시스템 활용을 극대화해 지역별 범죄 취약요소와 발생 위험도를 사전 진단한 후, 기동대·기순대 등 가용경력을 가장 필요한 시간과 장소에 집중 배치하는 등 효율성을 높여 범죄분위기 사전 제압에 중점을 두는 안전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추가로 각 지역별 CCTV 통합관제센터와의 공조를 강화하고 자율방범대 등 협력단체와의 연계 강화 등 지역 공동체 기반의 협력치안을 공고히 해 치안 사각지대를 줄임으로써 체감 치안을 향상시키겠다.
![]() |
▲지난 9월 취임 직후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했고, 국정감사 등 주요 현안이 마무리된 직후인 11월부터 12월 16일까지 경찰서, 지구대·파출소, 기동대, 고순대 등 현장을 방문하며 많은 직원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 과정에서 일선 경찰관들이 겪는 여러 애로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곳곳에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 사무환경 개선 등의 필요성이 남아있음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
경찰이 소통 측면에서 취약하다는 세간의 인식이 있다. 이는 계급적 구조나 내부적 평가 때문이라고 보이는데, 결국 소통은 대국민 치안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단지 분위기만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성과 창출을 위한 제도적 지침, 그에 따른 보상 등을 종합해 열정과 의지를 창출하는 것이 직장 내 분위기라고 강조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문제해결을 위해 전담팀을 구성, 현장으로부터 불합리한 제도·관행 총 35건을 접수 받아 이 중 21건을 즉시 개선했으며, 현장의 업무·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수요조사를 통해 총 222건 중 192건을 즉시 개선했다. 나머지 건들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으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현장에 대한 면밀한 고려없이 정책적 고려만을 앞세워 도경에서 경찰서로 일방적으로 지시만을 할 경우, 또한 지휘부나 관리자들이 현장직원들의 업무·생활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을 경우, 현장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해결하기 어렵고, 이는 결국 대국민 치안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진다.
과거에 그저 '조금만 참고 지나가면 된다', '그냥 참자'고 했던 사소한 불합리와 관행·제도, 불편한 업무·생활환경들이 더 이상 현장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해결책을 찾는데 집중해 직무만족도를 높이고, 도민 체감 치안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
-연말연시 각종 범죄발생이 우려된다. 도민 안전 확보를 위한 계획은?
▲지구대와 파출소 등 모든 경찰 조직이 있는 모든 곳이 치안현장의 최일선이라는 생각으로 전방위적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연말연시를 맞아 '특별방법계획'을 수립하고 유흥가·음식점 주변 집중 순찰, 다중이용시설 안전점검 등 지역 특성과 위험도를 고려해 범죄 예방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모임과 이동이 많은 연말연시 특성상 음주사고의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고강도 음주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해넘이, 해맞이를 위해 찾는 주요 관광지에 많은 인파의 운집이 예상됨에 따라 안전사고 예방과 교통안전관리를 위해 경찰력을 적재적소에 투입할 예정이다.
또 연말연시 때 발생하는 교제 폭력, 가정폭력 등 관계성 범죄가 다시 증가할 우려가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지구대, 파출소뿐만 아니라 기동순찰대도 투입해 예방활동을 강화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도 도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를 차단하고 위험 징후를 초기 단계에서 걸러내는 치안활동을 통해 연말연시 도민의 안전한 일상 지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
![]() |
▲올해 충남경찰은 도민의 안전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달려왔으며 그러한 노력이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졌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국경을 넘나들며 국민의 일상을 파괴한 초국가적 범죄조직을 대거 검거한 것이다. 캄보디아와 태국 등지에서 93억 원을 편취한 국제 피싱 조직원 45명을 국내로 송환·검거해 전원 구속한 바 있으며, 이에 경찰청으로부터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1개팀 전원이 1계급 특진하는 파격적인 영예를 받았다. 또 민생을 위협하는 범죄에 강력히 대응해 조직폭력배 133명, 보이스피싱 및 로맨스스캠 피의자 176명을 검거했다. 현재 해외를 거점으로 한 2개 조직의 송환 절차도 진행 중으로 국경을 초월한 범죄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
아울러 도경 정보과 경찰관은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를 발굴하고 개선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찰청으로부터 지역안전분야 '베스트 정보관'으로 선정됐고, 천안서북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들은 청소년 안전 및 보호 활동 등의 종합평가에서 전국 4개 우수팀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 외에도 전년에 비해 충남지역의 치안고객만족도가 3계단 상승했고 직원들의 직무만족도도 10계단 상승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괄목할만한 성과가 있는 한해였다. 이러한 성과는 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직원들과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도민 여러분의 덕분이라 생각한다. 충남경찰은 앞으로도 도민의 실질적인 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청장님께서 조직을 운영하는 데 있어 신념과 철학을 말씀해주신다면
▲저는 거창한 개혁 담론보다 조직을 실제로 움직이는 힘은 현장을 향한 세심한 관심, 그리고 정의롭고 소신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또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상호존중과 배려의 리더십을 지향하며, 작은 변화가 끝까지 이어지면 반드시 큰 변화를 만든다는 신념을 가지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충남경찰은 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해 온 역량 있는 조직이다. 청장으로서 이 역량이 현장에서 더욱 발휘되도록 일·제도·환경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 동료 간 상생하며 소통하는 조직 문화로 내부 결속력을 높이고, 이러한 변화가 도민의 안전과 평온을 최우선하는 치안서비스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담=최재헌 내포본부장·정리=오현민 기자
○…임정주 충남경찰청장은?
1969년 충남 금산 출생. 경찰대학 행정학과 8기. 1992년 경위 입직. 2015년 충북 괴산경찰서장(총경). 2016년 1월 경찰청 위기관리센터장. 2016년 12월 서울청 기동단 1기동대장. 2017년 12월 서울 노원경찰서장. 2019년 1월 서울청 정보관리 정보1과장. 2021년 12월 대전청 자치경찰부장(경무관). 2022년 8월 경찰대학 학생지도부장. 2023년 10월 서울청 경비부장. 2024년 8월 경찰청 경비국장(치안감). 2025년 9월 충남경찰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오현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