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2024-04-23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여러 승객이 탑승한 세월호가 가라앉는다는 소식을 들은 곳은 대전경찰청 기자실이었다. 기자실 작은 TV에 기울어진 세월호가 바다 위에서 표류하는 모습이 생중계됐고 정오께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기자들도 당황스러움과 어떻게..
2024-04-15
하나둘 떠나간다. 몇 년 새 서울 등 수도권 등지로 둥지를 옮긴 친구들이 열 손가락으로 세어지지 않는다. 임금에 치여, 물가에 치여 나고 자란 대전을 등진다. "명절에 보자"라는 말에 "서울은 눈 뜨고 코 베인다는데 코나 잘 간수하라"고 우스갯소리를 내뱉었지만, 마음은..
2024-04-08
아파트 청약시장이 냉랭하다. 총선 이후로 공급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이미 분양에 나선 곳도 속속 나오지만 정작 결과가 좋지 못하다. 특히 지역에선 더 그렇다. '서울 불패'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정부에서 부동산 규제에 대한 완화를 내걸었지만, 반응은 서울..
2024-03-28
28일 공식 선거운동 첫날 여·야 대표 주자의 발걸음은 역시나 서울 수도권을 향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간판인 한동훈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이재명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일정표는 지방을 외면했다. 국내 정치 '현실'이 여전히 거대 수도권에 갇혀 있고, 국가균형발전..
2024-03-27
차디찼던 겨울이 지나고 햇살이 따뜻한 봄철을 맞아 본격 개막한 2024 프로야구 정규시즌과 K리그1은 또다시 충청지역 홈팬들의 가슴에 뜨거운 불을 지피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종목별 팀들은 '올해는 다르다'라는 기대감을 팬들에게 다시금 불어넣고 있어서다. 실제로 올해..
2024-03-06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 학교 신입생이 된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제부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무엇이든 스스로 준비할 줄 아는 어린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마흔이 넘어 본 둘째가 엊그제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새 나라의 어린이가 돼라'라는 교장 선생..
2024-03-04
'Pacta sunt servanda. Servanda est Fides(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지키는 것이 곧 신뢰다)'라는 라틴어 문구가 있다. 약속이란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그 약속을 지키는 일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약속을 지켜야 신뢰가 쌓이고, 계속..
2024-02-21
엊그제 비가 내렸다. 입춘이 지나 비가 내렸으니 봄비라 할 수 있겠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비가 한참 내린 만큼 내 머릿속엔 포근한 온기로 가득한 봄날이 그려졌지만, 비가 그치자 금세 쌀쌀해지더니 밤엔 곧바로 영하에 가깝게 떨어져 옷을 두껍게 껴입어야 했다. 시기상 봄..
2024-02-19
종종 도로를 보면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라고 적힌 노란색 스타렉스 차량이 지나는 걸 볼 수 있다. 휠체어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든든한 이동수단인 특장차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이 차를 타기까지 30분에서 1시간을 기다린다. 지난번 뇌병변장애를 갖고 있는 분께 오랜만에 연락을..
2024-02-18
"오늘 결혼하는 게 제일 싸다."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 사이에선 흔하디흔한 웃픈(?) 말이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자 결혼식 비용이 날뛰고 있다. 사회 초년생들이 무슨 돈이 있겠냐. 집 하나 마련하기도 벅차다. 그런 상황에 요즘 웨딩홀은 상처가 난 곳에 소금을 뿌..
2024-02-14
한 달이 지났다. 충남도청과 충남도의회, 충남교육청과 충남경찰청을 비롯한 충남의 행정기관이 모여 있는 곳 내포신도시로 온 지. 내포라는 지명이 있는 줄로 알았지만, 이곳에 와서 알았다. 내포신도시는 홍성군과 예산군 일부를 내포신도시라는 새 명칭을 달았단 것을. 아무튼..
2024-02-12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이 끝났다. 11일 열린 결승전에서 개최국인 카타르가 요르단에 3-1 승리를 거두며 2연패를 거뒀다. 하지만 우리들의 아시안컵은 일찌감치 끝났었다. 황금세대로 불리는 스쿼드로 64년 만에 우승을 꿈꿨던 대한민국은 4강전에서 요르단에 완패를 당했다..
2024-02-06
'딸, 아들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1980년대 공익광고에 쓰인 표어다.과거 정부는 인구 폭증을 막기 위해 산아제한 정책을 폈다. 가정마다 다출산으로 인해 가계의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하지만 현재는 정반대 상황이 됐다. 팍팍한 경제 상황과 높은..
2024-02-04
2학기 전면 시행 예정인 늘봄학교를 놓고 세상이 소란하다. 학교에 더 오랜 시간 학생을 머물게 하며 양질의 방과후 교육과 돌봄을 제공한다는 늘봄학교. 공교육의 터전인 학교서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니 학부모는 호응할 만하다. 그러나 현장선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4-01-14
바쁘게 지내다 보니 슬픔을 느낄 새도 없다. 사실 아직 실감이 안 나는지도. 이제라도 그들을 애도하기 위해 글을 써보려 한다. 지난해 가을 친한 친구를 먼저 떠나 보냈다. 날씨 좋은 주말 함께 캠핑을 가고, 퇴근 후 회에 소주 한잔을 하고, 그는 내 일상 속에 습관처럼..
2024-01-10
뭐여! 뭐여! 뭐여! 뭐하는겨! 충청 연고의 야구단인 한화 이글스의 견제 응원 구호다. 우리 팀 주자가 루상 나가 있는 경우, 상대 팀 투수가 도루를 막기 위한 견제구를 던질 때 하는 단체 관중 단체 멘트다. '삼구 삼진', '홈런 짝짝짝' 보다도 때때로 반복하는 응원..
2024-01-07
독자 여러분께서 알고 계시다시피, 저는 요즘 보문산 동굴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갑천습지를 탐사하는 중에 동굴을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되어 동굴은 보문산에 더 많은데 얼마나 있는지, 누가 조성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안여종 대전문화유산울림 대표의 조언을 듣고 지난해..
2024-01-03
정치판이 살벌하다. 혐오를 부추기고 증오가 판친다. 상대를 타협이 아닌 제거할 대상으로 찍는다. 한마디로 너 죽고 나 살자다. 정치가 무엇인가. 권력 쟁취가 궁극적 목표지만, 그 과정에서 이해관계와 대립을 조정·통합하는 일이다. 작금의 한국 정치는 그게 없다. 아군과..
2024-01-02
'역동적'. 지난해 충남도정을 평가하자면 이 한 단어로 표현이 가능할 것 같다. 충남도가 2023년 한해 '힘쎈충남'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도정 역량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실제 충남도는 지난해 제법 굵직한 성과들을 만들어냈다. 우선 정부의 긴축재정에도 불구하고 도정 사..
2023-12-22
명망이 높은 가문 또는 어떤 전문 분야에서 이름이 난 사람 또는 그런 집을 우리는 명가(名家)라 불러왔다. 프로축구 K리그의 최고 인기 구단 수원삼성블루윙즈의 앞에는 항상 '축구 명가'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유럽의 명문구단 레알 마드리드에 빗대어 '레알 수원'이라..
2023-12-18
최근에 20주년을 맞은 대전예술의전당의 연이은 공연 무산 문제에 대해 취재하면서 든 생각이었다. 특히 창작 오페라 공모사업이 그랬다. 예당이 대전 예술단체의 오페라 공연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8월 신규로 진행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예당의 공연계약 절차가 늦어져, 공모에..
2023-12-11
나에게 옷은 애증의 대상이다. 옷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이 옷, 저 옷 가리지 않고 사다 보니 옷이 나를 입는 지경이 됐다. 옷장부터 시작해 침대 밑까지 옷에 점령당하고 이젠 옷을 사지 않기로 했다. 옷 무덤을 버리기도 하고 나누기도 하니 가진 옷도 절반으로 줄었다...
2023-11-28
돌고 돌아 다시 대망론(大望論)이다. 언제 적 대망론이냐고 비웃을 수 있다. 낡아빠진 정치적 이론이니, 한낱 지역주의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할 수 있다. 실제 눈에 띄는 선수도 없고 중앙에서 존재감이 부족한 것도 맞다. 오죽하면 바랄 망(望)을 빼고 망할 망(亡)을 써..
2023-11-21
#1. 요즘 KBS2에서 방영하는 예능 프로그램 '골든걸스'를 재밌게 보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한 음악 장르가 된 K-Pop의 기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JYP(박진영)가 새로운 '걸그룹'을 탄생시키는 과정을 그렸다. 대중음악 프로듀서의 걸그룹 데뷔 이야기에..
2023-11-21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겠다는 이야기를 정부에서 여러 차례 했는데도 왜 학생들이 분노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어떤 정권이 집권하더라도 과학기술에 대한 지원이 굳건할 것이라는 기본적인 신뢰가 무너진 것이다." "과학기술정책은 단기적 성과보다 장기적 효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