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89.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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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89. 괜찮아

만우절에 부쳐

  • 승인 2017-04-01 00:01
  • 홍경석홍경석


“괜찮아 괜찮아 다시 시작 하면 돼 ~ 힘들면 잠시 쉬었다 가면 돼 ~ 한 번 더 해 보는 거야 ~” ‘대머리 총각’으로 유명한 김상희의 <괜찮아>이다. 그제 일독한 에세이 전문 월간지에서 감동적인 글을 한 편 만났다.

환경미화원의 아내가 쓴 글인데 한 모임에서 만난 남자가 맘에 쏙 들더란다. 하지만 정작 그 남자는 머뭇거리면서 자신의 직업이 환경미화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환경미화원을 향한 세상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며 이의 방증으로 선을 보면 여자가 고개를 젓기 일쑤였단다.

이를 무시한 여자는 결국 그 남자와 결혼했다. 하루는 퇴근하여 귀가한 남편이 샤워를 하면서 “나는 한 여자의 남편이자 가장이니 오늘 푹 쉬고 내일도 힘내자!”며 혼잣말을 하더란다. 이에 감읍한 그녀는 목욕실을 나오는 남편에게 달려가 그를 안아주었다는 내용이었다.

이 글에서 진정한 아내는 남편의 으뜸공신임을 새삼 절감할 수 있었다. 지인 중 하나가 과거에 음료회사 판매직원으로 일했다. 성수기인 여름엔 자정이 넘어서야 귀가하기 일쑤였다.

휴일에도 일을 나가는 남편에게 불만이 쌓여가던 중 하루는 남편의 회사에서 견학을 오라는 연락이 왔다. 그래서 가봤더니 다른 집 아내들도 와서 자신의 남편이 일하는 현장을 참관(參觀)하였단다.

한데 땀에 뒤범벅이 되어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편을 본 아내들이 다들 울었다나. “여보, 휴일에도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 하는 당신을 원망했던 이 옹졸한 마누라를 용서하세요!” 아내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을 보고도 절한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서양에도 ‘남자의 최대의 행운은 그의 아내이다’는 속담이 있듯 아내를 잘 만나는 것은 실로 커다란 행복이다. 최근 모임에 나갔더니 지인이 돈을 벌어 너른 집으로 옮기고 땅까지 샀다며 자랑했다. 순간 쥐뿔도 못 벌어 늘 전전긍긍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더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변하게 나를 아껴주고 챙기는 아내가 새삼 고마웠다. 대저 쌓는 건 오래 걸리지만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다. 기업의 오너리스크(owner risk)가 위험(danger)을 수반하듯 개인의 실패는 고스란히 가장의 몫으로 귀착된다.

연전(年前)의 이런저런 리스크가 여전히 발목을 묶고 있어 고통이 적지 않다. 언제부턴가 안 하던 짓거리를 시작했다. 그건 바로 토요일마다 로또복권을 사는 것이다. 물론 석 줄(3,000원)내지 다섯 줄짜리 한 장만 구입한다.

별 건 아니지만 ‘혹여 1등에 당첨된다면 그 돈으론?’ 먼저 아내와 멋진 여행을 떠날 상상에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 이 같은 일확천금의 망상은 정작 월요일 아침에 배달되는 신문을 확인하면 금세 와르르 무너지는 사상누각(砂上樓閣)으로 변질되기 일쑤지만.

4월 1일 오늘은 ‘만우절’이고 하니 새빨간 거짓말에 다름 아닌 로또복권 1등은 언감생심이고 다만 소소한 술값만이라도 당첨된다면 좋겠다. 하여간 <괜찮아> 노래처럼 “괜찮아 걱정 마. 다시 잘해 보면 돼!”라는 긍정 마인드로 무장한다면 나 또한 언젠가는 지인처럼 근사한 집에 이어 텃밭이나마 장만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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