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내포 어때? 거품이지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내포 어때? 거품이지

이현제 내포본부 기자

  • 승인 2024-02-14 16:20
  • 신문게재 2024-02-15 18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이현제
이현제 기자
한 달이 지났다. 충남도청과 충남도의회, 충남교육청과 충남경찰청을 비롯한 충남의 행정기관이 모여 있는 곳 내포신도시로 온 지.

내포라는 지명이 있는 줄로 알았지만, 이곳에 와서 알았다. 내포신도시는 홍성군과 예산군 일부를 내포신도시라는 새 명칭을 달았단 것을.

아무튼 내포본부로 발령받은 이후, 그리고 가장 최근 설 명절 동안 가족, 친척, 친구, 후배까지 하나 같이 묻는 말은 "내포 어때"다.

더 관심을 가지고 묻기 전에 늘 하는 답은 "괜찮아"다.



대전 사람은 문화·교육·의료 등 뭐 더 나은 것이 없지 않냐고 묻는다.

더 재미난 것은 충남 깡촌에 사는 충남사람들의 말이다. "여기랑 거기랑 비슷하면 그냥 여기에 사는 게 낫지"라는 말을 한다.

이제는 내포에 살고, 잠을 자고, 밥도 먹으며, 여기서 운동도 해왔던 한 달 동안 내포사람으로 살아가려 애를 썼던 탓인지 내포를 두고 낮추는 말들에 나도 모르게 눈 끝이 미세하게 떨리기도 했다. 그렇다고 딱히 반박할 수 있는 말도 없었다.

과거 서울에 사는 동안 대전을 얕잡아 보던 어느 경기도 남쪽의 사람과 어디가 더 살기 좋은 동네인가를 다퉜던 기억. 미국에서 한 일본인과 어느 나라가 더 좋은 나라인가를 두고 실랑이 벌였던 기억과는 달리 아직 내포에 대한 디펜스를 못하는 내 모습에 내포에 더 많은 애정을 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동네를 애정하고자 하는 의지 말고도 풀어져야 하는 현실적 인프라 문제도 많다.

내포에 와 몇몇 기관장에서 놀란 경험이 있다. 첫째는 김지철 충남교육감의 위트 아재력이다. 신년 인터뷰에 동행하면서 김 교육감을 처음 만났다. 휘몰아치는 아재 개그에 맥을 못 추고 "다음엔 제가 3개 이상 준비해 찾아뵙겠습니다"라는 객기를 부렸으나, 아직 약속을 못 지켰다.

두 번째 놀랐던 경험은 김태흠 도지사의 이상(ideal)이다.

먼저 종합행정을 하는 곳이라는 이유에설까 일단 사업 규모가 크다. 서산공항이나 경기도와 공동 추진하는 베이밸리 메가시티, 환황해권 개발을 통한 관광단지를 만들고 중국과의 경제·문화 등을 교류하려는 방안 등을 꾸리고 있다.

지사가 꾸고 있는 그림이 실현이 된다면 일전에 만난 가족과 동료들에게 더 자신 있게 오펜스할 수 있을 것 같다. "내포 좋아"

아쉽게도 아직은 아닌 것 같다. 먼저는 당장 올해는 충남도가 추진하는 사업들이 성과를 내야 한다.

고속도로부터 철도, 국도·국지도, 그리고 각종 SOC 사업들, 충남형 스마트축산단지, 여기에 교육발전특구와 함께 글로컬대학 선정, 그리고 충남 국립의대까지.

일단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지만 자리를 잡지 못한 것들이 많다.

김 지사는 연초 각종 인터뷰를 통해 다른 시·도는 물론이고 중앙부처와 샅바 싸움부터 밀리지 않겠다고 공헌했다.

실제 예로 13일 실국원장회의에서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에서 예비타당성 조사 등 절차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부분은 지적하면서, 도-시·군 매칭과 민자 유치 등을 통한 자체 보완사업 마련을 주문했다. 정부 기조에 따른 소극 추진이 아닌 보다 적극적으로 새 그림을 그려 나가는 방식으로 가로림만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맞다. 맞는 것 같다. 크게 크게 가야 하고 샅바부터 강하게 움켜쥐어야 한다.

다만 이 동네에 애정을 가지고 정착하려는 젊은이들에게 내포가 이제는 버블(bubble)이 아닌 언블리버블 도시란 걸 보여주길 바란다.
이현제 내포본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나성동 '도시상징광장'서 매주 릴레이 축제
  2. [사이언스 칼럼] 4개의 사과 이야기
  3. 이종수 미술관 건립 '빨간불' 정부 사전평가 또 고배
  4. 거점국립대 교수 시국선언 "의대 정원 합리적 조정을"
  5. 학생 안전관리에 학부모 민원까지… 교사 현장체험학습 '이중고'
  1. "가뜩이나 어려운데…" 식당서 먹고 튀는 '무전취식' 횡행
  2. [홍석환의 3분 경영]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3. '월성원전 감사방해' 산업부 전 공무원들 무죄 확정
  4. [중도일보 사내 연수] 나로부터 시작하는 안전한 공동체
  5. 김용하 건양대 총장 학생들과 함께 뛰며 'DYT 러닝 수업'

헤드라인 뉴스


[취임 2주년] 국힘 “진솔”· 민주 “실망”· 조국당 “3년은 너무 길다”

[취임 2주년] 국힘 “진솔”· 민주 “실망”· 조국당 “3년은 너무 길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은 “진솔했다”고 평가한 반면 야당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며 혹평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에 대해선 찬성하며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정희용 수석대변인은 9일 논평을 내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모든 현안에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민생의 어려움에 대한 송구한 마음을 직접 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민의 삶을 바꾸는 데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며 질책과 꾸짖음을 겸허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시즌1 파이널 경기 10일 성공적 개막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시즌1 파이널 경기 10일 성공적 개막

'2024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프로 시리즈(PMPS)' 시즌1 파이널 경기가 10일 대전 이스포츠 경기장(대전드림아레나)에서 성공적으로 개막했다. 이번 경기는 앞서 3월에 개최된 시즌0에 이어 본격적인 프로시리즈가 시작되는 경기로, Beyond Strotos Gaming, Dplus 기아, 덕산 ESPORTS, Eagle Owls, emTex StormX, 젠지 Esports, IFYOUMINE GAME PT, 미래앤세종, 농심 RedForce, ROX, ANGRY, FOCUS, INFINITY, Join uS, VEGA ESPOR..

따뜻한 한끼에 커지는 나눔…도시락 봉사 훈훈
따뜻한 한끼에 커지는 나눔…도시락 봉사 훈훈

어려운 이웃에게 정기적으로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는 50대 음식점 사장이 있어 훈훈함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전 중구 오류동에서 도시락과 토스트 전문점 '나두나두'(NADU NADU)를 운영하는 김은주(51)씨다. 김씨는 얼마 전 중도일보 유튜브 '곽성열의 판 깔아드립니다' 생방송 중 댓글 이벤트에 당첨된 당첨자 이름으로 손수 만든 도시락을 중구에 사는 불우이웃에게 전달했다. 무료로 주는 도시락이라고 해서 대충대충 만들지 않았다. 김씨가 전달한 도시락은 흰쌀 밥에 국, 일곱 가지 반찬이 곁들어져 있어 든든한 '한 끼'로서 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金값된 김값’…장바구니 물가 부담 ‘金값된 김값’…장바구니 물가 부담

  • ‘온천에 빠지다’…유성온천 문화축제 10일 개막 ‘온천에 빠지다’…유성온천 문화축제 10일 개막

  • 윤석열 대통령 입에 쏠린 관심 윤석열 대통령 입에 쏠린 관심

  • ‘5월의 여왕’ 장미 만개 ‘5월의 여왕’ 장미 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