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책]누군가를 사랑하기보다 먼저 자신을 사랑하라

  • 문화
  • 문화/출판

[맛있는 책]누군가를 사랑하기보다 먼저 자신을 사랑하라

  • 승인 2017-02-02 11:44
  • 신문게재 2017-02-03 12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사서들의 맛있는 책읽기]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혜민 지음 / 수오서재 / 2016刊
▲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혜민 지음 / 수오서재 / 2016刊
제목이 확 눈길을 끌었다. 완벽하고는 거리가 먼 인간인지라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그리고 시작되는 프롤로그에 내가 아는 영화가 인용되어 있었다. 학창시절에 본 기억이 있는 영화인데, 내용은 생각이 안나다가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해 주어서 '아, 맞아. 그랬지'하며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흐르는 강물처럼”의 명대사 “우리는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어도, 온전하게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영화의 대사는 타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이 책은 이해하지 못하는 누군가를 사랑하기보다 먼저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맞는 말이다.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사랑하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그보다는 지치고 힘든 나를 내 자신이 먼저 사랑하고 보듬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인 듯 하다. 그렇게 했을 때,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타인도 나를 돌아보듯 사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 읽어보아도 좋을 만큼 아주 구체적인 소제목이 달려있다. “너무 착하게 살지 말아요, 서운한 감정 다루기, 노력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내가 찾고 있는 것에 답을 주듯 고개가 끄덕여졌다. 혜민 스님이 다루는 모든 이야기는 친절하고 따뜻하며 작은 울림이 있다. 그것이 마약처럼 일시적이라 할지라도 책은 자꾸 펴서 읽으면 되니 참 고마운 일이다.

우리는 내가 가진 것은 보이지 않고 오직 남이 가진 것만 좋아 보이고, 남은 다 잘 되어가는 것처럼 보이고 내가 하는 일은 항상 꼬이고 엮여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엉망진창인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막상 한발자국 가까이 다가가 보면 그들도 나처럼 실로 사소한 여러 가지 일에 실망하고 한 가지 이상의 고민을 가지고 오늘을 힘겹게 살아가고 있음을 발견하기도 한다.

앞서 소개한 소제목들은 어딘가 평범한 완벽하지 않는 우리들을 위한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앞만 보고 달려보아도 나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나는 이래저래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부딪히고 무언가 나는 억울한 것 같고, 좀 답답하고... 그럴 때 어느 부분이라도 펼쳐 읽으면 세상의 많은 완벽하지 않은 모든 것들에게 희망이 있음을 혜민 스님은 이야기한다.

“우리는 무엇을 잘 했기 때문에 사랑받을만한 것이 아닙니다. 존재하는 것, 그 자체가 사랑받을만한 것입니다.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해 주세요. 좀 부족해도 좀 실수해도 괜찮아요. 세상이 요구하는 완벽함을 갖추지 않아도 우리 존재는 이미 가치가 있고 사랑받을 만합니다.” 한번쯤 자신의 존재자체를 부인하고 싶을 만큼 힘들 때, 밑도 끝도 없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일때는 그냥 되뇌어 보아도 좋겠다. 존재하는 것 자체로 가치가 있고 사랑받을 만하다고, 자기 최면이라도 걸어서 살아 보아야겠다.

내가 느끼는 초라하고 변변찮은 감정들을 세상의 완벽해 보이는 많은 사람들도 고민하고 있구나 그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책이다. 살아가면서 가끔은 사소한 일에 분노를 느끼고 그 분노를 어디에 풀길이 없어 답답하기도 하고 위축되어서 모든 것이 심드렁해지는 일이 있다. 그렇게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강석미 한밭도서관 사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한국산림아카데미재단 울진군 임업사관학교 입학식
  2.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한국주택금융공사 대전지사, 어르신 복지 증진 맞손
  3. 천안법원, 허위 보조금 신청한 60대 남성 '벌금 500만원'
  4. "함께하는 한 끼, 이어지는 우리"
  5. 음악의 감동과 배움의 열정으로, 어르신 삶에 새 활력을!
  1. 당진 173㎜ 홍수주의보 해제…산사태 주의보 '계속'
  2. 아산시의회 탄소중립을 위한 특별위, '중이 없는 회의 개최
  3. 백석문화대, 충남형 계약학과 공유·협업 워크숍 개최
  4. 아산시, 'KTL 바이오의료종합지원센터' 개소
  5. 연암대, LG와 함께하는'2025 LG Day'개최

헤드라인 뉴스


‘K-스틸’ 위기 극복 세미나 여야 대거 참석 ‘법안 통과’ 한목소리

‘K-스틸’ 위기 극복 세미나 여야 대거 참석 ‘법안 통과’ 한목소리

미국의 관세 압박에 어려움을 겪는 대한민국 철강산업을 살리기 위한 이른바, ‘K-스틸법’ 제정에 여야가 한목소리를 냈다. 국회철강포럼(공동대표 더불어민주당 어기구·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이 9월 12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K-스틸법 발의, 그 의미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열린 정책세미나에서다. 이번 세미나는 철강산업의 위기 극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마련된 K-스틸법의 의의를 평가하고 후속 입법 과제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 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인 K-스틸법 제정안에는 대통..

"대학생이 바라본 지역 현안은"… 정책과 보완점 논의
"대학생이 바라본 지역 현안은"… 정책과 보완점 논의

대전 유성구 정책 분석을 위해 지역 대학생들이 머리를 맞댔다. 14일 유성구에 따르면 12일 유성구청에서 데이터를 활용해 지역 현안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이터 기반 문제해결단'의 연구 보고회를 개최했다. 데이터 기반 문제해결단은 KAIST와 국립한밭대 학생 2개 팀으로 구성됐다. 앞서 6개월간 팀별 멘토 교수의 지도를 받아 데이터 분석과 정책 대안 제시 활동을 이어왔다. 보고회에서 KAIST '얼른타보슈' 팀은 축제·유동량·소비 등 데이터를 융합·분석해 축제가 지역 상권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발표했다. 분석 결과, 과..

중처법·노란봉투법에 흔들리는 지역기업 탈출구는?
중처법·노란봉투법에 흔들리는 지역기업 탈출구는?

#1.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이 시행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에 대한 경영책임자의 법적 의무 범위가 여전히 모호해 산업현장에서 혼란을 키우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해 대출 제한, 신용등급 하락 등 금융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히면서 기업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2. 지난 8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역시 대표적인 기업 규제 법안으로 꼽힌다. 사용자의 범위가 명확치 않은 데다, 경영상 의사결정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쳐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3~4학년부 FS오산 우승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3~4학년부 FS오산 우승

  •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여성부 예선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여성부 예선

  •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5~6학년부 예선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5~6학년부 예선

  •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