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 미만 중처법 시행 사흘 앞... 대전 경제계도 우려 목소리

  • 경제/과학
  • 지역경제

50인 미만 중처법 시행 사흘 앞... 대전 경제계도 우려 목소리

국회 법사위 계류... 25일 본회의 예의주시
지역 中企대표 "영세업체 부담 가중될 것"
건설업계도 "장기적으로 직원 감축 불가피"
중기중앙회 등 경제단체 성명 발표 잇따라

  • 승인 2024-01-24 17:43
  • 신문게재 2024-01-25 1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PYH2024012207800001300_P4
[사진=연합뉴스 자료]
정치권의 극적인 타협이 없으면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이 27일 예정대로 시행된다. 법 적용 사흘을 앞두고 대전 경제계는 법 유예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24일 지역 경제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중처법은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 등에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법이다. 2022년 1월 27일 5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했으며, 소규모인 50인 미만 사업장과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 건설사에 대해선 2년간 유예를 거쳐 27일부터 적용된다.

이에 국민의힘은 지난해 9월 영세한 중소기업들의 준비 부족을 이유로 2년간 추가 유예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여·야간 이견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이날까지도 법안이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25일 예정된 본회의에 오르지 못해 27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일정상 25일이 마지막 보루인 셈이다.

지역 경제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면서 법안 통과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전 한 제조업체 대표는 "경제상황도 좋지 않은데 중처법까지 시행되면 영세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법 시행을 안 하자는 것도 아니고, 2년 정도 유예해 준비할 시간을 추가로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업주가 정당한 권리를 받을 수 있도록 수칙 등을 위반한 근로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면책 부분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 대전세종충남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실시한 중처법 대응실태 조사를 보면 전체의 80%가 준비하지 못했으며, 절반 이상이 마땅한 대책이 없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지역 내 일부 중소기업 대표들은 경기침체 등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어, 중처법에 대해 고민할 여력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 건설사에도 적용되는 만큼, 지역 건설업계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최문규 대한건설협회 대전시회장은 "중처법이 적용되면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은 건설업계가 많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건설현장에서 인부가 낙상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표가 구속되는데 앞으로 폐업하는 곳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현장에는 기술자부터 현장소장, 안전관리자 등 수많은 인원이 투입되는데, 장기적으로 직원들을 감축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처법 시행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제단체들은 잇따라 적용 유예를 촉구하고 있다. 경제5단체 및 중소기업단체협의회 등은 23일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 준비가 덜 된 중소기업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이에 따라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며 여·야간 합의를 호소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지방법원·검찰청' 8부 능선 돌파...과제와 기대효과는
  2. 개혁신당·조국혁신당, 충청공략 가속화… 첫 토론회와 당원 스킨십도 강화
  3. 어버이날 맞이 효 콘서트 대노복 노래자랑
  4. 이장우 시장 "소진공 이전 재고해야"
  5. [지식재산 날개다는 法] 특허법원 미완의 관할집중… 가처분·형사 논의 활발
  1. 대전 3대 하천 준설 두고 지역 환경단체 반대… 대전시 "응급조치 필요" 반박
  2. 충남도 '지적·측량분야' 미래기술 역량 확대 나선다
  3. [문예공론] 단풍나무의 노래
  4. ‘할머니, 할아버지 사랑해요’
  5. 유성복합터미널 건립 연내 착공 추진

헤드라인 뉴스


[르포]키오스크는 늘어가는데… 디지털 배움터 예산 반토막

[르포]키오스크는 늘어가는데… 디지털 배움터 예산 반토막

"레몬 차…아이스…카드를 이렇게 넣고, 다음은…" 지난 3일 오후 대전 동구 판암동 한 카페 안. 지난 6개월간 대전 동구에서 진행한 디지털 격차 해소 교육을 받고 키오스크 이용에 능숙해진 전경숙(70)씨를 만나봤다. 이 교육은 동구가 디지털 취약계층 해소를 위해 관내 종합사회복지관과 협약을 맺고 진행한 '찾아가는 디지털 체험교육'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전씨는 키오스크를 꾹꾹 조심스럽게 터치하며 'TEA' 메뉴 카테고리를 찾아 '아이스', '매장 컵' 등 차례대로 선택하며 마지막 결제 단계에 카드를 투입, 메뉴 주문을 끝냈다. 한..

유명 브랜드 운동화가 2700원?... 구독료 결제 사기성 쇼핑몰 주의
유명 브랜드 운동화가 2700원?... 구독료 결제 사기성 쇼핑몰 주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명 브랜드 운동화를 할인 판매하는 것처럼 광고해 임의로 디지털 콘텐츠 구독료를 결제하는 사기성 해외쇼핑몰 피해가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8일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국제거래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와 같은 피해 사례가 올 2월 처음 확인됐고, 4월까지 11건 접수됐다. 상담 내용을 보면 정체불명의 해외 쇼핑몰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에서 뉴발란스, 아디다스 등 유명 브랜드 운동화를 2700~3600원 수준에 판매한다고 광고했다. 광고를 보고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6개 상자 중 운동화가 들어있..

충청권 최초 국제크루즈 `코스타세레나` 첫 출항… 7일간 일본·대만 여정
충청권 최초 국제크루즈 '코스타세레나' 첫 출항… 7일간 일본·대만 여정

충청권 최초의 국제크루즈선인 '코스타세레나'호가 처음 출항해 일주일간 여정을 떠난다. 충남도는 8일 서산 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2024 서산 모항 국제크루즈선 출항식'을 개최했다. 출항식에는 전형식 도 정무부지사, 백낙흥 도 정책수석보좌관, 성일종 국회의원, 이완섭 서산시장, 백현 롯데관광 대표이사 사장, 프란시스코 라파 코스타 아시아총괄이사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출항식은 축사, 관계자 감사패 및 꽃다발 증정, 축하 퍼포먼스, 기념촬영 등 순으로 진행했다. 이날 코스타세레나호는 2600명의 승객과 1100명의 승무원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5월의 여왕’ 장미 만개 ‘5월의 여왕’ 장미 만개

  •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신중히 문제 푸는 학생들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신중히 문제 푸는 학생들

  • 소외계층을 위한 사랑의 백미 기탁 소외계층을 위한 사랑의 백미 기탁

  • ‘덥다,더워’…어린이날 전국에 더위 식혀줄 비 예보 ‘덥다,더워’…어린이날 전국에 더위 식혀줄 비 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