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예술가 친구의 협업 ‘미완성 연인들’

  • 문화
  • 문화 일반

두 예술가 친구의 협업 ‘미완성 연인들’

  • 승인 2016-08-07 15:59
  • 신문게재 2016-08-07 21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30년 친구 ‘그림 그리는 강혁ㆍ 시 쓰는 박진성’
1년간 기획ㆍ준비한 ‘미완성 연인들’ 출간


▲ 4일 대전 중구 선화동의 한 카페에서 박진성 시인(왼쪽)과 강혁 작가
▲ 4일 대전 중구 선화동의 한 카페에서 박진성 시인(왼쪽)과 강혁 작가


불혹을 앞둔 두 예술가는 32년 전부터 친구였다. 서로 다른 생김새와 취향을 가졌고 성격도 많이 다르지만 자세히 보면 둘은 공통점도 있다. 부끄러울 건 없지만 그렇다고 자랑할 거리도 아닌 개인사와 자라온 고향에서 예술가의 삶을 살고 있는 것, 자신만의 세계를 충분히 구축하고 있다는 것 등이 그렇다.

그림 그리는 강혁(37) 작가와 시 쓰는 박진성(38)시인의 이야기다. 둘은 지난해 한 권의 책을 만들기로 정하고 1년여간의 작업 끝에 ‘미완성 연인들’이란 이름의 그림 에세이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지난 4일 오후 9시가 지난 시각 중구 선화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두 작가는 경남 통영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온 메시지를 놓고 이야기 중이었다. 그림과 글이 반반인 이 책이 그동안의 여타 ‘그림이 수록된’ 책과 다른 점은 원작 크기와 동일한 작품이 원재료인 만년필의 질감을 최대한 살려 담겼다는 데 있다. 책을 한 장 한 장 찢어서 액자에 넣으면 그대로 작품이 된다. 이날 통영의 지인에게 온 메시지에도 이 지역 한 카페에 걸린 작품의 사진이 담겨 있었다.

▲ 통영에 위치한 카페 '브라운하우스'에 걸려 있는 '미완성 연인들'의 페이지들
▲ 통영에 위치한 카페 '브라운하우스'에 걸려 있는 '미완성 연인들'의 페이지들


‘미완성 연인들’은 두 작가의 ‘사랑’에 대한 생각이 글과 그림으로 표현된 책이다. 먼저 그려진 그림을 보며 박 시인이 글을 쓰고 반대로 글을 보고 강 작가가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강 작가는 “주고받는 것처럼 작업을 하면서 외로움과 고독, 슬픔, 이런 것들을 서로 보듬어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둘은 이 책이 ‘한 권의 미술관’이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박 시인은 “가지고 다니면서 볼 수 있는 ‘이동 미술관’을 한 장 찢어서 선물할 수도 있고 벽에 걸어놓을 수도 있는 게 이 책이 가진 강점”이라 설명했다.

책의 제목인 ‘미완성 연인들’에 대해서는 두 작가가 서로 다른 해석을 붙인다. 사랑에 회의적인 박 시인은 모든 연인과 사랑은 미완성일 거라 생각했고,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강 작가는 채워지지 않은 것이 언젠가 가득찰 거란 희망을 갖는다.

두 예술가는 앞으로도 함께하는 작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 책에 앞서 당장 다음달에는 책을 만드는 과정을 부분적으로 보여주는 ‘책의 탄생전’(가제)을 기획하고 있다. 출판기념회를 겸해 준비할 예정이다.

박 시인은 끝으로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 사랑이 끝난 사람, 사랑을 기다리는 사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일 것”이라며 “이 책에 실린 모든 페이지가 시는 아니지만 ‘시처럼’ 읽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 미완성 연인들 표지
▲ 미완성 연인들 표지
▲ 강혁, 적도
▲ 강혁, 적도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3.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4.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5.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1.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2.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3.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4.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5.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